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시
장 미쉘 바스키아와 잭슨폴록이 보고 싶어서 항공권을 검색했다
멈춘 선풍기 날개 사이로 찬 바람이 분다
조도를 잊은 한낮의 비는 율피만 입은 밤을 타고 어둑한 팥색으로 떨어진다
모니터로 바스키아와 폴록의 작품을 보다가 닫아버린 예약창
잦아드는 빗소리 틈 풀벌레소리
만나는 것들과 낙하하는 삶
마음을 돌리고 싶어 따라다니는 흔적
두리번거리면 거릴수록 더 멀어지는 풀벌레소리
낙하한 것들은 아래에서 만난다
아래에서 아래로 소화되지 못한 것들과 너울거린다
시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후로부터 계속 시를 잘 쓰고 싶다는 생각에 함몰되어 있다. 에세이나 시나 뭐가 다르나 싶다가도 시적 구상에 골몰하고 있을 때면 에세이의 호흡을 따라가기 버겁다. 빨리 시간아 지나라 에세이를 끝내고 시만 써보자꾸나 마음먹었지만 의지는 내 뜻대로 흐르지 않는다. 최근 듣고 있는 시 수업으로 온통 시 숙제와 함평으로 세포하나하나가 곤두서있다. 중간중간 읽는 책들에 맘을 뺏기면 쓰겠다는 의지가 꺾여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읽지 않으면 뱉어낼 것도 없어서 또 읽고 있다.
약속의 화요일. 잘 쓰고 싶은 마음에 겁먹은 나에게 말을 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므로 그 무엇이든 써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