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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Pachinko) - 소설 + 드라마

4세대에 걸친 슬프지만 감동적인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대서사시

by ND Nov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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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미루고 미뤄왔던 파친코 소설을 읽게 되었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 시간을 때우기 가장 좋은 것은 책을 읽는 것 같다.

핸드폰에 파친코 1,2권을 대여해서 읽었다.


소설은 선자를 중심으로 부산에서 오사카로 그 배경을 건너가 펼쳐진다.

선자의 어머니, 선자, 선자의 아들인 노아와 모자수 그리고 모자수의 아들인 솔로몬의 이야기까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과거 일본으로 넘어갔던 재일한국인들의 아픈 역사를 참 잘 묘사했다. 일제강점기 속의 한국부터 해방, 6.25 전쟁 그리고 일본 버블경제의 정점이었던 1989년까지의 이야기이다.

단순히 그 시대의 아픔만을 담아낸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고통을 버텨낸 선자가족의 일대기와 그들의 사랑, 죽음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참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각각의 인물들이 이야기가 전혀 억지스럽지 않다. 실제 역사 속의 인물들을 자세히 조사한 작가가 존경스러웠다.

특히 역경을 버텨내는 과정들,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이야기, 재일 조선인으로서 겪는 아픔들이 시간을 지나며 퍼즐처럼 잘 짜 맞춰진다.


소설을 읽자마자 파친코 드라마 시즌1,2도 보게 되었다.

각각 8부작으로 이루어져 총 16부작의 드라마이다.

약 1000억 원의 제작비. 한국어, 일본어, 영어가 동시에 등장하며 1900년대 초반부터 1989년까지의 긴 시대상을 담아낸 것 자체로도 정말 훌륭한 드라마이다.

어떻게 이 드라마를 제작하고 만들 수 있었는지 존경과 부러움이 들었다.

우선 가장 놀라웠던 점은 드라마의 미술이었다. 부산의 시장을 표현한 세트부터, 오사카의 과거 모습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과 미술세트가 등장한다.

거기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여러 배우가 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특히 선자는 과거의 선자와 현재의 선자가 교차하며 드라마의 재미를 한층 더 높였다.

소설과 다르게 전개된 점은 시대순으로 흘러간 것이 아니라, 소설의 첫 부분과 소설의 끝부분을 교차로 진행하며 동시에 시간이 흘러간다는 점이다.

특히 드라마화하면서 많은 각색과 주요한 사건 위주로 시간이 축약되어 전개되는데 대부분의 각색이 좋았다.

하지만 소설의 원작 부분에서 좋다고 느꼈던 부분들도 각색이 되며 인물의 캐릭터가 조금씩 바뀐 점은 원작의 팬이 된 후에 봐서 아쉽게도 느껴졌다.

소설에서 없던 부분들도 드라마화되면서 새롭게 보였는데, 과거 한수(이민호)의 과거 이야기인 관동대지진 사건이 추가된 점은 좋았다.

솔로몬 이야기도 자세하게 전개되며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준 점도 좋았다.

하지만 신사참배를 거부한 이유로 감옥에 잡혀간 이삭이 사회주이자여서 잡혀갔다는 등의 내용이 바뀐 점은 일본의 눈치를 본 탓인지 아쉽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긴 시대를 어색함 없이 잘 표현했다.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함에도 불구하고 매끄럽게 하나의 시간의 흐름을 왔다 갔다 하며 대서사시를 채워나간다.

아직 시즌2까지 나왔는데 원작의 내용전체가 나오지는 않았다. 시즌3까지 나와야 전체 이야기가 완성될 것 같다.

시즌3을 기대하며 이러한 대작 드라마가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또한 나도 언젠가 이러한 시대극을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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