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둘째의 어린이집 적응기

by 유의미

남편의 갑작스런 퇴사와 함께, 둘째 어린이집 폐원소식이 들려왔다.

그바람에 분주하게 어린이집을 알아봐야 했다. 사실 우리집 바로 아래에 국공립 어린이집이 있다.

대기를 예전부터 걸어두어 입소순번은 1번이었다. 아마도 맞벌이 다자녀라 그런듯...

그래서 혹시 자리가 있는지 전화해보니 현재는 자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5살까지 보낼 수 있었고 내년쯤 이쪽으로 옮길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역시.. 인생이란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나보다. 내가 차량을 태워 굳이 어린이집을 옮기지 않았던 이유는

아이가 그 어린이집을 정말 좋아하는 게 찐으로 느껴졌다는 점이다.

친구들, 선생님이 좋다면서 주말에도 어린이집에 가고 싶다 할 정도라 4세까지 보내고

5세에 유치원에 보내거나 5세까지 하는 어린이집을 보내야지 싶었다.




우리 아이 성향상 엄청 개구쟁이이고, 자유분방하고 호기심 많고

하나하나 다 만져봐야 직성이 풀리는 친구라 유치원보다는 1년 정도는 더 어린이집에 보내는 게

더 낫겠다라는 생각으로 굳혀지는 때였다. 세 군데 정도 전화를 돌려보았고 1군데는 자리가 없다고 했다.

여기가 집앞에서 가장 가까웠던 어린이집이라 실망감은 더 컸다.

우리동네가 아니면 다른 동네까지 보내야하는 상황이랄까.




그러던중 민간 어린이집과 국공립 어린이집에 전화를 돌리고 상담을 받고 왔다.

민간 어린이집에 아이 성향상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으나 여기도 마찬가지로 4세까지만 보낼 수 있는 곳이었다는 점. 그러면 4개월뒤 아이는 유치원이나 다른 원을 알아봐야했다.

그리고 필요경비가 너무 비쌌다. 첫째도 민간 어린이집에 보내보았지만 거의 20만원에 육박해서.. 뜨헙..




그래서 국공립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는데, 9시 반까지 보육이 가능하다는 점.. 물론 그 시간까지

아이를 맡길 일은 거의 없다. 국공립이어서 그런지 체계적이었고 학부모와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곳이었다.

학부모가 참여하는 행사가 연중에 몇 번 있다고 했다. 사실 이 점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필요경비도 10만원이 조금 안들었다. 첫째를 민간 어린이집, 유치원에 보내본 전력이 있는 우리로서는 막 그렇게 필요경비 많이 받는 곳으로 보낼 필요가 없다는 주의였다.






적응.jpg






상담을 받고 와서 남편과 두 원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남편은 5세까지 되는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필요경비가 월 20만원이면 비싼 것 같다고 국공립에 보내자고 했다.

그렇게 남편과 협의하에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다.




우리가 다니게 될 원은 선생님이 키즈노트로 피드백이 빠른 편이었고, 공용 물품, 휴지, 물티슈, 로션 등은 반 엄마들끼리 공용으로 회비를 걷어 마련한다고 했다. 생일 파티를 위한 돈도 따로 걷었는데 우리 아이는 생일이 지나 내년에만 내면 된다고 했다. 10월 애매한 시기에 들어와서 가방을 사야했는데 괜찮으시다면 졸업한

아이들 가방중 깨끗한 걸로 주겠다고 해서 감사합니다 하고 받았다.




첫주는 점심까지 먹고 12시 30분에 귀가하는 걸로 했다. 남편과 어머님이 1시간 정도 같이 있다가 12시 반에 아이를 데리러 가면 되었다. 첫 날인데도 남편은 아이가 선생님에게 말도 잘하고 잘 적응하는 것 같다고 했다. 남편이 여행에 가서 자리를 비울 때는 어머님이 둘째를 적응시켜주셨다. 어머님이 참 힘드셨다고 하시면서

이번주에 연락이 와서는 안그래도 첫째 둘째가 보고 싶다고 하셨다.

남편이 그럼 다시 보러 올래? 하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셨다는 슬픈 전설이...




둘째주는 낮잠까지 자고 오는 주간이라 3시에 하원하기로 했다.

둘째주는 내가 쉬는 날이 있어서 아이를 3시에 데리러 갔는데 비몽사몽이었다.

같은 친구들을 보았는데 다들 너무 귀엽고, 꼬물이들.. 사랑스러웠다.

선생님과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였다. 느낌이 잘 적응 하도록 도와주시는 느낌이랄까.




남편이 여행에 돌아오고 나서는 둘째 하원을 전담했다.

둘째는 아빠가 집에 있으니 반가워하면서도 아빠가 지금 이시간에 왜? 이런 느낌이다.

그렇지만 공항에서 1주일만에 아빠를 만났을 때 그 표정은 찐으로 반갑다.. 아빠야 이런 느낌이었다.

선생님은 둘째가 빨리 적응하는 것 같다면서 잘하고 있다고 하셨지만

둘째가 자기전 나에게 하는 이야기는 조금 짠했다.








" 엄마. 나 무슨일이 있었어. "


" 무슨일? 어린이집에서 무슨일 있었어? "


" 아니. 있잖아. OO 어린이집 문 안닫았어. XX 어린이집 말고 OO 어린이집 가고 싶어. "


" OO아. 엄마도 그러고 싶은데 OO 어린이집은 멀리 이사갔대. "


" 어디로? "


" 엄마도 사실 잘 몰라. "


" 아니야. OO 어린이집 이사 안갔어. 친구들도 선생님도 있을거야. "


" OO아. OO 어린이집 친구들, 선생님 보고 싶어? "


" 응. OO이도, OO이도, 선생님도 보고 싶어. 나 내일 XX 어린이집 안가고 OO 어린이집 갈고야! "







둘째에게는 어린이집이 재정악화로 문을 닫았다 말할 수 없어서 멀리 이사갔다고 말했는데

둘째에게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녀석. 전에 다녔던 어린이집을 참 좋아했었구나.

현실이 뭔지, 아이에게 선생님과 친구들과 이별을 겪게 하는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짠했다.

(물론 나의 의지는 아니었다. 원이 아이수가 줄게 되면서 폐원하게 된 것)




선생님에게도 잘 지내는 것 같지만 아직 마음으로 전 어린이집을 그리워하는 기간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행스럽게도 녀석. 둘째 특유의 능글맞음과 적응력+눈치력 만렙으로 잘 지내는 것 같기는 하다.

아직 친구들과는 많이 친해지지 않은 느낌이랄까.

이 아이가 정말 편해져서 원래 자신의 모습을 마음껏 보여주길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직장도 마음 편한게 제일.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느꼈다는.

아빠랑 오며가면서 친해지길.

아빠도 둘째도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할텐데

우리집 두남자가 잘 지내길 바래본다.




아빠몬의 어린이집 적응기는 계속된다.






© dariamamon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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