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연재 중
제주 중산간 촌 마을에서 삽니다.
25화
실행
신고
라이킷
82
댓글
38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시안
Dec 16. 2024
배달의 신도 버린 우리 동네에 돈까스 집이 생겼다.
동네 식당들 망한 역사를 지켜본다.
라면하나 사려면
마트까지
차로 10분 달려야 하는 곳,
짜장면, 치킨 배달 1도 안되는
배달의 신도
버린 중산간 시골 동네.
지금으로부터
15년전,
그런
시골 우리
동네에서
내 친구가 용감하게
쌍팔년도적 옛날식
돈까스 집을
오픈했다
.
나는
두눈이 번쩍 뜨이고
천지
개벽할만한
실로
창의적인
아이템이라
생각했
다
.
집에서 무릎나온 츄리닝
바지를
입고
쓰레빠를
신고
찍찍찍
끌며 걸어나가
5분만에 당도할수 있는
돈까스
집이라니!
게다가 고소한 크림
스프도 나오는
옛날
돈까스
집이었다
.
주여.
이거시 진정 배달의
신
도
버린
우리
동네에 벌어진 일이란 말입니까.
나는
내
돈까스
를 책임져줄
내 친구에게
쌍
엄지를
치켜
올려
친구와
돈까스
를 찬양함과 동시에
속으로는
진지하게
걱정을
했다.
와 씨.
우리 동네에서 돈까스 집을 차린다고?
(가로 열고,
금방 망하는건 아니것지?
가로 닫고)
내가 사는
동네는
동네라 부르긴해도
드넓은 초원들이 좌.우.앞.뒤에 포진해있고
여기 시골 집 몇 채
수십미터 떨어져
저기 시골 집 몇
채들이
모여있다
.
본 동네에서
아주우 머어얼리 떨어져있는
가구수 몇 안되는
사이드
동네인 것이다.
그러한
동네
입구에도
국도 2차선
길가에
식당 몇 개가
성업을 이루고 있었다.
그
식당들은 주로 한자리에서
할머니에게
서 딸로 다시 딸에게서 손주에게로
바톤을
넘기
며
수십년 장사를 해온
오래된
식당들이었는데
시골에서
흔한
국밥. 산채정식.같은
것들을
팔았다.
내
친구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 터줏대감들 같은 식당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용감하게
돈까스 집을 차린것이다.
돈까스 집.
돈까스 집이라해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있는
도시냄새
나는
식당은
아니었다.
그 곳
내부는
국밥집이나 어울릴법한
분위기였
다
.
식당
오픈을
준비할적에
그렇지 않아도
돈이
없던
내 친구는,
리모델링하느라
없는
돈을
까
먹기
싫어서
국밥집하다가
망한
식당
내부를
그대로
이어받아
그
식당에서
돈까스를 팔았다.
기름때 묻은 벽이
지난
세월을
말해주
는
,
수만년 된 손때가
묻어있고
과거
국밥을
올려놓던
식탁위에
놓인
색깔 고운 크림 스프와
납짜아악한
옛날
돈까스!
보라.
내
친구의 무대뽀다운 추진력을!
요즘 말로 좋게 표현하자면
레트로 감성이요
,
속되게 표현하자면
완전
촌발날리는
시골
돈까스 집이었던 거다.
내
친구는
개업전
먼저
오랫동안
옆
터줏대감 식당들의
단골 무리를 분석했다.
그 식당들 주고객층은
관광객은 가뭄에 콩나듯
했고
동네 주민들이 많았다.
밭에서 김 매다가 점심 끼니 때우러 온
이
들
귤밭에서
귤따
다가 무리지어 밥 먹으러 온
이
들과
근처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다
흙투성이가 된 채
오늘은 또 뭘 먹냐.하며
맨
날
뻔한
점심
메뉴
로
고통받는 자들
이었다.
주 고객층에 대한 분석이 끝나자
친구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떠올렸다.
그
들은
현장
일을 하느라
흙투성이
인고로
도시 식당마냥
반짝 반짝
고급진
내부를
보통은
부담스러워
한다는
걸.
돈까스가 먹고 싶어도 선뜻 가게로
들어
오지 않을꺼라는
사실을
말이다.
내 친구는
동네
토박이였으므로
본인이 그러한 고객층이었던 과거를 회상하며
칼같이
내린
분석은
꽤
정확했
다.
실제로도
그랬고
.
터줏대감 식당들 주 고객들은
흙먼지속에서
일을
하다가
멈추고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얼릉
점심
한끼
후딱
해치우고 다시
일하러 가야할
사람들이었다
.
경양식을 파는
고급진 식당 내부는
오히려
그들이 부담스러워
했고
국밥집같은 시골갬성 충만한
돈까스
집을
아주 좋아했다.
(
맞네
.
그
게 되네.)
그리하야
,
그런 이유를
들
며
국밥집 망한 자리에 그대로 들어앉은 돈까쓰 집.
친구는 영리했고
시골
동네
토박이만이 볼수있는 시각은 정확했다.
부담없이 적당히 허름한 국밥집같은
외부에
간판만 옛날
돈까스
.를 써서 바꿔달은
친구네
돈까스
집은
오히려
문전 성시를 이루었다
.
