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밤 다이어리를 쓰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예전 같았음 꿈도 못 꿀 일인데도 지금 전 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저의 취향이 되어가고 있는 밤이 있는 삶. 모두 미니멀 라이프 덕분입니다. 물건을 비우지 않았다면 오지 않았을 삶, 비움 덕분일 거예요.
그런 저에게도 살아가면서 하기 싫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해야 하는 일, 바로 집안일이었어요. 그중에서도 주방일이 제일로 싫었다는 거.
두 아이를 키우며 일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집안일은 정말 크게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더군다나 무척이나 게을렀던 저에게는요. 그러나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지금, 집안일에 대한 큰 부담은 줄어들고 오히려 찾아 하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집안을 둘러보다 식탁 위에 물병이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예전의 저였다면 나중에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그냥 지나쳤을 겁니다. 거기서 끝나면 다행이었겠지만 그러지 않았을 거예요.
방에 있는 아이들을 불러내 치우라고 잔소리를 퍼붓었을 겁니다. 아이들 역시 엄마의 잔소리에 짜증이 날 거고요. 안 봐도 눈에 훤합니다. 결국 이렇게 미뤄놓은 일들은 스트레스를 불러오겠죠?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누가 꺼내 놓았건 상관없이 물병을 냉장고에 넣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이런 일들이 하나도 귀찮게 느껴지지 않거든요.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요. 그저 눈에 보이면 제자리에 갖다 놓는 거죠 머.
사실 저희 집에는 이런 일들이 수시로 일어납니다. 미루기 대마왕들이 살고 있어서 그런가바요. 물건을 쓰고 난 후 제자리에 놓기를 잘 못하니. 유치원에 다시 보내고 싶은 적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나니 가벼워진 살림과 단순해진 집안일 덕분에 수월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즐겁게 해 낼 수 있을 정도로 몸과 마음에 여유가 철철 넘치네요. 이러니 안 치울 이유가 있을까요? 그렇게 미니멀 라이프 덕분에 일석이조 아니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답니다. 특히 비움을 통해서요.
하루는 딸아이와 함께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갔습니다. 요즘엔 주로 인터넷으로 구입을 많이 하지만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갑니다. 가끔 눈으로 직접 보고 나서 구입하고 싶은 것들이 있거든요.
마트 안을 구경하던 그때 평소 그릇에는 관심도 없던 제가 진열되어 있던 샐러드용 접시 하나를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생뚱맞다고는 생각했지만, 나 이거 참.
장보기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온 저는 그제야 이 접시가 정말로 필요한 물건이었나를 묻고 있었습니다. 어이가 없어 웃긴 했지만 한 번씩 이러는 제가 참 바보스럽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새로 들인 접시 대신 자주 쓰지 않는 그릇 하나를 비웠다는 거예요. 이것이 바로 비움의 효과가 아닐까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최소한의 물건이 얼마만큼인지. 사람들의 삶은 모두 다르고 각자가 느끼는 홀가분함도 다를 텐데. 하긴 시작은 첫눈에 반한 빈 공간에, 그들처럼 되고 싶어서 따라 한 거긴 합니다만.
시간이 흐르고 저만의 미니멀라이프가 만들어지면 분명 알게 될 겁니다. 저에게 최소한의 물건이 얼마만큼인지. 그때까지 열심히 미니멀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얄밉게도 전 이제 집안일로 바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를 위한 자기 계발로 인해 바빠지기 시작했어요. 나름대로의 취향이라고나 할까요? 이렇게 살아보니 꽤 행복하기도 하고요.
대부분 가족들의 취향대로 맞춰가며 살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일하는 엄마들에게는 특히 더 비움 아니 미니멀 라이프가 필요하고요.
사실 따지고 보면 취향이 뭐 별거인가 싶기도 하네요. 내게 필요한 물건들과 같이 하는 삶. 내가 즐거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삶. 그것이 바로 내 취향대로 사는 거잖아요. 그런데 안 살 이유가 있을까요? 그래서 전 오늘부터 여러분의 취향 가득한 삶을 응원하겠습니다.
지금 당신의 주위를 둘러보세요. 필요가 없음에도 자리만 차치하고 있는 물건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그거 딱 1개만 비워보세요. 아마 내일은 2개를 비우고 싶어 질걸요. 당신에게도 비움의 효과 아니 미니멀 라이프의 효과가 시작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