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다는 것의 의미
단순함의 승리
<다시, 야구장>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눈은 야구장을 향하고 있었지만, 눈에 초점은 없어 보였는지, 본부장님이 어깨를 살짝 부딪치시면서 물어보셨다.
“네? 아, 아닙니다.”
본부장님의 질문은 매우 단순했는데, 답을 찾는 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상이 던지는 질문은 매우 단순한데, 답을 찾는 내 머릿속은 항상 복잡했다.
쉽게 생각하고 단순하게 풀면 될 것을, 어렵게 생각했다.
그랬다. 바로 떠올랐던 생각이 맞았는데, 그렇게 쉽지는 않을 거라며, 오히려 돌아갔다.
가까운 사이는 말 그대로 가까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몇 번을 꽈서 생각했다.
무언가 많이, 그리고 오랜 시간 함께해야 하고, 특별한 것을 나눈 사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옆에 있는 사람이 가까운 사람인 것이다.
함께 있으면 모르지만 떠나면 소중함을 안다고 하는 것처럼, 가까이 있기에 의식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어릴 때도 그랬다.
보물찾기를 할 때, 선생님들은, 내가 예상한 곳은 안 숨겼을 것으로 생각하고 예상하지 않은 곳만 뒤졌었다.
계속 허탕을 치고 있는데, 친구들의 환호성이 들려왔고, 돌아보면 그곳은, 거의 내가 예상했던 장소였다.
그때도 그랬다.
그럴 리 없다며 나를 믿지 못했다.
때로는 단순함이 복잡함을 이긴다.
알렉산더 대왕이, 복잡해서 아무도 풀지 못했던,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단칼에 잘라버린 것도 단순함이 복잡함을 이긴 결과였다. 모두가 풀려고만 했을 때, 잘라버리는 단순함.
어쩌면 단순함은, 발상의 전환일지도 모르겠다.
포수가 잘 이끌어서인지 투수가 안정적으로 잘 던져서, 이번 회는 큰 무리 없이 잘 넘겼다.
투수가 안정을 찾은 것 같다. 한두 개의 공이 사인대로 들어가자, 던지는 모습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본부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영점을 잡은 것 같았다. 오랜 이닝을 던질 것 같은 희망이 보였다.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
나의 마지막 잎새.
가깝다는 것의 의미
같은 공동체에 있어도, 개인적으로 함께 한 시간에 따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수 있다.
한 직장에 있는 사람들은 하루 대부분을 같이 지낸다.
출장이나 워크숍 등으로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도 하고, 함께 숙박하기도 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있을 때는 주로 공통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
회사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라도 누구에게나 쉽게 오픈할 수 있는 정도의 것만 말하게 된다.
직원과 출장을 가거나 외근을 나가서 동행하다 보면, 평소와 다른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 안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무리에 있을 때 하는 얘기는 겉으로 드러나고 일반적인 이야기를 주로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대화하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마중물이 깊은 곳에 있는 물을 끌어올리듯, 개인적으로 대화하는 시간이 마중물이 되어, 속에 묻혀둔 이야기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어머니와의 관계나 아버지와의 관계, 결혼 생활과 육아 이야기, 꿈 이야기 등을 나누게 된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함께 있을 때, 보지 못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조금은 새롭고,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새롭고 낯선 모습을 본 이후, 한동안은, 새로 맞춘 안경으로 세상을 보는 느낌이다.
대부분은, 기존의 모습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보게 된다.
겉으로는 다르게, 마음이 깊고 많이 고민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보기 좋은 것이다.
공동체에서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좋다.
나를 이해시키는 방법도 비슷하다.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마음을 감추기보다,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서로가 이해의 교집합을 만들게 되면,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내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이다.
내 이야기를 먼저 꺼내면, 상대방도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패를 상대에게 보여주면서, 서로를 공감의 영역으로 불러들이게 된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은, 마음이 연결된다.
마음이 연결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먼저 이해하려고 하지, 비판하려고 하지 않는다.
공동체에서 나와 마음이 연결된 사람은 몇 명이나 될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