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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미 Aug 18. 2023

대학병원에서 재활병원으로 전원하다

1차 급성기 치료 종료 

병원에서 퇴원하는 전 날, 혹시 보험회사 제출용 서류가 있는 지 물어봤다.

아빠 이름으로 된 보험은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소견서와 연하검사결과지, 투약기록지,

PCR 검사 결과, 여기서 했던 검사결과지(CDT(대변 독소 검사와 관련된 검사 포함)

정도가 필요했다. 





보통 재활병원으로 전원 가는 경우 필요한 서류는 이와 같다 

소견서(환자 현 상태에 대해 기록)1부, 연하검사 결과지(연하치료시 필요), 투약 기록지(어떤 약 들어갔는 지 

보통 퇴원 간호계획지에 같이 들어있다.), PCR 검사 결과지, 혹은 입원 시 했던 CT, MRI 결과지, 피검사 결과지 등등 이다. 수술했다면 수술기록지도 뗄 수 있는데, 우리는 실비 보험이 없어서 생략했다. 






퇴원하고 나서도 아빠는 재활병원에 가야했는 데, 그러려면 간병인이 있어야 했다.

병원에서는 따로 전원을 담당하는 원무과 내 부서가 있어서 일명. 코디네이터 라고 했다.

알고보니 이 코디네이터 선생님도 외래에서 일했을 때 마주친 적 있는 선생님이었다.

전화를 받으면 "OO과 OOO인데요. "로 병원 내 줄타기를 잘하는 걸로 유명했다. 





감사하게도 고모가 퇴원하고 재활병원에 같이 가주신다 했다.

고모가 간병인으로 가기 때문에 고모도 PCR 검사를 해야했다. 보호자 PCR 검사도 같이 해달라고 

병동에 요청했다. 물론 비용은 본인 부담이다.  





퇴원 하는 날 Off(휴가)를 내서 퇴원 수속을 했다. 세상이 참 좁다고 전 직장이었던 이 병원에서 

주사실에서 같이 헬퍼로 근무했던 선생님을 만났다. 이 분이 퇴원 설명 간호사였다.





병원에서 챙겨주지 않은 서류들 연하검사결과지, 대변독소검사 결과지 등을 챙겼다.

(나는 설명을 듣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게 있어야 재활치료를 할 수 있었기 때문!

나중에 떼려면 환자 신분증, 가족관계 증명서를 들고 와야하는 번거로움과 비용추가) 









퇴원 후 봤던 아빠의 모습은 더 십년 이상은 늙어보였고 더 깡말랐다.

아무래도 입으로 식사를 못하다보니 더 그런 것 같았다.

s-car(이동용 구급침대)에 누워있으니 정말 더 환자 같았다. 자꾸 졸리고 눈이 감긴다고 했다.

다음 외래는 1달뒤 신경외과 예약이 잡혀있었고, 주치의 말로는 부정맥은 약으로 컨트롤 하고 있어서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나는 심장내과 f/u(외래 일정을 잡아서 퇴원후 외래로 오는 것)이 필요한지 물었고

이비인후과에서 vocal cord(성대)에 육아종이 생긴 것은 이비인후과 f/u을 하지 않아도 되는지 물었다.

주치의는 그것도 경과를 지켜보면 된다고 해서 굳이 f/u은 안해도 된다고 했다.





결국 이비인후과, 심장내과는 예약을 잡아주지 않았고 이비인후과는 지켜봐도 괜찮을 것 같았지만 

심장내과는 그래도 한 번 더 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동생을 시켜 따로 예약을 잡았다. 




 

지금은 부정맥 약을 복용중이라 괜찮겠지만 그래도 심방세동으로 뇌경색이 온 케이스라

한 번 쯤 woke up(체크)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신경외과와 심장내과가 동일 질환에 대해(여기서 동일질환이란 부정맥) 바라보는 관점은 또 다를 수도 있으니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물론 비슷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만에 하나 사람 일이 라는 게 혹시라도 모르니까 이중으로 크로스체킹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혹시 정상일지라도 확인해보는 것과 아닌 것은 다르니까.







© huyenthanh1128, 출처 Unsplash






퇴원설명을 듣고 수납을 했고, 필요서류를 창구에서 발급 받았다. 전원 갈 병원에서는 

벌써 (퇴원할)병원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아빠와 고모, 동생을 먼저 병원으로 보내고 

나는 뒤이어 따라가기로 했다.





11시라 한참 퇴원하고 입원하는 사람이 많아서 주차장부터 분주했다.

주차장을 나오는데만 20분이 걸렸다. 퇴원하는 병원에서 재활병원이 가까워서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전원할 병원 주치의 면담을 하러 가는데 주치의는 소견서를 날짜에 맞춰 가져오지 않았다고 하면서

현재 환자 상태랑 소견서에 적힌 환자 상태가 다르다고 했다.

알고보니 대학병원 주치의가 10일전에 써놓은 소견서를 날짜도 안바꾸고 소견서로 발급되었던 것이었다.

퇴원 설명할 때는 협력병원이므로 팩스로 바로 소견서를 보냈다고 해서 소견서를  따로 더 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소견서가 10일전에 작성되었는지 몰랐고, 약간 의사가 면박주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치의가 환자 상태에 대해 맞게, 날짜도 맞춰서 작성해야 하는 걸 왜 보호자한테 잘못했다는 식으로 말할까? 이런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안좋았다. 





그래도 꽤나 구체적으로 아빠의 상태에 대해 물어보기는 해서 환자에 대한 관심은 있구나 생각했다.

그럼에도 베이스 자체가 친절하지는 않은 스타일이었다. 보호자지만 굳이 저자세로 네네 할 필요가 없었다.

(결론 나도 나 하고 싶은대로 말했다.) 그 분이 우리에게 친절하지 않은만큼 나도 친절하지 않게 말했다. 










병실은 4인실이었고, 아빠 자리 빼고 3명이 이미 차 있었다.  아빠는 눕자마자 바로 잠들 기세였다.

나는 입원수속을 하고 간단하게 아빠의 상태에 대해 말했다. 

고모에게 아빠를 맡기고 돌아오는 데 참 마음이 멜랑꼴리했다.

아빠랑 고모가 이 곳에서 잘 적응하길 바랄 뿐이었다.





여기도 느낌상 주치의도, 수간호사도, 병동 자체가 친절한 느낌은 아니었다. 

그 와중에 그런 분위기까지 파악하고 왔다는.... 

나는 뼛속까지 간호사였다.







© dariamamon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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