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1주차# 고로에다 히로카즈 영화 '기적', 지코 도쿄 드라이브 등
겨울이 저물고 봄을 맞이하는 2월의 입춘 (立春) 무렵, 본격적으로 도쿄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가고시마에서 한달간의 생활을 마치고 온터라 완전히 새롭지는 않았지만, 하네다공항에서 리무진을 타고 신주쿠에 도착한 순간부터 바로 한숨이 나왔습니다. 어느정도 각오는 했지만 이제부터 이 인파를 뚫고 출퇴근을 해야하는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는 항상 설렘을 느끼게 하는 장소 같습니다. 퇴근 후 너무나 피곤해서 글이 좀 조악한 점이 아쉽습니다만, 1주차의 일상을 한번 정리해보았습니다.
도쿄 1주차 일상
1. 시부야 미야시타파크
2. 시부야에서 고로에다 히로카즈를 만나다 @분카무라 르 시네마
3. ZICO 'Tokyo Drive' 공연가기 @케이오 아레나 TOKYO
4. 신오쿠보에서 한국 스타일로 머리깎기 @모모미용실
5. 도쿄 F45 개근중
도쿄 도착한 첫째주에는 집 정리와 여러가지 수속을 진행했다, 기 보다는 무슨 열정인지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집은 난장판인데도 일단 문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도쿄는 시부야, 신주쿠, 이케부쿠로, 롯폰기 등등 도쿄에서 너무 알아보고 싶은 곳과 장소가 많다는게 아직은 마냥 좋습니다. 반면에 혼자서 그 지역을 온전히 느낄 수 있으려나 하는 조바심도 있습니다. 아직도 집정리는 소원하지만 일기를 남겨봅니다.
먼저 시부야로 향했습니다. 'BUNKAMURA 르시네마'에서 영화 배급사인 GAGA 40주년을 맞아 소규모 영화제가 열렸는데,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바로 고로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기적'입니다. 기적은 얼마전에 가고시마에 있을때도 보고 연재를 한적이 있었는데 이 또한 기가막힌 우연으로 도쿄에서 상영회가 있었습니다.
그 전에 들린 시부야 미야시타파크, 사실 뭐 그렇게 대단한 공간인가 싶었는데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로 대표되는 도심 한가운데서 이런 녹지를 조성했다는게 직접 보니 생각보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벤치에서, 스벅에서, 그늘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서, 또는 잠시 눈을 감으며 '쉼'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리 넓은 공간은 아니고 그마저도 사람들로 북작였지만, 확실히 시부야하면 '인파'라는 강한 이미지 속에서 녹지 공간을 만들어 '쉼'의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확실히 인상에 남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방문한 시부야 BUNKAMURA 르 시네마. 영화 '기적'을 감상한 후 고로에다 히로카즈와 마에다 형제와 미니 좌담회가 있었습니다. 자리는 넉넉히 있는 편이었습니다. N차 관람한 영화 '기적'은 역시나 너무 좋았습니다. 등장인물이 다양하고, 각자의 사연이 많아서 N차 관람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발견할 수 있어서 새롭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미니 좌담회. 정말 너무 감동이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질문을 하고 싶어서 계속 손을 열심히 들었는데 안타깝게 선택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미 15년전 영화로 주인공인 마에다 형제는 너무 어린때라서 기억을 많이 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감독님이 말하기를 형인 마에다 코키는 책임감이 강해서 여러 가지 상의도 했지만, 동생은 워낙에 어려서 그냥 내비뒀다고 했는데 그마저도 너무 영화 속 케릭터와 맞아서 신기했습니다. 감독님은 형제가 런닝구만 입고 나란히 서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고, "아 그래, 이 장면만으로도 이 영화는 가치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말씀 그래도 정말 포근하고 인상에 남는 장면입니다. 직접 말을 건네는데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세 분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지 궁금한,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자마자 첫 주말 토요일에는 ZICO 공연이 있었습니다. 지코 정말 팬인데 마침 어쩜 이렇게 딱 맞게 도쿄에서 공연을 하는지, 정말로 운이 좋았습니다. KEIO 아레나 도쿄라는 콘서트장이었는데 가는 길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바로 옆에 운동 경기랑 겹친 줄 알았건만 전부 지코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라는 걸 깨닫고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지코가 일본에서 이렇게 인기가 많았다니, 8할이 젊은 여성 분들이었습니다.
컨셉은 도쿄 드라이브. 슈퍼카로 도쿄를 드라이브하는 컨셉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컴팩트하게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았습니다. 이미 알려져있듯 어렸을때 일본 도쿄에서 살았고 시부야의 골목 골목을 안다고 하더군요. 대부분의 시간을 음악을 만드는데 쓰고 옷에 관심이 많아서 시부야에 자주 갔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멘트를 일본어로 하다보니 현지 팬분들에게는 감동이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이라이트는 역시 요아소비의 이쿠라와 Duet이라는 노래입니다. 이쿠라가 게스트로 나와서 너무 재밌었고요~ Artist, Boys and Girls, 아무노래 등등 신나는 노래부터 빡센 랩과 쇼미더머니 노래 등등 음악의 폭이 넓어서 지루하지 않고 정말 신나게 감상했답니다.
다음 휴일에 향한 곳은 신오쿠보입니다. 신오쿠보로 향한 유일한 이유는 한국 스타일로 머리를 깎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예전에 일본에서 유학을 할 때에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던 게 머리 깎는 거였는데요. 평가가 좋은 곳으로 가도 겁나 비싸기만하고, 미용사는 온갖 폼은 다잡는데 엄한 곳만 조사버리는 샤기컷 스타일이 정말 싫었습니다. 신오쿠보에는 한국 스타일로 다운펌도 가능한 미용실이 많다고 해서 의심 반의 마음으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도착한 신오쿠보. 사람이 미어터질듯이 많아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신오쿠보에 몇번이고 와본적이 있었는데 가장 사람이 많았고, 점심시간 부터 삼겹살집 부터 포차와 슈퍼마켓과 길거리 음식까지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네네치킨과 홍콩반점도 들어와있더군요. 대학원 시절 주의깊게 봤던 신오쿠보에 헤이트 스피치 등은 이제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지난 일주일간 도쿄에서 살면서, 일상적으로 K-POP이라던가 한류라던가 그런걸 전혀 느끼질 못했는데. 신오쿠보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오쿠보에서 머리깍기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모모 미용실이라는 곳이었는데 옆머리와 뒷머리 다운펌과 커트까지 마음에 들었습니다. 미용사분께 이제서야 마음이 놓인다고,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미용사분도 남자 분들 중에 저처럼 머리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웃으셨습니다.
주말을 이용해 여러 장소를 돌아다녔지만 평일의 회사 생활은 역시나 녹록지 않았습니다. 팀원들이 대부분 일본인이다 보니 친근하게 다가기가 어렵고, 또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친해지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새로운 업무를 해외에서 배우려다보니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더군요. 그렇게 저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매일 아침 하마마쓰쵸에 있는 F45에 출석하였습니다. 정신적으로 힘드니까 운동이 절실하고, 운동을 하니까 확실히 잡생각도 줄어들고 스트레스 해소가 되더군요. 앞으로도 운동도 열심히하고, 업무는 잘 견디고, 다양한 곳에 가보는 도쿄 생활이 될 수 있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