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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Feb 02. 2024

불면증으로 알게 된 자율 신경 불균형






처음 불면증이 찾아온 건 2017년 즈음이었던 것 같다. 상황적으로 스트레스도 많긴 했지만 새로 이사간 집이 대로 옆이라 야간에도 소음이 꽤 심했다. 밤에 잠을 2-3일인가 제대로 못자니 머리도 너무 아프고 위도 너무 아파서 결국 병원에 갔고 수면제 처방을 받았다. 이후로 도로 옆에 있거나 소음이 있는 주거 환경을 상당히 기피하게 되었다.


수면 패턴에 따라 컨디션 영향을 많이 받는 타입이라 이후 꾸준히 건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해왔던 것 같다. 일단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은 수면의 질을 안좋게 만든다는 술을 안마시기 시작한 것이다. 그 즈음 스트레스 받는다고 저녁에 와인 한 잔씩 했는데 그 영향도 컸던 것 같다. 그렇지만 커피는 못끊겠어서 디카페인 한두잔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잠들기 전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스마트 기계들을 너무 가까이 하지 않는게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기기들에서 나오는 밝은 빛이 자극이 되어 신경 체계를 활성화 시키기 때문에 잠이 깊게 드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주범은 스트레스와 걱정이 많은 것이었다. 잠들려고 누우면 여러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그러니까 마음과 머리가 쉬지 못해서 몸도 쉴 수 없는 그런 상태였던 것이다.


불면증이 불안증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비슷한 괴로움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게다가 나르시시스트, 악성 나르시시스트를 만나면서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기도 했고, 2020년경 전세계로 확산된 팬데믹 봉쇄 조취와 코로나 백신 부작용을 겪으며 공황 증상이 찾아오기도 했다.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숨을 쉬기 어려운 상태, 소화나 혈액 순환이 잘 안되는 증상, 근육통이 심하고 신경이 저린 느낌 등이 동반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잠 못들고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원인을 너무 찾고 싶었다. 어떻게 이 상황을 이겨가야 하는건지 감 잡기가 힘들어서 책모임에도 참여하며 열심히 심리 관련 서적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르시시스트와 가스라이팅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내가 초민감자와 엠패스 성향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런 것을 왜 이제서야 알았는지 충격을 받으며 유투브 채널을 개설해서 컨텐츠도 올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알게 된 중요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자율 신경에 대한 것이었다. 내가 그동안 잠에 잘 들지 못하고, 불안이나 공황을 느끼는 상황은 바로 자율 신경 균형이 깨져서 그렇다는 사실을 한참 뒤에서야 깨달았다. 자율 신경계는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고, 이완하고 여유를 찾으면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된다. 아침에는 교감 신경이, 밤에는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는게 정상이다.


그런데 만성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관리를 제대로 못하거나 극심한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었을 때 교감 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자율 신경의 밸런스가 깨지게 되는 것이다. 자율 신경계는 말 그대로 신체가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것이라 한번 자연스런 패턴이 깨지게 되면 이를 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자율 신경은 호흡과 심장 박동, 소화와 호르몬 등 우리 몸의 모든 것에 관여하기에 최대한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자율 신경 균형을 위해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오래 시행착오를 거쳤던 것 같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술과 카페인 등 우리 뇌를 각성시키는 여러 중독 물질들을 멀리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노력이었을 뿐 충분하지 않았다. 제대로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게 이토록 어려운 일인 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감을 조금씩 잡아가면서 나의 삶이 달라지고 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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