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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산타 Nov 10. 2024

우물 밖으로 나가려는 공무원

우물 안에서는 여유를 가지고 일하기

들어오는 돈을 바라보고 있자면 공무원은 항상 '배가 고프다'. 그래서 공무원은 '공복'이라는 말도 있잖은가. 물론 그 의미는 사뭇 다르지만.



항상 '공복' 상태라서 그런가. 뭔가에 굶주려 있다. 돈도 더 벌고 싶고, 부업도 하고 싶고, 지금보다 더 넉넉히 살고 싶다. 그리고 국민들을 위한 일이 아닌 나를 위한 다른 일도 해 보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겸직금지 의무가 있기에 항상 공복인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그래서 그런가 자꾸만 먹지 못할 그림의 떡들을 먹어보는 상상을 한다.



정년이 늘어난다면 퇴직까지 앞으로 무려 약 30년이 남아 있다. 난 '어쩔 수 없이' 사는 건 피하고 싶기에 남은 30년을 줄곧 공무원으로 보내고 싶지 않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아무리 2년마다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겨 가지만, 같은 지역 사람을 우물 안에서 만나고 또 다른 공무원을 만날 뿐이다.



아무리 생각이 열린 사람을 만난 다고 한들 한계가 있다. 공무원 대부분은 기본성향이 안정을 추구하고 있기에 안정이라는 틀 안에서 생각하고 행동한다. 



내가 8년 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느낀 바다. 만나는 사람마다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조금은 벗어나는 이야기를 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만 할 뿐이다.



우물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보이는 둥근 하늘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며 산다. 그래서 하늘은 둥글다고 생각하고 차마 우물 위를 올라가 넓은 하늘을 보는 사람들은 드물다.



물론 모든 공무원이 다 이런 것은 아니고, 또 이런 공무원 분들을 비난하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나 자신마저도 아직 이곳에 머무르고 있잖은가. 그리고 공무원을 사명으로 생각하고 일하는 분들도 많다. 그저 생각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나는 현재, 퇴직을 앞당겨 나로 말미암은 삶, 자유의 삶을 꿈꾸며 일을 다니고 돈을 번다. 국민의 세금을 월급으로 받는 공무원이 이런 마인드를 가지면 당치도 않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경험했다. 사람이 잘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실수가 잦아지고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반면 마음이 편안한 상태로 일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물론 어느 정도의 잘하려는 마음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여유 있는 자세가 기본이 된다. 나 자신에게 여유를 갖고 있어야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해결을 해 나가려는 의지가 생긴다.



이러한 여유는 공무원이라는 한 우물을 파면 생기지 않는다고 본다. 뭔가 믿는 구석이 하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공무원 지인 중에 부자가 있을 경우 그 사람은 취미로 일을 다닌다고 말한다.



그 사람에게는 돈이 믿는 구석이다. 취미로 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여유가 있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나에겐 돈은 공무원 월급이 전부다. 그래서 믿는 구석은 따로 있다. 독서와 글쓰기. 이게 전부다. 난 읽고 쓰기가 향후 나를 우물 밖으로 꺼내줄 도구임을 어느 정도 확신한다.



우물 위를 올라가려면 어쨌든 벽을 잡고 버틸 수 있는 근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보통의 근력으로는 택도 없다. 어렵지만 또 과정은 즐길 수 있는 어떤 훈련 속에서 나오는 그런 근력이어야 한다.



독서와 글쓰기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또 글쓰기는 훈련을 통해 근육이 발달한다. 글쓰기를 하면서 이게 언젠가 돈이 되겠지 라는 생각을 안 한다면 정말 거짓말일 것이다. 



다만, 어떤 목적이든 내가 글을 쓰는 그 순간에 정말로, 진심으로 빠져들어서 하고 있다는 사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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