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의 반란

3-1

by 심색필 SSF

“교수님.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나도 몰라.”


우리는 교수님의 차에 타서 최대한 조용히 거리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교수님은 이미 좀비들이 급하게 움직이고 소리를 지르는 것들에 대해 격한 반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차에서도 조용히 말해. 혹시 모르니까.”

“네.”

“네가 보기에는 어때?”

“네? 어떤 게?”

“어디로 가야지 안전할 것 같아?”


교수도 현재 이 상황에 대해 확신이 없는 것 같았다.


“일단 사람이 많이 없는 곳으로...”

“그러니까 그게...”


-위이이이잉. 위이이이잉.-


난리가 난 판국이라서 그런지 세명의 전학기에서 불이 나듯 진동이 울려 퍼졌다.


“어. 여보세요. 엄마.”

“조용히! 조용히 말해!”


영수가 뒤에서 어머니에게서 온 전화를 받는 듯 보였다. 영수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었지만 다행히 주변이 굉음들에 묻혀서 좀비들이 우리에게 몰리는 일은 없었다. 눈치를 줬기에 망정이지 패닉상태에 다다른 녀석은 자칫하다가 더 큰 목소리로 모두를 위험에 빠트릴 것만 같았다.


“엄마. 집에서 나오지 마. 무슨 일이 있어도. 집에 있는 커피 다 갖다 버리고, 혹시 모르니까 집에 물 많이 받아

놓고. 그리고, 혹여라도 좀비가 주변에 있으면 절대 큰 소리 내면 안 돼.”


영수가 전화를 하는 모습을 보자 나도 모르게 집에 있는 부모님이 생각났다. 분명, 일하러 밖을 나갔을 텐데 만약에 이 일이 전국적으로 퍼지기 시작하면 답도 없는 상황이었다. 아직 전화가 터지는 것을 확인했기에 이대로 있을 수 없었다.


-삐이이이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려는 그 순간, 핸드폰에서 경고음이 터지며 문자 한 통이 발송되었다.


「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지금부터 대한민국은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수도권에 계엄령이 내려지고 거리에 있는 모든 핸드폰에는 귀를 따갑게 할 정도로 시끄러운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핸드폰이 안 터져.”

“아니. 전파가 갑자기 왜?”

“뭐지? 우리 이대로 괜찮나?”


차에서 우리는 핸드폰을 붙잡고 어떻게든 전화를 해 이 상황을 알리려 했지만 애석하게도 모든 전파가 터지지 않았다. 뉴스도 속보도 없이 갑작스럽게 비상계엄을 먼저 연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교수의 말로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상황이 위급한 거야. 둘 다 안전벨트 매라.”


교수님은 분명히 뭐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조용조용 움직이던 차가 점점 속도를 내더니 차도 위를 점거한 좀비들을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쿵!-

-쿵!-

-쿵!-

-콰당!-


교수님은 좀비들을 밀치며 앞으로 나아가셨다. 아직 완전히 가로막히지 않은 차도 위로 광분한 좀비들을 향해 차를 몰고 그들을 박살 내며 지나갔다.


-키에에엑!-


바로 뒤로 녀석들이 뒤따라왔지만 문제는 눈앞에 있는 큰 대로에 벌어진 참사였다. 피칠갑이 된 거리 곳곳에 좀비로 변한 자들은 점점 더 그 수가 불어났고 피해자는 계속해서 속출하기 시작했다.


“하아... 진짜. 어떻게 하지?”

“교수님. 저기!”


영수가 가리킨 건물 위에 사람들이 깃발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이었다. 정말 조금만 움직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 교수님은 작정하기라도 한 듯 이를 악 다물고 액셀을 밟아 점점 다가오는 좀비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쿵!-

-쿵!-

-쿵!-


좀비들은 계속해서 차를 치여 날아가고 몇몇은 방지턱이 되어 바닥에 걸그적거렸다. 답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4층짜리 작은 건물 옥상에서 휘날리는 하얀 깃발 하나밖에 없었다.


-쾅!-


“내려!”


상가 문을 들이받고 교수님과 함께 우리는 4층 건물의 옥상을 향해 달려갔다. 그나마 사람이 드문 지역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건물 위를 올라가는 우리보다 건물을 때려 박은 차에서 나는 경고음이 더 커서였는지 녀석들은 차에 더 관심이 많았다.


-탁!탁!탁!탁!탁!-

-끼이익!-


“여기요!”


죽을힘을 다해 계단을 올라타자 4층 옥상문 철문이 열렸다.


-쾅!-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철문이 닫혔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읍...읍...”



악마가 원두 커피를 갈고 있는 그림_1.png


[ 카페인의 반란 ] -> 웹소설 링크

https://www.blice.co.kr/web/detail.kt?novelId=100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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