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관점에 대한 배움

by 스윗스윙

영국에서 1년 동안 공부를 한다고 나의 학문적 지식이 갑자기 확장된다거나, 영어 실력이 원어민처럼 향상되지는 않았다. 다만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한 목적과 다양한 관점들에 대해 더 알게 된 것이 크다. 다양한 관점이 뭐가 얼마나 다르겠냐 하겠지만, 생각보다 많이 달랐고 세상은 넓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여행객들과 나눌 수 있는 대화보다는, 학문적인 대화를 하기 때문에 그 특징이 더 두드려졌다. 그 부분이 나에겐 신선하게 다가왔다.


한 번은 글로벌 이슈인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CO2를 줄여야 한다는 것에 대한 그룹 활동을 한 적이 있다. 한국의 경우 이제는 선진국이기 때문에 글로벌 트렌드 그리고 선진국 수준에 맞추어 여러 가지 대책을 수립하여 CO2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의 선진국들도 지구 온난화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북극곰의 위기, 기상이변을 설명한다. 여러 가지 언론매체와 교육을 통해서 그렇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CO2를 줄인다는 것이 어쩌면 이러한 관점이 나에게 당연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개발도상국인 인도와 중국을 대변하는 친구들은 말한다. '너네는 경제개발 다 해놓고 왜 우리가 하려니까 막는 건데? 우리도 산업개발을 통해서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올리고 싶어. 너네는 몇십 년 전에 개발해서 잘 사는데 지금 우리를 못하게 하는 것은 정말 이기적인 것이야.' 항상 인도와 중국의 매연과 공장 굴뚝을 보며 욕하기 바빴는데 그들의 기준에선 저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한편, 몰디브와 같은 작은 국가들을 대변하는 친구들은 반박한다. 기상이변을 가장 정면으로 맞는 것은 우리다. 국토가 사라지고 있는데, 이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범 지구적으로 노력해야 해.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말한다. 현재 먹고 살 걱정이 큰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은 CO2 저감 이슈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아.


이러한 경험을 몇 번 한 이유에서 일까, 낯선 친구와 대화할 때 그 나라에 대해 먼저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는 것이 나의 한 습관이 되었다. 미리 내가 가지고 있을 수 있는 편견을 어느 정도 덜어내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내가 들은 가장 임팩트 있던 속담은 "Don't ask, don't get."이다. 묻지 않으면 얻을 수도 없다.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알려고 탐구할 때 비로소 나의 관점과 생각이 확장된다. 불확실한 것에 대해 물으므로써, 또 그것을 가지고 여러 사람과 함께 생각을 공유하면서 내 생각도 정립이 된다. 이것은 지식이나 문화 어느 면에서 적용이 되는 부분이었다.


내가 누군가와 언쟁을 할 때는 '역지사지'의 태도를 가지고자 했었는데, 돌이켜 보면 그 관점도 한국 사람의 관점에서 국한되었던 것 같다. 내가 이곳에서 공부하며 시도했던 것은 보다 더 넓게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을 해보았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은 사실 전 세계 인구의 1%도 안 되는 적은 인구인데 , 1%의 관점을 가지고 99%를 보려고 시도했었다니 정말 어리석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에 런던이 그러했고 (브렉시트로 현재는 아니지만), 지금은 세계의 중심이 미국으로 흘러간 것은 이러한 다양한 관점과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생각을 공유하고 관점을 유연하게 함으로써 자기가 있는 곳을 발전시키기 때문이 아닐까? 학문도 학문이지만 그러한 다양성에 대한 배움을 깨닫고자 전 세계 많은 학생들이 영국으로 혹은 미국으로 모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지식만큼 깨닫게 되는 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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