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색

차마 마음을 바꾸지 못하는

by 이지완

《변색》


가을이 색을 바꾸는 것은

마음을 바꾸지 못해서다


곱게 싹 틔워 흠뻑 키우고

이제 조그만 열매 바통 넘긴

앞 계절을 잇고 싶어서다


발효 마법 부리려고

굳은 땅 파 잔뜩 웅크릴

뒷 계절을 잃기 싫어서다


이 계절의 변색은

변심할 수 없어서다


그러니 네가

새 옷을 사거나

미용실에 가는 것도

앞뒤의 인연을 잊기 싫어서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