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궁금한가?
지인들과의 대화
비교적 사적인 영역에 속해 있다고 생각되는 편한 사이의 지인들을 만나면 첫인사는 보통 질문으로 시작한다. 답은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이다. 설사 말로 하지 않아도 이 질문에 떠오르는 상대방이 얼굴 표정이 많은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왕 던진 질문으로 대화의 물고를 트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일이긴 하다.
“오늘 자기 마음은 좀 어때? 기분은 어때?”
...라고 물어본다. 그들의 마음과 기분이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마음은 편안한지, 아니면 불안한지,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실은 제일 궁금한 건 바로 이것이다.
마음이 편안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건지?
이렇게 물어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과연 정말로 마음이 편안할까? 하는 의심이 들어서이다. 그런데, 정말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 의심에는 일말의 시기심도 들어 있다. ‘그 어렵고 귀한 평온함을 얻었다니, 아유 샘 나~
마음이 평온해질 수 있는 그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이다. 이미 경험하고 있다는 사람들에게 그 상태와 비법을 듣고, 그대로 따라 해 보면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말이다.
직장에서의 대화
20명 남짓 되는 사무처 직원들과는 나름의 주기성을 가지고 팀별 그룹 면담을 하고 있다.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현이라는 평소의 생각과 대화만큼 확실한 수단은 없다는 경험에서 말이다.
무엇이 바뀌면 우리의 상황이 더 좋아질까?
이때 내가 하는 첫 질문으로 빠지지 않는 내용이다.
서로에게 질문과 답을 한다. 무조건 1인 1 답 이상은 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두었다. 이렇게 대화를 하다 보면 많은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점심시간 조정 같은 작은 문제부터 사업에 대한 진지한 주제의 이야기까지...
말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을 거라는 회의감을 극복하고 입 밖으로 표현한다.
그것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피드백을 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런 상호작용 중에 신뢰가 쌓이고, 이제 직원들은 곧잘 입 밖으로 자신의 생각들을 이야기한다. 직원들이 스스로의 의지와 힘으로 근무환경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조직에 대한 믿음을 가지길 바란다. 변화는 활기이고, 그 변화를 스스로 창조할 수 있다는 자율성과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도반들과의 대화
요즘 무슨 공부하고 있어?
함께 공부하는 도반들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친구들이나, <감이당>처럼 오프라인 공간에서 알게 된 도반들에게는 이렇게 물어본다. 실은 너무 궁금해서 그 답을 들을 생각에 가슴이 설렐 정도이다. 질문을 받은 도반은 공부 주제뿐 아니라, 새롭게 알게 된 내용에, 본인이 깨달은 점까지 <세바시> 강연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상세하게 이야기해준다.
여기서 굉장한 영감을 얻는다. 이 대화를 통해 도반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성을 지향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상대적으로 내가 서 있는 지점을 자각하게 된다. 동류의 방향성을 가지고 함께 공부하는 도반들은 언제나 가장 효과적인 성장 자극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