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과 진국사이.... 그 즈음

냉탕과 온탕

7.JPG


미운 일곱 살이라고 했던가? 미친 일곱 살이라고 했던가? 7살 미움이 요새 끝이 없이 고공행진이다. 안하던 말버릇도 원래 많던 질문에서 도발을 더한 왜요?는 나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날이 많다. 사진 찍을 때마다 못생긴 표정은 나날이 발전한다. 깐죽을 요새 친구인냥 달고 다니는 7세 아들 땜에 하루도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 없는 것 같다.


사춘기가 오지도 않았는데 중2 사춘기때는 암걸리지 않으면 다행이다 싶을 느낌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날이 많다.

매일 매일이 전쟁 같은 와중에 왜 둘째랑은 그렇게 싸우는지...겁박용 매를 드는 날이 많다. 동생을 못 건들어 안달이다. 되지도 않는 말대꾸를 둘이 하는 차안은 아수라장이다. 둘째도 지는 법이 없다. 나는 전생에 뭔 죄를 지었나싶은 생각을 운전대를 잡고 해본다.


싸우다 조용하면 무슨 일이 났나... 걱정이 되는 이 고요함에 아이들 방을 돌아보니 장난감을 한창 가지고 논다. 조립장난감이라 둘째는 멀뚱거리면 보고 있는데 첫째가 오띠나 오띠나 오빠가 이거 조립해줄게 넌 어려워서 지금 못하니까.. 오빠가 해줄게 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며 조립을 하고 있다. 그리곤 젤 먼저 조립한 장난감을 동생 손에 꼭 쥐여준다.


주차장에서 올라오면서 다리아파가 못 걷겠다는 둘째다. 업어 주는 건 진작에 졸업한지라 딱 잘라 그럼 주차장에서 살아야겠네하면서 발걸음을 성큼 옮기는 나는 매정한 엄마다. 뒤따라오던 7세 오빠가 아직은 영글지 않았지만 동생보다는 탄탄해진 등판을 동생을 향해 내민다. 오빠가 업어줄께.

징징거리던 울음이 딱 그쳐진다. 매정한 엄마라 미안해지지만, 또 덕분에 동생을 배려하는 첫째를 본 덕에 내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비틀대다가 내동댕이 쳐지는 결말만 아니면 해피엔딩이다.


7세인줄 아는 4세가 사실 큰일을 많이 낸다. 결국 놀람과 혼남의 경계에서 둘째 엉덩이를 찰싹 때렸더니 세상 서로워 울고 불고 오빠를 찾는다. 혼낸 나는 속상하지만 또 달래기에도 내 기분이 엉망이라 냅뒀다. 위로받지 못한 둘째가 속상함에 더 울어대자 7세가 득달같이 달려와 둘째를 폭 가슴에 안는다. 오빠가 안아줄게. 오띠니 아팠어요? 이리와 엄마 떼지 해줄게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세상 단한번도 싸운적 없는 사이처럼 딸랑구를 달랜다.


왜 내 마음이 위로받는 것 같은지... 둘째는 한바탕 서럽게 울면서 오빠 가슴팍에서 울더니 금새 울음을 딱 그쳤다. 위로받고 인정받는 순간 마음이 다 풀어진 듯 한다. 이궁.... 감정 조절 못하는 못난 애미대신 오빠가 있어 다행이다 싶은 순간이다.


정말 피곤한 날이다. 더 이상 아이들을 케어 할 수 없을 만큼 지쳐서 집에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아이들을 씻기는 것도 힘들어 아이들에게 손발만 씻고 들어가자하며 이야기했다. 엄마는 진짜 손도 못 움직이겠다고 했다. 밖에선 진상오브 진상 아니고는 왜 저러나 싶은 날이기도 했는데...


욕실에서 자기 손발을 씻더니 나를 부른다. 욕실에 앉으란다. 또 뭔 장난을 치려나 싶어서 화내려는 순간, 엄마 오늘은 힘드니까 내가 발 씻겨줄게!! 엄마는 화낼 준비를 했는데...너의 이런 행동에 갑자기 울컥이 올라온다.

어느새 엄마의 발을 씻겨줄 만큼 그렇게 너는 자란거니? 진상과 진국 사이에 내 감정이 춤을 춘다.


매일매일 내 감정에 치받혀 혼내는 날들이 많았고, 내 욕심에 아이들을 배려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더 많았는데 그렇게 어느새 미운 7살 혹은 미친 7살에 너의 변화를 온몸으로 표현하면서도 그 와중에 너의 그 마음의 따뜻함을 온전히 느끼는 순간에 나는 다시 사랑에 빠진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목욕탕 같은 남자, 냉탕과 온탕을 오가게 하는 아들 덕분에 버라이어티한 나의 육아는 진행형이다. 이렇게 커가면서 엄마가 우리 아들에게 이렇게 따뜻한 마음이 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겠다.


진상이라는 현상이 아니라, 너라는 본질이 얼마나 반짝이고 따뜻한 아이인지 진상의 끝에 달하는 순간에 그때 꼭 생각나야한다.!!!

keyword
이전 01화똥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