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웬 사교육?? 사교육 없는 환경을 찾아서 농촌으로 떠난 거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농촌으로 갔다고 공부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공교육을 활용해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부분들은 하고, 내 아이에게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면 좀 더 보충, 또는 보완할 장치들을 미리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농촌에서 선택할 수 있는 사교육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도 상당하다.
실제 농촌유학을 하면서 고학년 엄마들의 문의를 많이 받는 데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사교육 부분이다. 물론 공교육으로 다 커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도시에서 지속적으로 사교육을 받고 관리를 받던 아이들이 이를 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사교육으로부터 그래도 좀 여유가 있는 저학년 농촌유학은 지속적으로 활발한 편이지만 고학년의 경우, 농촌유학에 대한 니즈는 높지만 최종적으로 오기로 결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필자의 경우는 우선 도시를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갈대처럼 흔들리는 엄마의 마음을 잡는데 도움이 되기는 했다. 그러나 엄마맘 잡자고 아이의 부족한 부분, 혹은 아이에게 맞는 적절한 교육기회를 놓을 수는 없다. 다만 농촌의 사교육의 경우, 내가 좀 더 분별력을 가지고 선택하고 진행할 수 있다는 것에서 좀 더 자기 주도적인 측면이 있다. 옆집 엄친아 기준의 사교육 말고, 내 아이에게 적합하고 필요한 교육, 또 과도한 정보나 불안감에 중심을 잃어버리기보다는 아이가 부족하거나 원하는 부분으로 중심을 맞춰나가는 데 있어서 훨씬 명료하고 수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사교육은 뭐가 있을까?
첫 번째로 아이들이 사교육으로 접하는 분야가 악기나 체육에 관한 수업이다. 사실 방과 후 수업에서 악기나 운동 전반에 대해서 다뤄주기는 하지만 좀 더 깊이 있게 악기를 다루고 난위도를 올리려고 하면 레슨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다행히 피아노 같은 경우는 대중적인 측면이 있어서 농촌유학 중에도 간간히 피아노 학원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 외의 악기들은 단체 학원이나 음악원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개별 레슨으로 진행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서 비대면 수업 시스템이 생각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진행된다. 악기 수업 역시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꽤 있다.
실제 지금 농촌유학을 하고 있는 친구들의 경우 피아노를 수준급으로 치는데 대면 레슨이 어려워서 비대면 수업인 줌으로 매주 레슨을 진행한다. 악기의 경우 기본을 다룰 줄 알면 비대면으로 포인트를 짚어서 수업할 수 있다. 대면 수업만큼은 아니겠지만 농촌에 있는 동안도 멈추지 않고 악기를 꾸준히 할 수 있다.
체육 수업의 경우 특별히 펜싱이나 주짓수같이 독특한 운동은 수업이 어렵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닌 축구나 줄넘기, 태권도 같은 수업은 지역별로 FC 같은 축구팀을 활용하거나 방과 후 수업, 또는 태권도장은 시내에 한 개 정도 있는 경우가 있어서 주말이나 주중 학교 끝나고도 수업이 가능하다.
또 농촌유학의 경우 기존 주거지인 도시에 일정 간격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서 악기 같은 경우 주중에는 비대면 수업으로 이어나가고 주말에는 도시로 나가 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아직 아이가 저학년이라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여유가 있을 수 있다. 집에서 엄마가 봐주거나 학교에서 선생님의 밀착 케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고학년의 경우 엄마가 봐주기 어렵기도 하고, 아무래도 선생님과 엄마가 봐주는 건 아이들의 자세부터가 달라서 관계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학습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에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요새 온라인 수업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전과목은 물론 주요 과목 수업까지도 커버가 된다. 사설기업의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아이의 담당 선생님이 계속 진도 부분이나 숙제 부분을 케어해주시는 시스템이다 보니 엄마랑 부딪힐 일이 줄어들기도 하고 과도한 사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자기 주도 학습을 진행할 여유가 아이 스스로에게도 있다.
