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워킹맘] 가족을 위한 건강 챙기기
"아무래도 수술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네?"
재작년 여름, 수술을 받았다.
몇 해 전 건강검진에서 가슴에 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추적검사를 받은 지 꽤 되었지만, 의사 선생님이 수술을 권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번에는 악성일지도 모르는 석회가 보여서 제거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술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입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술 당일을 가운데 두고 2박 3일. 집에 있는 아이가 생각났다. 아이는 이제 3살. '엄마와 한 번도 떨어져서 자본 적이 없는데 괜찮을까?' 수술에 대한 걱정보다 아이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입원 기간에 아이와 어떻게 떨어져 있을지 생각했다. 다행히 친정집 동네에 있는 병원이라서 보호자가 필요한 시간에만 아이를 친정집에 맡기기로 했다.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건강하자.
입원일 당일, 아이를 친정집에 맡기고 남편과 함께 병원에 갔다. 2박 3일 동안 병원 밥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뭔가 아쉬워서 점심으로 마라탕도 먹었다. 병실에서 읽은 책도 미리 구매해서 챙겨 왔다. 입원 전 검사를 마치고 3일 동안 나의 방이 되어줄 병실로 갔다. 병실은 3인실이었는데 창가 쪽으로 배정을 받았다. 창으로 한강이 보이는 뷰가 멋진 곳이었다. 아이와 떨어져 있는 시간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출산 이후 처음 가져보는 나만의 시간에 한강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기도 하고 가져온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병원 밥은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다. 역시 남이 해준 밥이 제일 맛있다더니.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고, 아이는 엄마가 없는 동안에도 잘 먹고 잘 자주 었다. 2박 3일 후 아이를 만났을 때 눈물이 나오려던 걸 억지로 참았다. 그때 한 번 더 다짐했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가족을 위해서 건강하자!
수술을 받은 이후로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매년 새해에 이번 연도야말로 운동해보자라고 다짐하지만, 쉽사리 지켜지지 않았다. 이제 운동을 해야 할 명확한 이유가 생긴 것이다. 그 뒤로 의식적으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외출이 어려운 상황이라 홈트를 해보자고 다짐했다. 유튜브를 통해 여러 가지 홈트를 시험해본 결과 나에게 딱 맞는 운동 유튜버 몇 명을 찾았다. 바로 '스미홈트'와 '빅 씨스' 그리고 '에일린 요가'이다. 그날의 몸의 상태나 기분에 따라 운동을 골라서 한다. 신나는 가요나 팝송에 맞춰 유산소 운동을 하고 땀을 쫙 빼고 싶을 때는 '스미홈트', 예쁜 영상을 보며 기분 좋게 운동하고 싶을 때는 '빅씨스'다. 그리고 몸이 피곤하거나 움직이기 싫을 때,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는 '에일린 요가'로 요가를 한다. 같은 운동을 매일 반복하는 것도 좋지만, 그날 내 몸상태나 기분에 따라 운동을 골라서 하게 되니 지루하지 않아 운동을 매일 할 수 있었다.
내가 운동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이다. 엄마가 되고 나서 육아를 하다 보니 나의 시간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내가 찾은 시간이 새벽 시간. 새벽에는 남편과 아이도 자고 있고, 연락 오는 사람도 없었다. 그렇게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만들 수가 있었다. 아이의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이 늘 변수로 작용하지만 그래도 새벽만 한 시간이 없다. 육아와 새벽 기상을 병행하다 보니 체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일단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나면 일어나기 싫어지고, 다른 일에 집중하다 보면 운동을 못 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운동을 모닝 루틴의 시작으로 잡았다.
오늘도 나는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내 가족과 나의 미래를 위해
오늘은 무슨 운동을 할까?
오늘은 유산소 운동 너로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