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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홍 Apr 02. 2024

혼자지만 꽤 잘 놉니다

에필로그








[에필로그]




오랫동안 만났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이후로, 그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어느덧 헤어진 한참이 지났습니다. 덕분에 저도 혼자의 삶에 익숙해졌고 혼자서도 꽤 잘 놉니다. 





짧지 않은 글을 써내려 가는 동안 몇 번씩 지웠다 쓰고 지웠다 쓰고 예전 기억에 웃다 울기를 반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팠던 기억은 미화되고 즐거웠던 기억은 더 미화되어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겨졌으니 다행입니다.               




인간은 워낙 양면적인 존재라 이 글을 쓰며 과거의 제가 좋기도 싫기도 했습니다. 그가 이 글을 볼까 걱정스럽다가도 차라리 봤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사실 오랜 연인보다 그를 닮았던  어플 속 썸남이 궁금해집니다. 그날의 연락두절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묻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봅니다(웃음).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사랑이 있을 겁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잠시마다 첫사랑 혹은 지나간 사랑에 대해 떠올려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열렬하게 사랑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이제 혼자서도 아주 잘 지냅니다. 평일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 조용한 카페에서 글을 씁니다. 작업 중에는 Lofi 음악을 즐겨 듣고 주말에는 여전히 아침 일찍 뜀박질을 합니다. 미뤄둔 집안일을 마치고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사부작사부작 산책도 합니다.




최근에는 노화와 관련된 책을 읽고 유기농 식단에 눈을 떴습니다. 노화는 질병일 뿐, 치료하기만 하면 150세 까지도 살 수 있다는 말에 '뭐야, 한 100살에 결혼해도 되는 거잖아?' 라며 여유도 부려봅니다. 만약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어머나, 저는 앞으로 60년을 더 혼자 지내야 합니다.




나를 책임질 수 있는 건 나 자신뿐. 오래도록 건강하게 혼자서도 잘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침 명상을 시작으로 근력운동도 시작했습니다. 헬스장에 가는 건 부담스러워서 일어나자마자 팔 굽혀 펴기를 합니다. 처음에는 10개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스무 개, 삼십 개도 가뿐히 해내는 제가 기특하기까지 합니다.    




저도 이렇게 잘 살고 있으니 여러분도 남은 인생 계속 쭈욱 잘 놀아 보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혼자든 둘이든 인생은 분명 한 번뿐인 축제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우리 열심히 사랑도 하고 상처도 받고 이래 저래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다른 제목으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글은 경험을 토대로 각색 수정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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