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30대는 20대보다 아름답다

by 유의미

가끔 지나고 나서 아름다웠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있다.




20대의 나는 어땠지 생각해보면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었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애절한 사랑도 해보고 싶었다.
비행기를 타고 꿈과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처럼 비행기를 타고 훌쩍 떠나고 싶기도 했다.
수업을 빠지고 놀러가고도 싶었다.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고 싶었으나 현실은 3년제에 꽉꽉채운 풀학점이었다.





그 때 만났던 남자친구, 친구중에 지금도 만나는 사람, 떠나간 사람, 내가 떠난 사람 등등 그렇게 스쳐간 사람들중에 내가 부족해서였을수도 있고 상대의 부족함을 느껴, 그것을 내가 받아들일 수 없어 떠난 경우도 있다. 그때는 많이 뾰족했다면 지금은 모난 부분들이 조금은 깎였다. 아마 두 번의 출산과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리고 결혼후 맞이하게 되는 여러 삶의 부분 및 쉽지 않았던 직장생활 등등 깎이고 다듬어진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20대는 뭔가 약속을 끊임없이 만들려고 했고, 사람들을 만나려고 했었다. 동창, 동문이라는 이유로 관계의 끈을 이어가려고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은 매순간 변한다고 했었나. 나도 변했고, 친구들도 변했다. 전공을 살려 간호사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평생 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엄마가 말했다시피 나는 창의적이었고 간호사보다는 예술적인 코드가 더 잘맞았기 때문이다. 엄마는 늘 입버릇처럼 작가나 변호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그 말에 나는 자동 거부 반사를 하고는 했다. 서태지가 말했던 창작의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을 뿐더러, 아빠를 보며 밥벌이가 되지 않으면 내가 책임지고 있는 가정, 그리고 스스로에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이것을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돌아왔다. 그것을 30대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나의 이런 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친구들이 20대는 많지 않았다. 그 때는 나도 어렸고 그 친구들도 어렸고 지금보다는 돈벌기나 자기계발에 사람들의 관심이 덜할 때였다. 물론 그 때도 열심이었던, 진심이었던 사람들은 있었다.


나 책을 읽어보려고해 라거나 책을 써보려고 해
라고 말했을 때




친구들은 "그런다고 삶이 바뀌어?" 라고 반문하거나 "와 진짜 대단하다!" 라고 말하는 두 부류로 나누었다. 그러나 나도 한 똘끼했기 때문에 그러거나 말거나 그 반응에 대해 상처받거나 신경쓰지 않았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현재 내가 하고 싶은 일, 목표에 집중하자는 쪽이었다. 자연스럽게 자기계발러들의 모임에 나가게 되었고 이곳에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알고 있지만 그 때는 뭐랄까. 나와 이렇게 하나 하나 맞지 않는 사람들까지 챙기려는 마음이 있었다.

물론 단칼에 선을 긋는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상대방에게 시간을 주고 기다린다. 그래도 변화되지 않으면 뒤돌아서는 편이었다. 만날 때는 최선을 다하되 헤어질 때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 면이 있었다. 이것은 남자친구에게도 그랬는데 그 때 지나갔던 구남친, 썸남들에게 이불킥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나 또한 미숙했기에 그 사람들을 만나며 성숙해진 점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무모했고 부르르 끓어오르는 냄비같았다.(성격적으로), 열정이 넘쳤고 배우기를 원했고 미래의 나를 위해 투자하기를 원했다. 지금도 한결같은 부분이기는 하다. 그래서 더 아팠고 슬펐고 상처투성이였던 적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의 30대는 20대보다 아프지 않길, 뭔가 안정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지금도 안정되었다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사이 나는 결혼했고 아이들을 낳았고, 직장도 다니게 되었다. 본격 육아에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인간관계가 정리됐다. 육아도 하면서 일도 해야했고 집안일에 남편도 챙겨야 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소위 친구를 만날 시간도 없었다. 왜냐하면 나 먹고 살기도 바빴으므로.




만약, A나 현재 나와 만나는 사람들을 20대에 만났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이 들때가 가끔 있다. 아마도 그 때의 나는 조급하고 요령도 없고 냄비같이 끓어올르는 혈기가 있어서 이 관계를 과연 잘 유지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여유가 생겼고, 조급함도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덜 혈기를 부리게 되었다. 벼가 무르익어가듯이 나도 남편과 아이들과 살면서 변해가고 깎여지는 부분도 있다. 결국 나를 성장시킨 것은 가족과 만만치 않은 세상살이, 그리고 그 세상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20대보다 지금 30대이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것 같다. A와 그리고 나와 관계맺고 있는 사람들과 더 이해할 수 있고, 깊어져가는 건 아닐까. 서로에게 최적의 타이밍인 순간에 만나게 된 인연들에 감사하다.

혹시 다투거나 오해하는 일도 있겠지만 그럴 지라도 상대방의 좋은 점을 바라보려고 하고 오해를 풀어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역시 그것이 나다운 것 같다.





© dariamamon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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