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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Aug 13. 2021

골프와 위스키의 상관관계

스코틀랜드의 유산 골프와 위스키

코로나가 시작되고 인기가 높아진 스포츠가 있다. 바로 골프다. 실은 1990년 대 후반부터 전세계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골프의  인기는 줄고 있었다. 너무 어렵고, 시간도 들고, 비용도 많이 드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넒은 야외에서 사람과의 접촉을 덜하면서, 해외여행 등에 투자하지 않는 비용으로 골프라는 스포츠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규 방송에서 골프 관련 예능까지 만들 정도니 말이다.


흥미롭게도 이 골프는 위스키와 연관이 많다. 둘 다 기원이 스코틀랜드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골프의 기원은 세 곳이다. 네덜란드와 중국, 그리고 스코틀랜드다.


명나라 화가 두근이 그린 ‘사녀도(仕女圖)’.  여인들이 골프와 유사한 채와 공을 가지고 ‘추환(?丸)’이라는 이름의 경기를 하는 중. 채를 들고 있는 캐디로 보인다는 설도 있다.


골프의 기원은 3가지 주장이 있다

1. 네덜란드 : 풋골펜이라는 스포츠에서 왔다는 설. 네덜란드에서 스코틀랜드로 골프공을 수출했다는 서류가 발견되어 유력한 기원지로 평가받고 있다.


2. 중국 : 원나라 시절의 환경(丸経)이라는 문헌에 추환(捶丸)이라는 경기를 기원으로 한다는 것. 추환에 따르면 골프 경기가 중국 5대 10국 시대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한다.


3. 스코틀랜드 : 양치기가 심심할 때 양을 관리하는 막대기로 작은 돌 등을 치면서 산토끼 및 두더지의 굴에 넣으면서 놀았다는 이야기다.




이 중에서 현대의 골프와 가장 유력하다고 보는 것이 바로 스코틀랜드 스토리. 1457년 스코틀랜드의 왕 제임스 2세가 골프에 빠져 궁술의 연마를 게을리하는 귀족들 대상으로 골프 금지령을 내린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스코틀랜드의 첫 번째 골프 기록으로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금은 고급 스포츠처럼 보이지만 종교개혁 시에는 민중의 오락으로도 널리 퍼지기도 했다.


1750년,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Edinburgh)와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세인트 앤드루스(St Andrews)에 퍼지면서 골프 클럽이 생기고,  당시 세인트 앤드루스(St Andrews)의 골프장을 영국 왕 윌리엄 4세가 '로열 앤드 에인션트 골프 클럽 오브 세인트 앤드루스(The Royal & Ancient Golf Club of St Andrews)'으로 명명하면서 이곳이 성지가 되었다. 현재 전 세계 골프 룰을 관장하고 있다고 한다.


원조 골프장이라고 불리는 스코틀랜드의 The Royal & Ancient Golf Club of St Andrews의 클럽 하우스. 출처 위키미디어

이후 스코틀랜드의 이주민들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골프를 알렸고, 1860년, 세계 최초의 골프선수권대회인 브리티쉬 오픈이 시작되기도 했다.


참고로 중국 기원설역시 나름의 설득력이 있다. 골프 클럽도 다양했으며, 홀에 넣는 것도 있었다. 다만 현대로 이어지지는 않았기에 크게 인정을 받고 있지는 않다.

골프 경기가 18홀이 된 이유

흥미로운 것은 왜 골프가 18홀이 되었냐라는 것이다. 정설은 세인트 앤드류스의 코스는 원래 11홀을 왕복하는 코스인 22홀이었다. 1959년에 시에 의하여 2개 홀이 폐쇄되어 18홀이 되었고, 이것이 표준이 되었다는 것. 하지만, 여기서 위스키와 아주 깊은 관계를 가진 설도 존재한다. 바로 골프를 치면서 위스키를 같이 마셨다는 것.


골프는 야외 스포츠다. 그리고 서서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코틀랜드는 상당히 추운 곳이다. 그래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자 위스키를 마셨고,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는 1홀 당 1.5온스(42ml) 정도는 마셔야 했다. 그리고 18홀이 되었을 때, 750ml의 위스키가 다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위스키를 모두 마신 시점, 즉 18홀에서 멈췄다는 설이다. 다만 포켓용 위스키는 320ml였는데 18홀을 돌기에는 양이 너무 작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내용에 신빙성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위스키 탄산수 하이볼과 골프

또 하나 위스키와 골프가 연관이 있는 것이 바로 하이볼이다. 현대의 하이볼은 위스키 탄산수를 일컫는 말. 가볍게 도수를 낮춰 생맥주처럼 즐기는 위스키 칵테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하이볼의 어원 중 하나는 미국 서부 시대에 볼이 올라가면 기차역 바 손님들이 기차를 타려고 시켜놓은 위스키에 탄산수를 타 빨리 마신 데서 유래했다는 설,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골프다. 역시 위스키를 마시는 타이밍인데, 공을 높게 올렸을 때(high Ball) 떨어지기까지 비교적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이 위스키를 마시는 절호의 타이밍이라는 이름으로 하이볼이라는 어원이 붙었다는 스토리다.

생맥주처럼 마시는 하이볼. 출처 짐빔산토리코리아


골프가 18홀이 된 이유, 그리고 위스키 하이볼의 스토리가 골프와 연관되어 있다는 부분은 흥미롭다. 물론 하나의 스토리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 하나하나가 골프나 위스키, 나아가 술 문화에 있어서도 다양한 생각의 확장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본다. 단순히 술을 먹고 마시고 취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스토리와 이어진다면, 과음도, 숙취도 적어지는 '대화가 중심'이 된 문화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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