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유학 리얼리티 보고서

농촌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농촌유학을 위한 가이드나 경험기가 많지 않아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이 많으실 것 같다. 필자가 농촌유학을 시작한 시점에는 농촌유학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더 힘들었을 뿐 아니라 도움을 받거나 상담할 곳이 없어서 직접 찾아다니거나 맨땅에 헤딩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농촌유학은 곁에서 보기만 하면 막연한 동경에 빠질 수도 있다. 누구나 자연 속에서 아이가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자라길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그런 선택의 이면에는 또 다른 불안감과 걱정이 있다. 다른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생각과 공부해야 할 타이밍을 놓치는 것 아닐까? 하는 여러 가지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아이에 대한 믿음과 그 안에서 아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농촌유학을 준비할 때 좀 더 나와 아이에게 맞는 환경인지,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는 학교인지 그런 것을 체크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제 필자가 직접 부딪히면서 실패도 겪어보고 어려움도 겪어보니 지금 농촌유학을 고민 중인 학부모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정리해두면 농촌유학을 도전할 때 필자보다는 좀 더 수월하게 접근하고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농촌유학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개개인별 차이가 클 것이다. 처음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도 있고,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만족할 수도 있다. 자신의 기준과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농촌유학에 관한 정보나 내용들을 전달할 필요성을 느낀다. 자신이 선택적으로 우선순위를 둘 수 있는 것들을 골라내는 작업을 통해서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든 장점만 있는 것은 없다. 농촌유학 역시도 마찬가지다. 좋은 점들만 부각하면 왜곡된 상태를 볼 수 있다. SNS를 통해서는 더욱 미화되어 어필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농촌유학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도시에서만 살다 보면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환경이 없기에 나나 아이 중심의 결정보다는 타인 중심의 결정을 하는 순간들이 많기 때문이다. 농촌유학을 통해서 엄마도 아이도 잠깐 뒤로 물러서서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유학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준비하고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농촌에 와서, 살 집 하나 구하기도 이렇게 하늘에 별따기인데 다른 상황들이 쉬울 리 없다. 어디 도움 구할 곳 없는 곳에서 그 막막함이란... 경험자로서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낀다. 그렇기에 농촌유학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환상으로만 시작하기에는 고려하고 고민할게 너무 많다. 농촌유학을 갔을 때 생각과 다른 여러 가지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농촌유학 리얼리티 보고서라고 제목을 붙인 것은 이런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붙여본 제목이다.


우선 첫 번째로, 대부분의 시골학교의 경우 아이들 개개인에 대해서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 활동들이 꼭 높은 퀄리티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방과 후 수업을 고액의 학원과 비교하면서 접근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이 아이들의 취미와 재능을 찾아가는 기회가 될 뿐이지 완성을 위한 접근은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는 농촌의 경우 환경적 편차가 큰 경우가 많다. 조부모 가정도 많고, 다문화 가정도 많고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이 크지 않은 학부모님들도 계시다. 이런 편차에 당황할 수도 있다. 둘째 아이의 어린이집을 알아볼 때의 일이다. 어떤 어린이집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문화 가정이라서 우리 아이의 언어발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여쭤보시면서 우리 아이가 의사소통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다양한 문화를 접한다는 측면에서 다문화가정이 주는 유익도 있겠지만 어린이집 내에서 아이들 간의 의사소통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셋째는 학교 선생님들의 편차도 크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도시도 마찬가지지만 농촌의 특성상 패기 넘치는 신임 선생님 발령이 많고 능력 있는 선생님들이 승진 고가를 높게 받기 위해 일부러 농촌으로 오시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열정 넘치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만남이 이뤄진다. 또 반면에 오래 계셨던 선생님들의 경우 아무래도 자극되는 환경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매너리즘에 빠진 경우도 있다(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농촌 발령이 주는 특혜와 안정성이라는 양극단적 성향 때문에 선생님 편차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 보일 수 있다.


넷째는 지역민, 혹은 기존 아이들의 텃세가 있을 수 있다. 농촌에 있어보니 텃세를 부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서로 조심하려다 보니 다가가지 않아서 느끼는 감정일 수도 있고, 외지인들로부터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았던 지역민들의 경험상의 행동일 수도 있다.


다섯째는 농촌 학교의 경우 아이들이 적은 만큼 또 마음에 맞는 친구를 찾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많지 않아서 맞추면서 지낼 수 있는 반면에 적은 만큼 선택의 폭이 없다. 고학년이나 중학생의 경우는 친구관계에 예민한 시기라서 이런 부분들이 아이들에게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이가 과도한 사교육 환경을 벗어나고, 자연에서 놀고, 아이 스스로 관심과 재미를 찾아가는 시간을 갖는다는 측면에서 농촌유학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연한 동경과 환상으로 시작하기에는 이런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농촌유학에 대해 장점도 단점도 현실적으로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게 이 시점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농촌유학 백서를 적어보았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농촌유학을 경험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도전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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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자연에서 느끼는 계절의 감수성과 자연을 만나는 그 순간의 찰나들을 떠올리면 아이의 인생도, 그리고 나의 인생도 조금 더 풍요로운 추억들을 담아내는 삶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단 1도라도 다른 방향을 볼 수 있다면 행복에 대한 정의도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 농촌 유학을 결정하고 진행하는 과정은 험난할지라도 좀 더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귀한 경험이 될 것이다. 피천득 선생님이 부자는 추억이 많은 사람이 부자라고 하신 칼럼이 생각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바로 추억이라 생각한다. 아이의 몸에 겹겹이 기억되고 축적된 경험들, 타인에 의해서 사고팔 수 있는 것이 아닌 온전히 아이의 것으로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유산이라 생각한다.


농촌유학에 용감하게 도전하시는 분들을 응원하고, 그 준비과정에서 농촌유학 백서가 조금이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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