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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벌이 와이프의 소비습관

아끼는 건 못하고 쓰는 건 잘하는 나의 살림노하우

by 현아

우리 가정의 안정적인 고정수입은 주로 내가 담당하고, 남편은 회사를 다닐 때도, 다니지 않을 때도 있어 수입이 들쑥날쑥하다. 맞벌이형 외벌이인 셈이다.


남편에 비해 내가 더 주도적인 성향이 강해서, 대부분의 돈 관리도 내가 하고 있다. 보통 가정에서 돈 관리를 담당하는 사람은 지출과 소비에 방어적이지만 사실 나는 엄청나게 절약해서 돈을 모으는 사람이 아니다.


몇십 년간 나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깨달은 건, 나는 소비지향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의 삶의 질을 올려줄 수 있는 물건을 발견하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소비에는 더더욱 진심이다.


안 쓰고 참고 아껴도 보았는데, 참은 만큼 한 방의 지출이 더 크게 나가기도 했다. 무작정 짠테크를 하고 절약하는 일은 내 성향에 맞지 않았다.


돈을 쓰지 않을 수는 없으니, 나는 소비하되 기꺼이 내 분수에 맞는 소비를 하기로 결심했다. 짠테크, 절약노하우 팁이 주목받는 세상에서 나는 반대로 더 잘 소비하는 노하우를 공유해보려고 한다.


내 옷은 Buyed by 당근마켓, 번개장터

(문법적으로는 Bought via 이 맞는 표현이나, 언어유희용으로 Buyed by를 쓰겠습니다)


내 옷의 대부분은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지분이 제일 크다. 속옷이나 양말류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은 중고거래로 구매한 옷이 대부분이다.



번개장터에는 중고옷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문상점들이 있는데, 내 취향에 맞는 옷이 자주 올라오고 가격이 합리적인 곳을 팔로잉해서 주로 이용한다. 가격대가 있는 아우터나 패딩류는 역시즌을 이용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핫딜이 뜰 경우에 눈여겨보았다가 구매힌다. 옷이나 가방은 쉽게 구매하지만, 신발은 착용감이 있어서 거의 새 상품이 아니라면 구매하지 않는 편이다.



나는 옷을 고를 때 내 체형에 어울리고, 무난한 컬러에,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선택한다. 이게 어렵다면 퍼스널컬러 진단이나 체형진단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나에게 어울리는 컬러칩과 코디 스타일 조언도 정리된 파일로 받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내가 이 옷을 당근마켓에서 샀는지, 백화점에서 샀는지 사실 내가 직접 말하기 전까지는 모른다. 같은 옷이지만 백화점에 걸려 있으면 30만 원짜리가 되고, 온라인 중고 거래플랫폼에서는 반값도 안되게 판매하는걸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시즌이 지나면 가격은 더 떨어진다. 옷은 사실 어떤 물건보다도 감가상각이 떨어진다. 흔하고 대체제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갖고 싶은 옷이 있다면,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에 품번이나 브랜드명 정도로 검색해 본다. 실제 중고판매를 위해 찍은 사진을 확인하면 소비할 마음이 확 사라지기도 한다.



정말 가지고 싶은 옷이라면 중고거래로 역시즌에 구매한다. 겨울에는 여름 시즌 옷을, 여름에는 겨울 시즌 옷을 사기도 한다. 사람의 심리는 쓰지 않는 물건을 빨리 처분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역시즌 세일처럼 역시즌 중고거래를 할 경우 시세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다.



아이 옷은 예쁜 디자인에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새 옷도 사서 입히지만, 뭐니뭐니해도 중고거래를 애용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 사이즈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른보다 더 자주 구매해서 바꿔줘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라며 작아진 옷 중에서 깨끗하게 입은 상태 좋은 옷은 묶어서 싸게 나도 판매하고, 한 사이즈 큰 옷 중 상태가 좋은 것들을 구매하기도 한다.



비슷한 사이즈의 옷을 여러 벌 묶어서 시세보다 5천 원 정도 싸게 올리면 금방 팔린다. 시세는 "여아 100 사이즈 일괄" 정도로 검색해 보면 알 수 있다. 환경에도 좋고, 내 지갑을 지키기에도 아주 좋다. 현시점 내 당근마켓 온도는 64.5 도인데, 나도 언젠가 99도를 달성하고 싶다.




알뜰살뜰 소비, 떠리몰 임박몰을 아세요?



떠리몰 임박몰은 모두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재고가 과다한 상품들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시즌이 지난 상품들도 아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임박몰은 주로 식품군이 중심이나 떠리몰은 식품뿐만 아니라 생활용품이나 뷰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들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사용기한이 임박한 제품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만큼만 구매해야 한다. 또 떠리몰이나 임박몰이라고 해서 무조건 오픈마켓보다 저렴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격 비교를 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저렴한 만큼 최소 구매개수 제한이 있는 경우도 있어서 그럴 경우엔 주변에 사람과 반반 나눠 구매하거나, 두고 오래 먹을 수 있는 제품(ex. 파스타면)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나는 주로 자취할 때 식비를 절약하는데 두 사이트를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다.



처음 이 사이트에 입문했다면, "베스트" 카테고리 제품들 위주로 먼저 구매해 보는 것이 좋다. 시세보다 저렴하고, 제품력이 좋아 다수의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들이기 때문이다. 혹시 모르니 리뷰도 꼼꼼히 살펴보면 더 좋다. 가격이 엄청 저렴하지만 후기가 좋지 않다면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결국 스트레스 비용이 된다.



나는 화장품을 자주 구매했는데 매일 사용하고 금방 소진하는 마스크팩이나 클렌징 제품을 주로 구매했다. 만약 화장품을 구매할 거라면 "올리브영"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해 보면 좋다. 올리브영에는 아무 브랜드나 입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에 입점된 상품들은 대부분 제품력과 인지도가 검증된 브랜드이기 때문에, [올*브영상품]이라는 제목이 앞에 붙은 상품들을 구매하면 좋다.



떠리몰 임박몰과 유사하게 쿠팡에도 반품마켓이 있다. 반품상품을 구매할 경우, 진짜 새것 같은 컨디션의 제품도 있고 사용감이 간혹 있는 제품도 있다.



뽑기처럼 운에 따라 달라서, 나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에도 감안하고 쓸 수 있는 카테고리의 제품일 경우 주로 반품으로 더 저렴하게 구매한다. 가전제품처럼 as가 중요한 카테고리 상품은 반품으로는 구매하지 않는다.



반품이나 유통기한 임박 상품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나처럼 반품이나 유통기한 임박으로 구매해도 괜찮다고 판단되는 제품 카테고리와 구매 기준을 명확하게 잡고 소비한다면, 좀 더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해? 누군가는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힘들게 번 돈을 나는 펑펑 쓰고 싶지 않다. 나는 소비하되 좀 덜 소비해서 이후에 더 가치 있는 곳에 내 돈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앞서 내가 소비지향적인 사람이라고 했는데, 나는 현명한 소비 외에도 우리 집의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소소하게 부업을 도전하고 있다.



월평균 100만 원 정도 가계에 보탬이 되고 있는데 요 내용은 다음에 소개하려고 한다. 실제로 나처럼 직장생활 월급 외에 추가적으로 가정에 보탬이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다음 글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일명 나의 생활비 절약 도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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