손님들 역시 이 시골
동네에
새로 생긴
식당
의
참신한 메뉴
돈까스
를 좋아했다.
시골
동네에 생긴
돈까스
집이라는것은
그들 눈에도 보고도 믿기어려운 일이어서
만원짜리를 들고 몸소 방문하야
스프를 한술 떠 빨아들이며
바삭거리는
돈까스
를 입에 넣고 씹은 후에야
이건 꿈이 아니라
현실로 벌어진 일임을 깨달았다.
식당 외관은
딱 망한 국밥집 모드였으나
친구가 내놓은
돈까스
는
굉장히
훌륭했다.
그중에서도
친구가 직접 만든 크림 스프와
돈까스
에 끼얹는 소스는
농담이 아니라 정말 기가 막히도록 맛있었다.
맛이 아주 고급졌다.
돈까스
를 사먹어야 할
나를 위해서라도
내 친구네
돈까스
집이
금새
망하는 비극이 일어나면 안되었기에
나는
동네 나팔수를
자청하며
만나는 사람마다
친구네
돈까스
집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간
증했고 전도했다.
점심때 지인
들이 우리 집에 놀러오는 날이면
,
우리 동네에도 무려!
걸.어.서 당도할 수 있는
돈까스
집이 있다는걸 자랑스러워하며 말했다.
우리
돈까스
머그자
.
우리 동네도
돈까스
집 있다?!
우리 집 첫째와 둘째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 집 아이들은 그 돈까스 집의
가장 충실한 단골이자 홍보 담당이었다.
돈까스
집이 처음 생겼을 당시
친구들에게
가슴을 내밀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야!
우리 동네에도 돈까스 집 생겼다!
그 말을 들은 학교 친구들은 집으로 돌아가
엄마손을 이끌어 돈까스 집을 찾았다.
친구들이 놀러오면 그 친구들에게
,
간만에 지인들이 놀러오면 그 지인들에게
,
나는
돈까쓰 집으로 인도하여
이틀에 한번 꼴로
손님 대접을 했다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친구네
돈까스
집 문턱을 넘나들었다.
이러다
돈까스
를 너무 많이 먹어서
돈까스
독이
올라
죽는건 아닐까 걱정
하면서 말이다.
그랬던 돈까스 집이 문을 닫았다
.
닫았어
.
닫았다고
.
장사가 안되서 망한거냐
.
천만에!
아니다
.
장사는 완전 잘 되고 있었지만
친구가 태생적으로
저질 체력이라
식당이 잘된고로
너무 힘들어서 쓰러진 후에
눈물을 머금고 문을 닫은거다.
이건 망한거와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
친구네 돈까스 집이 문을 닫았을 때,
흥하다 망했던지
망하다 결국 진짜 망해버렸던지간에
우리 집 돈까스 홍보 담당자 2인은
그 소식을 접한 날
약 한시간 사십오분정도 울었다.
진짜다.
이모네 돈까스집이 망했다는 소리에
진짜 소리내어 통곡을 했다.
우리 애들이
이모네 식당이 망했다고
한시간 사십오분동안 울었다.라고
전했더니
친구는 우리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
스프를 끓이고 샐러드와
배터져 뒤진다. 돈까스 같은
크기의
대형
돈까스를 튀겨
아이들을 대접하여 최애 단골들에게 보답했다.
그 자리에 또 새로운 식당이 문을 열었다.
같은 자리 식당 바뀐걸로 치면
차암
역사가 깊다.
설렁탕집 망함
.
고기 정식집 망함
.
국밥집 망함.
친구네
돈까스 집 흥했었으나 망함
.
머.
그런.
우리 동네
식당들의 눈물나는 망한 역사가 있다.
돈까스 집 뒤를 이은
식당은
여느
시골 식당답게
찌개도 팔고
산채정식도 팔고
순두부도 팔고 한다.
새 식당이 오픈할적에
식당 새
주인은 동네를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찾아
개업을 알리면서
동네 사람들 다
오셔서
부디.
무료 시식해달라고
했다.
돈까스를 상실하여 크게 상심한
나는 안갔다.
안갔어
.
친구네 돈까스 집
이 문을 닫고
새로운 식당이 문을 때에
나는 저
식당 자리가
도대체 몇 번이나 주인이 바뀌나보자
.
하며
눈에 불을 켜고
지켜봤다
.
20년동안 내가 지켜본것만 해도
5
번째 개업이었다
.
돈까스 집 뒤를 이은
찌개
집은
10년을 이어가며 아직 잘 하고 있다.
저 식당만큼은
천년 만년 대를 이어가며
성업하길 바라며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감자 튀김 스마일한 입에 피처럼 짜 묻힌 케찹을 보라!
keyword
돈까스
우리동네
Brunch Book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
연재
제주 중산간 촌 마을에서 삽니다.
23
이 새벽에, 마당에 들어온 송아지라니!
24
새벽에 홀로 깨어 무념무상 바느질을 한다.
25
배달의 신도 버린 우리 동네에 돈까스 집이 생겼다.
26
산책길에서 만난 소들과 노는 법은 이렇다.
27
유성우가 쏟아지던 밤.마당에서 별똥별을 보았다.
전체 목차 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