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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함께하는 별빛 낭독토크쇼!

『내 핑계는 천문학이야』 조승현 작가와 함께

by 차차

그날의 제안은 조금 특별했다.


“『내 핑계는 천문학이야』로 낭독회를 해보면 어때요?”

제목을 듣는 순간, 고맙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 책의 저자는 다름 아닌, 나의 오랜 친구이자 혈육인, 동생 '조승현 작가'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천문대에서 10년 넘게 아이들에게 별 이야기를 들려주며, 브런치 작가로 꾸준히 글을 써온 그는 어느새 네 번째 책을 낸 유쾌한 이야기꾼이 되어 있었다.


처음엔 조금 망설이기도 했다.

“천문학 에세이로 낭독회를 한다고요?”

그러나, 곧 생각이 바뀌었다.

천문학이라는 렌즈를 사용했을 뿐이지, 결국은 유쾌하고 다정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선하고, 재미있는 시도가 될 것 같았다.


우리는 가정의 달 5월,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별빛 낭독토크쇼’를 기획했다.

작가와 책에 대한 애정, 그리고 든든한 다채로음 멤버들이 있어 준비하는 동안 참 신나고 설렜다.

이번에는 작가를 가장 잘 알고 소통이 수월한 내가 진행을 맡게 되었다.

너무나 떨리는 일이었지만,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하고 용기를 냈다.


사전 미팅에서는 ‘이 작가라서, 이 책이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을 짰다.

말의 흐름이 자연스럽도록 진행 대본을 여러 번 고쳤고,

식전 음악과 배경 사진, 낭독 중간에 들어갈 음악까지 —

어느 하나도 대충 고르지 않았다.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그리고, 참여자들이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주인공’이 되길 바랐다.



행사 당일, 화면 너머로 하나둘씩 사람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식사는 하셨나요?”

밝게 인사를 건네며 낭독회의 문을 열었다.

“오늘 낭독회 같이 즐길 준비되셨나요? 준비되셨으면 머리 위로 동그라미 한번 해볼까요?”

줌 화면 곳곳에서 환한 얼굴들이 동그란 손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 낭독회가 정말 ‘별빛’처럼 반짝이며 시작되었다.


나의 프롤로그 낭독으로 책의 첫 문장을 열고, 이어서 작가를 소개했다.

“천문학이라는 렌즈로 일상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조승현 작가님, 나와주세요!”

화면 속 동생의 얼굴이 나타나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졌다.




이날 낭독회는 책의 네 장에서 한 꼭지씩 낭독하고, 그 뒤로 작가와 짧은 토크를 이어가는 형식이었다.

「고집 한 톨 정도는 괜찮잖아」, 「통장은 비었어도 실패는 우아하게」, 「연수를 떠나야 사는 사람들」, 「너희들이 내 우주야」 —

제목만으로도 이미 인생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했다.


낭독이 끝날 때마다 작가와의 대화가 이어졌고,

참여자들은 채팅창을 이용하거나 직접 손을 들어 참여했다.

“지금 가족과 함께 듣고 계신 분들은 머리 위로 동그라미 한번 만들어주세요!”

엄마 옆에서 동그라미를 그리는 어린이들의 모습에 모두가 미소 지었다.


“가장 보고 싶은 천문현상은 무엇인가요?”

오로라, 은하수, 개기일식, 별똥별…

다양한 답들이 채팅창을 수놓았다.

화면에는 웃음이 번지고, 별빛 같은 대화가 피어났다.


작가가 직접 촬영한 개기일식 영상을 함께 보며 감탄하기도 하고,

2035년 9월 2일 고성에서 펼쳐질 개기일식 소식에 마음이 설레기도 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순간은 마지막 낭독이었다.

“쌤은 천문학도 좋아하고 가을도 사랑하지만, 너희가 제일이야.
너희들이 내 우주야.
정말이다. 아이들이 곧 우주다.”


유윤희 낭독가의 목소리가 끝나자 박수가 쏟아졌다.

천문학과 아이들, 그리고 삶을 향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조승현 작가님의 유쾌한 천문 에세이 덕분에

우주와 일상, 그리고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이번 낭독토크쇼에는 무엇보다 ‘나의 찐 가족’과 ‘가족 같은 다채로음 멤버들’이 함께해서 더욱 특별했다.

처음으로 부모님께 내 낭독을 들려드릴 수 있었던 것도 의미 있었고,

AI 낭독을 좋아하던 동생에게 ‘사람의 목소리가 가진 온기’를 전할 수 있었던 점도 뿌듯했다.

관객과 함께한 OX 퀴즈, Q&A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그 밤을 나는 오래 기억할 것이다.


R&B 하는 크러쉬처럼,
조승현 작가님도 천문학과 일상을 연결하는 유쾌한 글을 계속 써주세요.
앞으로의 행보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천문학은 쪼쪼쌤, 낭독은 차차쌤입니다. :)




▼ 낭독하는 사서교사가 추천하는 책

조승현 『내 핑계는 천문학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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