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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트 #11 11화

by 전휘목 Mar 19. 2025

"네가 치는 거 좀 가르쳐 주라."

연주를 끝내고 내려왔을 때, 카푸스틴이 갑자기 말했다.

"나, 비싸."

혜소는 손을 손수건을 닦으며 대답했다.

"그러니까, 나한테는 싸게 가르쳐 줘."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지만, 카푸스틴은 제법 진심처럼 보였다.

"신효 형, 일요일 오전에 여기서 피아노 좀 쳐도 돼요?"

민트치즈티를 만들고 있는 사장에게 혜소가 물었다.

"여기서 유료 강습하려면 수수료 내야 해."

사장은 대화를 듣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무료 강습할 거예요."

혜소의 밋밋한 대답에, 신효가 싱긋 웃었다.

무료란 말에 카푸스틴이 싱긋 웃었다.

"그런데 그전에 한 가지를 알려 줘야 해."

"연주 수준?"

"그건 저번에 확인했어."

"그럼?"

"네 이름이랑, 전화번호."

혜소가 폰을 내밀었다. 카푸스틴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바빠서 시간이 안 될 때, 연락해야지."

"아...여기"

폰을 받은 카푸스틴은 연락처를 입력하고 돌려주었다.

'주서란'


쉬는 시간이 끝나고, 혜소가 다시 무대로 올라갔다.


"서란 씨, 혜소가 누군지 모르죠."

"알아요. 쟤잖아요."

신효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맞아요. 쟤예요."


건반 위에 손가락이 차분하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선율의 발자국이 귓속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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