만약 아이가 스스로 자기 주도 학습을 이어나가는 힘이 있다면 꼭 사설 온라인 프로그램이 아닌 EBS 교육을 활용하여 강의를 청취하는 방법도 있다. 전담해서 진도를 체크해주시는 선생님은 안 계시지만 스스로 공부를 해나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학년을 지정해서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년을 넘나들어 수업을 진행할 수 있기에 선행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온라인 플랫폼 안에서 선행을 이어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세 번째는 영어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과 화상영어 그리고 엄마표 영어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영어학원도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아이 수준에 따른 다양한 선택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영어 역시 언어다 보니 많이 접하고 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도시든 농촌이 든 간에 학원만으로 영어를 잘하게 하는 것은 어렵다. 환경을 영어환경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영어유치원이나 국제학교를 다니지 않는 한 영어환경은 도시에서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영어의 접근은 우선 집에서 DVD 활용이나 책을 활용한 접근이 가장 보편적인 방식일 것이다.
그리고 실제 말하는 화상영어수업을 접목해서 진행한다. 현재 필자의 경우도 엄마표 영어 형식을 빌어서 집에서 영어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4학년부터는 학교나 지자체에서 화상영어수업이 진행된다. 도시처럼 개별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화상영어도 학교에서 지원해준다.
농촌에서 영어를 확장하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가 원어민 친구를 사귀는 케이스도 있다. 도시는 외국에서 들어오는 학생들을 장기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의외로 농촌에 영어권 원어민 친구들이 장기로 머물다 가는 경우도 많다.(외갓집이나 친가에서 머물면서 장기간 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반 친구가 원어민인 경우도 있다.
우리 아이의 경우, 전교생 8명 중 3명이 원어민 친구인 경우도 있었다. 현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도 한국말은 서툴지만 영어와 중국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하는 친구가 있다. 한 반에 4명인데 그중 한 명이 영어만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친구와 대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환경에 노출이 된다.
네 번째는 메인 과목 외에 아이의 흥미가 있는 과학실험이나 미술수업이다. 아무래도 농촌은 다양한 사교육이 존재하지 않으니 과학이나 미술 분야에 대한 오프라인 수업은 거의 전무하다. 그러나 과학실험이나 미술 수업 역시 온라인 플랫폼으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실험이나 미술수업 같은 경우에는 각 주별로 실험키트나 주제 키트가 미리 발송된다.
줌 수업에 접속해서 그날의 주제에 대한 것을 함께 논의하고 직접 실험하고 결과물을 나눈다. 과학실험 후 보고서를 작성하여 자기 스스로 결론까지 도출하는 과정을 진행한다. 또 미술 수업의 경우는 기존 재료 외에도 농촌에 풍부한 자연의 소재를 활용해서 아이만의 독특한 작품들을 연계해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섯 번째는 사교육은 아니지만 영재원의 활용이다. 영재원은 대학교에서 주최하기도 하고 교육청에서 주최하기도 한다. 영재교육의 경우는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뽑기 때문에 아이가 특정 관심분야에 있어서 영재교육도 가능하다. 물론 뽑는 인원이 소수이다 보니 경쟁은 치열할 수 있지만 도시에 비해서는 영재원을 위한 사교육이 활발하지 않으니 정말 아이들이 순수하게 자신의 관심분야를 알아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관심분야에 있어서 좀 더 특별한 교육방식과 깊이 있는 접근을 원하는 아이들에게 기회가 충분히 열려있다. 선발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선발된다면 소수인원으로 운영되는 수업이기 때문에 깊이 있게 연구하고 탐구하는 기회가 생기고 관심분야가 비슷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아이들의 관심분야를 다각도로 이끌어 줄 선생님을 만나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번 글에서는 도시에서 아이들이 선택해서 다니던 사교육이나 영어, 예체능 수업들을 어떻게 하면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서 알아봤다. 꼭 농촌에서 이런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의 관심분야를 찾아나가고 지속하게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인프라가 없다는 이유로 농촌유학이라는 기회를 포기하지도 말고, 농촌유학을 왔다고 아이의 관심분야를 멈추게 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도시에서의 사교육은 때론 아이의 니즈가 아닌 부모의 불안감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농촌에서는 인프라가 없고 선택의 폭이 좁다 보니 훨씬 심플해진다. 사교육을 선택할 때도 정말 아이가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내 아이 맞춤으로 포커싱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남들이 좋은 사교육 말고, 내 아이가 필요한 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