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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소장 Nov 22. 2021

당신이 팀장이라면 이렇게 행동해라

<일생 일문> 최태성

 여러분의 팀장을 떠올려 보세요. 믿을만한 사람인가요? ‘믿을만한 사람’ 정확히 정의 내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책 속에서 찾아봤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역사 강사죠. 최태성 선생님이 쓴 <일생 일문>을 펼쳤습니다. 이 책은 역사 속 인물에게서 삶의 모습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책에 소개된 많은 위인 중에서 ‘믿고 따를 수 있는 팀장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회사를 넘어 인생의 스승으로 삼기에도 충분한 모습인데요. 여러분에게 소개하겠습니다.

 천 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분입니다. 누군지 아시나요? 바로 조선시대 최고의 성리학자 ‘퇴계 이황’입니다. ‘성리학’이라고 하면 깐깐하고 고지식한 느낌을 줍니다. 퇴계 이황의 외모도 조금은 엄격해 보입니다. 하지만 퇴계 이황은 조선시대 최고의 ‘쿨 가이’였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열린 사고를 가진 선비였는데요. 나이가 어린 사람, 직급이 낮은 사람 등 신분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을 존중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조선 중기 성리학자 고봉 기대승과 뜨거운 논쟁을 벌인 이야기입니다. 과거 급제한 기대승은 당시 최고 학자라 불리는 이황을 찾아갑니다. 패기 넘치는 기대승의 방문을 이황은 반갑게 받아들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기대승은 성리학 이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당차게 이야기합니다. 이후 더욱 뜨거운 논쟁은 편지로 이어집니다. 무려 8년간이나 지속되죠.

 당시 기대승은 삼십 대 초반, 이황은 육십 대를 바라보는 나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뻘입니다. 벼슬 차이도 크게 났습니다. 기대승은 지금으로 치면 9급 공무원이고요. 이황은 장관급입니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대표를 찾아가 독대를 요청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앞에서 기업문화, 임금체계를 이야기합니다. 독대 기회도 없을뿐더러 잘리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까마득한 차이에도 이황은 기대승의 의견을 존중했고요. 항상 공손한 태도로 토론했습니다. 기대승이 질문을 하면 이황이 답하는 끝장토론이었습니다. 무려 8년이나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아랫사람에게도 예를 다하는 이황의 태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사로 돌아가 봅시다. 팀장은 프로젝트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내라고 합니다. 이런 의견, 저런 의견을 던져봅니다. 부하 직원의 이야기를 듣던 팀장은 말을 끊습니다. 단호하고 야멸차게 “그건 안 돼”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의견은 계속됩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팀장은 직급으로 찍어 누릅니다. 한낱 일개 직원이 무엇을 알겠냐며 팀장의 생각으로 회의를 마무리합니다. 소통은 찾을 수 없고요. 아랫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퇴계 이황은 노비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대했습니다.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사람을 존중했지요. 맏손자 이안도가 아들을 낳았을 때입니다. 증손자를 얻은 이황은 크게 기뻐했습니다. 편지로나마 증손자의 건강을 살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은 지 6개월 만에 이안도의 아내가 임신을 합니다. 임신을 하면 젖이 끊기는데요. 그 때문인지 증손자는 잔병치레가 많았습니다. 아기가 젖을 못 먹어 어려움을 겪자 이안도는 이황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이황의 집에 아이를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노비가 있었습니다. 그 여종을 집으로 보내달라는 내용이었죠. 임신한 아내를 대신해 아기에게 젖을 줄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그 편지를 본 이황은 손자를 크게 혼냅니다. 노비지만 한 아이의 어머니입니다. 증손자를 위해 노비의 아이를 희생시킬 순 없었던 것이죠.          


 “남의 자식을 죽여 자기 자식을 살리는 것은 매우 옳지 못하다. 지금 네가 하는 일이 이와 같으니 어쩌면 좋으냐. 자기 아이를 버려두고 가게 하는 것은 사람으로서 차마 못 할 노릇이다”라고 손자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노비가 집안의 재산으로 취급받던 시절이었습니다. 노비는 사람이 아니라 물건이었죠. 퇴계 이황은 모든 사람에게 따뜻하고 다정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항상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우리의 팀장이 이런 모습이라면, 믿고 따를 수 있겠죠?

 못난 팀장은 자신의 성과를 위해, 자신의 승진을 위해 아랫사람을 쥐어짭니다. 그가 누구의 자식인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내 자식 먹여 살리기 위해 남의 자식을 갉아먹는 비열한 인간입니다. 부하 직원은 ‘회사에서 만난 사람’, 아니 ‘회사 비품’ 일뿐이죠. 존중과 배려 따윈 없습니다. 잘 되면 내 덕이고, 안 되면 부하직원 탓입니다.


 팀장이 부드러워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자신보다 윗사람을 만날 때죠. 목소리부터 시작해 발끝까지 다른 사람이 됩니다. 이런 모습을 가진 사람은 팀장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믿고 따를 수 있는 팀장의 모습을 ‘퇴계 이황’에게서 배웠습니다. 배려하고 존중하며 예의를 갖춘 사람입니다. 누구에게든, 언제든 한결같은 태도를 가졌으니까요. 믿을 수 있는 팀장을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내가 퇴계 이황 같은 팀장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예의를 갖춰 행동하고요. 나이, 직급 할 것 없이 늘 상대를 존중해야 합니다.       


 단 한 번의 삶, 단 하나의 질문 <일생 일문>의 뜻입니다. 책에 담긴 위인들에게 질문했습니다. 회사에서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팀장의 모습은 어때야 하는지 말이죠. 답은 책 속 위인에게 있었습니다.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과 일을 하고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상사가 되는 방법은 찾으시나요? 이 책에 질문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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