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낭독으로 나를 만나는 시간’, 줄여서 ‘낭만시간’.
이름 그대로, 낭독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감각을 깨우는 낭만적인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이번에는 매주 월요일 저녁 온라인 모임을 진행하며, 4개월 동안 더욱 내실 있게 운영해 보기로 했다.
두근거리는 선생님들과의 첫 만남!
화면 속에는 여덟 분의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자기경영노트 OT 때 낭독 동아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던 분, 지난 학기 ‘낭랑한 하루’ 멤버의 추천으로 오신 분, 하계 워크숍 동아리 발표를 보고 ‘이건 꼭 해야겠다’며 신청하신 분도 있었다.
책을 쓰신 분도 절반이 넘었다.
멋진 분들과 함께 목소리를 나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첫 모임 날, 화면 너머로 긴장과 설렘이 섞인 목소리가 전해졌다.
한 시간 반의 낭독을 마치고, 우리는 소감을 나누었다.
“낭독은 그냥 읽는 게 아니네요. 말맛을 새롭게 느꼈어요.”
“두 번째 읽을 때는 확실히 변화가 느껴졌어요.”
“차차쌤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모임을 선택한 저를 칭찬하고 싶어요.”
“중간중간 오디오북 듣는 줄 알았어요.”
“앞으로의 시간이 너무 기대돼요.”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에 나도 놀랐다.
우리는 매주 월요일 저녁, 줌으로 만나 ‘낭독’과 ‘나’를 진하게 마주했다.
내가 배운 것을 나누는 일은 즐겁고 감사했다.
그와 동시에, 누군가를 이끈다는 것은 어렵고 책임이 따르는 일이기도 했다.
때로는 나의 부족함도 확인했지만, 모임을 준비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녹음 파일을 들으며 피드백하는 과정을 통해 나 역시 성장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낭독에 귀 기울이는 일은 그 자체가 배움이었다.
그리고, 각자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여정은 나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4개월 뒤, 우리는 온라인 낭독회를 열었다.
화면에는 서른 명 남짓한 분들이 우리를 응원하러 와주셨다.
식전 음악이 흐르고, 오프닝 멘트를 건네며 마치 라디오 DJ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함께 걸어온 낭독의 여정을 나누는, 축제 같은 밤이었다.
선생님들은 각자의 이유로 낭독을 시작했다.
우연이든, 권유든, 혹은 마음속 오래된 소망이든 —
출발점은 달랐지만, 모두가 목소리를 통해 자신을 만나게 되었다.
여덟 가지 낭독 이야기
#1. 우연에서 운명으로
선배 교사의 정년 퇴임식에서 우연히 맡게 된 시 낭독.
처음엔 당황과 떨림뿐이었지만, 도움을 구하고 스스로 연습하며 순간에 몰입하자, 마음을 다해 읽는 일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게 되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시작된 낭독은 이미 운명이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낭독을 즐기며 행복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2. 나만의 목소리를 찾다
늘 다른 사람의 목소리만 듣던 그녀는 낭만시간을 통해 처음으로 자기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처음엔 성우처럼 읽으려 애썼지만, 점점 깨달았다.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는 ‘자기다운 목소리’라는 것을.
이제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를 더욱 아끼고 가꾸며, 언젠가 자신의 책을 직접 오디오북으로 녹음하길 꿈꾼다.
#3. 낭독은 또 하나의 놀이
아이들과 놀며 배우는 유치원 교사인 그녀에게 낭독은 또 하나의 놀이였다.
텍스트를 말로 옮기고, 그 소리를 듣는 과정에서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이제 낭독이라는 놀이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림책과 동시를 읽어줄 수 있어 기쁘다는 그녀.
앞으로도 낭독이 삶의 즐거운 놀이로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
#4. 내 목소리와 친해지다
어릴 적 성우를 꿈꾸던 그녀는 늘 ‘목소리로 하는 일’을 동경했다.
하지만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수록 꿈은 점점 멀어져 갔다.
그녀는 낭독을 통해 오랜 꿈을 다시 마주했다.
잘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힘을 빼자, 비로소 편안한 목소리를 찾게 되었다.
이제 단어와 문장에서 느낀 정서를 목소리에 불어넣으며 자신만의 낭독을 만들어가고 있다.
#5. 낭독의 문을 열다
그녀는 매일 밤 두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 엄마’이자, 매일 아침 학급에서 ‘듣는 독서’ 시간을 운영하는 교사다.
집에서는 동화를, 학교에서는 그림책과 명작을 낭독하며 아이들의 하루를 이야기로 채워왔다.
하지만 자신의 목소리는 늘 마음에 들지 않았다.
4개월간의 낭독 동아리 활동을 마친 후, 그녀는 말했다.
자신에게 ‘낭독의 문’ 하나가 생겼다고.
이제 스스로 열어 둔 문밖으로 한 발을 내디딘다.
#6. 낭독이 건넨 치유의 소리
그녀의 낭독에 대한 기억은 중학교 시절 국어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책을 잘 읽는 건 ‘틀리지 않고 읽는 것’이라 믿었기에 글자 하나, 발음 하나 틀릴까 봐 늘 긴장했다.
하지만 낭독을 배우며 새로운 경험을 했다.
유난히 지치고 마음이 힘들었던 어느 날, 가방에서 『긴긴밤』을 꺼내 소리 내어 읽었다.
이야기 속 인물과 감정에 몰입하며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동안,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 느꼈다.
그녀에게 낭독은 ‘치유의 소리’가 되어주었다.
#7. 낭독이 가져다준 세 가지 선물
그녀는 낭독을 만나 라디오 방송 진행자라는 어린 시절의 꿈을 다시 떠올렸다.
처음엔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게 어색했지만, 꾸준히 다듬으며 자신만의 목소리 악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시작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도 더 귀 기울이게 되었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로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싶다.
#8.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교사, 작가로 바쁘게 살아가던 그녀는 낭독을 통해 오랜만에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처음엔 낯설고 어색했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일은 기분 좋은 일상이 되었다.
목소리는 언제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비춰주었고, 덕분에 몰랐던 자신의 내면을 더 빨리 알아차리게 되었다.
이제 그녀에게 낭독은 지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만나고 사랑하는 시간이다.
낭독은 이렇게 각자의 삶에 작은 변화를 일으켰다.
축제 같은 밤이 지나고도, 선생님들의 낭독 여정은 멈추지 않았다.
그중 네 분은 낭독을 더 깊이 만나기 위해 심화 과정을 이어갔다.
우리의 '낭만시간'은 한 번의 경험으로 스쳐 지나가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지금도 각자의 삶 속에서 저마다의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 낭독하는 사서교사가 추천하는 책
이지현 『마음, 소리 내어 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