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해는 뜨고 알람은 울리고 저는 일어났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어제와 다름없는 하루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북적이는 출근길을 지나 업무가 잔득 쌓인 자리에 앉아 일을 시작하겠지요. 전업주부라면 어떨까요? 집안일이 잔득 쌓인 아침의 모습에 ‘또 시작이다..’를 말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러나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제와 같은 아침이었지만 전혀 어제와 같지 않은 아침을 맞이했답니다. 단순해진 살림덕분에 홀가분한 아침을 말이에요.요즘은 왜 진작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지 않았었나를 살짝 후회할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것을요.
그런 저희집에는 냉장고, 에어컨, TV를 시작으로 침대, 책상, 의자 등 많은 물건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저만의 물건과 가족들의 물건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단순하게, 홀가분하게 사는게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게 무슨 미니멀라이프야?’
‘어떻게 미니멀라이프를 산다고 하는거지?’
‘도대체 머가 홀가분하다는 거냐고?’
많은 분들이 이런 의문을 품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처음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했을 때 그랬으니까요. 바로 미니멀라이프의 애매한 뜻 때문에 말이죠. 최소한의 물건으로 사는 삶이라니. 정말 좋은 말은 맞습니다. 진짜 딱 맞는 얘기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우리는 모두 다르잖아요. 매일 같은 모습으로 사는 거 같지만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요. 생활하는 거, 생각하는 거 모두가 말이에요. 그렇게 미니멀라이프도 각자에게 맞는 방식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처음엔 저도 이해하지 못했어요. 미니멀리스트라면 사사키 후미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유루리 마이( 우리집엔 아무것도 없어의 저자), 이나가키에미코( 퇴사하겠습니다의 저자)처럼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미니멀라이프를 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책상만 봐도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보기에도 정말 많은 물건들이 올려져 있거든요. 개수를 세워 본다면 아마도 생각보다 더 많은 물건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전 미니멀리스트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답니다. 이 모든 것들은 모두 필요한 물건들이거든요.
그래도 이거 하나는 꼭 지키고 있답니다. 바로 책상위에 남길 물건을 정하는 일이에요. 책상 사용을 마친 후에는 정해진 물건외에는 모두 서랍장안에다 넣어준다네요.이런 저도 책상이나 식탁위에 물건들을 놓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미니멀리스트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믿었거든요. 매일 사용하는 물건이라도 말이에요.
물론 가족과 함께 사용하는 식탁같은 공간이라면 꼭 그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 혼자 쓰는 공간이라면 어떨까요? 책상처럼요. 특히 무게가 꽤 나가는 노트북과 스탠드 같은 물건들을 매일 사용할때마다 꺼내었다가 다시 넣는 일을 반복하는 건 좀.
그렇다고 맞다 틀리다를 정의 내릴 수는 없을겁니다. 누구에게는 맞을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틀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게 나라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는 있는 거잖아요. 그렇게 저는 책상 한쪽을 내주었지만 편한게 잘 사용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미니멀라이프라는 삶의 방식은 참 여러 가지입니다. 자신만의 최소한의 물건을 결정하면서 말이죠. 그 짧은 뜻 하나에 말이에요.
그러니 각자의 미니멀라이프의 삶을 찾는건 조금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미니멀라이프라는 삶 자체가 힘들어서 할 수 없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이렇게 살아도 저는 무척이나 단순하고 홀가분하게 살고 있으니까요.
'나는 그래서 미니멀라이프가 좋더라..'
세상에는 집안일뿐만 아니라 많은 힘들고 어렵고 벅찬 일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그런날들이 없을 줄 알았거든요. 특히 부모님이 돌아가셨던 그날, 두 아이들을 혼자 키우게 되던 그날이 말입니다. 상심 그 자체를 넘어 나를 놓게 되는 순간까지 올 수 있던 상황이었다는 거.
누구에게나 한번쯤 이런 일은 찾아올 수도 있다는 걸 그때야 깨달았어요. 다행인건 그때 제 옆엔 미니멀라이프가 있었다는 겁니다. 다시 또 물건들을 비우며 저를 일으켜 세운던 그날에도 말입니다. 그렇게 물건들을 비우며 살아내야 한다고, 버텨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온 거 같습니다. 저에게는 소중한 두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 말이에요.
여전히 사는게 참 힘들다는 생각을 하며 삽니다. 그러나 그 삶안에는 단순해진 생활과 홀가분한 마음을 한가득 채워 놓았기 때문에 더 이상 아프지도 않고요. 버틸수도 있답니다. 이게 제 미니멀라이프라고요.
알아요. 미니멀라이프라는 삶은 편하게 사는 것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거. 살아가면서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을요. 그래도 무조건 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라면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너무도 힘들고 벅찬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이라면 미니멀라이프라는 삶을 배워가보는 것도 좋을 듯 싶은걸요. 지금의 제 삶이 단순해지고 홀가분해졌듯이 이제는 당신의 삶이 그럴 차례라고 생각하니까요.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조금 더 단순해지고 조금더 홀가분해지길 바랍니다.당신도 할 수 있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