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명문
우리는 밴쿠버에서 몬트리올로 여행을 떠났다.
앞서 말했듯 캐나다의 땅덩어리는 상상 이상으로 넓다. 밴쿠버에서 몬트리올까지 국내선 비행기를 타면 약 5시간이 걸리고, 시차도 무려 3시간이나 난다. 게다가 몬트리올은 불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도시라, 같은 나라임에도 마치 해외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사방에서 들려오는 프랑스어에 잠시 당황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 우리는 맥길대학교 캠퍼스 투어를 신청했다.
학교 공식 홈페이지에서 날짜를 선택하면 재학생이 직접 1시간 동안 캠퍼스를 안내하며 학교의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소개해 준다. 개교 200년이 넘은 대학이라 교정 곳곳이 고풍스럽고 아름다워, 투어를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참고로 투어는 영어로 진행된다.)
캐나다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맥길’ 하면 출판사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 대학에서만 무려 12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얼마 전까지 캐나다 총리였던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를 포함해
3명의 캐나다 총리가 모두 맥길대 출신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맥길은 캐나다 동부에 위치해 있으며,
그 명성과 전통 덕분에 ‘캐나다의 아이비리그’라 불린다.
이날 투어 참가자 대부분이 미국인이었고, 한국인 가족은 우리뿐이었다.
몬트리올이 속한 퀘벡 주(Quebec) 는 프랑스 문화의 영향이 짙어 프랑스어 사용을 강력히 권장하지만,
맥길대학교의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투어 도중 학부모들이 이에 대해 질문하자, 가이드 학생이 “모든 전공 수업은 영어”라고 명확히 답했다.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 학부모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자리였다.
도서관은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어 있었다.
특히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는 ‘무소음실(Silent Room)’이 인상적이었다.
초집중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었다.
몬트리올은 퀘백 주에 있으며, 퀘백주는 프랑스의 영향으로 프랑스어의 사용을 강력하게 추진하지만 대학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투어 중 학부모들이 맥길이 쓰는 언어에 대해 질문해 얻은 답이었다.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 학부모의 뜨거운 열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교정 맞은편의 한 건물은 유리창 너머로 내부가 훤히 보였는데, 그곳이 바로 치과대학 건물이었다.
길을 걷다 베드에 누운 환자와 눈이 딱 마주쳐 깜짝 놀랐을 정도다.
치과라기엔 너무 고풍스러운 외관이라 처음엔 그 용도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맥길은 의대와 치대가 특히 유명해 기념품점에서도 의사 가운을 입은 곰인형을 판매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캠퍼스 안에는 레드패스 박물관(Redpath Museum) 도 있다.
1800년대에 지어진 역사 깊은 건물로,
안에는 각종 고생물 화석과 광물, 희귀 표본들이 가득했다.
1300년대에 자란 나무의 나이테가 전시되어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기부금 형식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우리 집 청소년은 투어 중 이 박물관을 가장 좋아했다.
아마 이곳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았던 모양이다.
학교 앞 기념품 숍에서는 실용적인 디자인의 노트를 하나 샀다.
요즘 아이가 그 노트로 숙제를 하지만, 기대와 달리 역시나... 맥길에 대한 감흥은 딱히 없는 듯하다.
크고 자연이 아름다운 UBC(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전통과 학문이 살아 있는 맥길대학교.
캐나다에서 방문한 두 대학은 서로 다른 개성과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