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초: 1점 홈런과 2타점 1루타의 가치 1

슬기로운 질문은, 작은 차이로 만들 수 있다.

by 청리성 김작가
아쉬웠던 한 고비

한 고개만 넘겼으면 됐을 텐데, 아쉬움이 가시지 않는 이닝이었다.

강판당한 투수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가장 많이 자리 잡고 있을까?

내야에 높이 뜬 공을 잡아주지 못한 3루수일까?

그 공만 잡았다면, 점수를 내주지 않고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공을 뒤로 빠트린 중견수일까?

그 공을 빠트리지 않았다면, 점수를 주지 않고 주자 1, 3루에서 조금 더 여유 있게 승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3점 3루타를 내준, 자신이 실수로 던진, 마지막 공이었을까?


앞에 실수가 있었지만, 이 선수를 아웃으로 돌려세웠다면, 1점을 내준 것에서 막았을 것이다.

불안하긴 했지만, 다음 이닝에서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수도 있고,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이번 공격에서 좋은 분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아쉬움이 남는 이닝이었다. 누구보다 당사자인 강판당한 투수가 가장 아쉽겠지만.


[캐스터] 네! 길고 길었던 2회 말이 지나고 3회 초를 맞이했습니다. 홈팀이 2회에 4득점에 성공하면서, 넉점 차로 여유 있게 앞서가게 됐습니다.

[해 설] 누구보다 길게 느낀 건 강판당한 투수일 겁니다. 운이 없었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네요!

[캐스터] 이번 이닝에는 원정팀도 따라가는 점수가 나와야 할 텐데요.


[해 설] 네! 맞습니다. 4점 차기는 하지만, 아직 초반이라 만회할 시간은 충분합니다. 다만, 따라가는 점수가 조금이라도 일찍 나오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타자들도 따라가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지고, 감독도 작전을 구사할 수가 있거든요! 점수가 너무 벌어지면 작전도 의미가 없어요. 1~2점 차는 기습번트나 보내기 번트를 댈 수도 있고, 치고 달리기나 도루를 시도할 수 있는데, 그 이상의 점수에서는 이런 작전을 쓰기 어렵거든요.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더 그렇습니다.


[캐스터] 네! 작전도 점수 차가 적어야 가능하다는 말씀이네요.

[해 설] 네! 맞습니다. 선수들한테 맡기는 것도 작전이라면 작전일 수 있겠지만요.



최소한의 점수

“야구 씨는 우리한테 필요한 최소한의 점수가 뭐라고 생각해?”

“네?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가 하는 일도, 작전을 쓸 수 있는 최소한의 점수가 필요하거든. 그걸 물어보는 거야?”

“최소한의 점수 차요? 작전을 쓸 수 있는…. 우리에게 작전이라고 하면, 본부장님이 계획하시는 큰 그림 뭐 그런 건가요? 계획? 에이 전, 잘 모르겠는데요?”

“어? 다 왔는데, 포기하는 거야?”

“다 왔다고요? 계획이요? 계획을 쓸 수 있는 최소한의 점수라….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최소한의…. 아, 모르겠어요.”

“뭐, 그 정도까지 온 것도 잘한 거야. 설명해줄 테니 잘 들어봐”


본부장님은 목이 타신 건지 아니면 설명하실 말씀을 정리하는 시간을 벌려고 하시는 건지, 컵에 남아있는 맥주를 입에 털어 넣으시고 입맛을 다시면서 말씀을 이어가셨다.
최소한의 점수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의지야! 하려고 하는 의지! 그것이 그대들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점수야.”

“의지가 점수라고요? 의지라. 잘 연결이 안 되는데요.”

“자, 잘 들어봐. 해설자가, 점수 차가 많이 나면 감독이 작전을 내리지 못한다고 했지? 선수한테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네. 점수 차가 많이 나면 감독으로서도 어찌할 수가 없다고 했죠?”

“그래! 감독이 어떤 작전이라도 낼 수 있으려면 최소한의 점수 차를 유지해야 하는 것처럼, 그대들도 의지를 갖고 업무에 임해야, 내가 어떤 전략이라도 세워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거야. 그대들이 의지가 없으면 내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성과를 내기 어려운 거지. 감독과 선수가 어우러져서 결과를 내는 것처럼.”


“아! 팀플레이의 중요성이네요?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접점으로 생각하면 될까요?

”오~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 그대들이나 나도 서로 어우러져야 성과를 낼 수 있는 거야. 야구의 승리를 단순히 어떤 선수나 감독, 코치의 역량으로 단정 짓는 것은 크게 잘못 생각하는 거야. 팀플레이에서 특별히 잘하는 누군가가 있기는 하지만, 그 사람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 그걸 명심해야 해!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강한 의지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 하하하!”




[캐스터] 네! 3회 초 첫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점수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선두 타자 출루가 중요합니다. 초구! 복판 스트라이크! 타자는 공을 지켜봅니다. 2구! 볼!

[해 설] 네! 가운데 중앙에서 떨어지는 볼이었는데 잘 참았네요!

[캐스터] 3구! 바깥쪽! 볼입니다. 투수가 볼 판정에 대해 어필을 하는데요?

[해 설] 네! 저 공은, 스트라이크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코스로 들어가기는 했습니다.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공으로 보입니다.

[캐스터] 타자가 어떤 코스로 공이 들어와도 꿈적도 안 하네요?

[해 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노리는 구종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점수 차가 이렇게 벌어진 상황에서 참는 걸 보면, 대단하네요! 보통은 급한 마음에, 스트라이크 비슷한 공이면 배트가 나가거든요!

[캐스터] 볼 세 개를 지켜본 타자가 이번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땅”


네! 쳤습니다! 쭉쭉 뻗는 공! 계속 날아갑니다! 담장! 담장! 담장을 넘깁니다! 홈런!


[해 설] 야~ 진짜 노린 구종이 있었나 보네요. 이 홈런은 1점이기는 하지만,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중요한 홈런입니다!

[캐스터] 이제, 점수는 3점 차가 됐습니다! 말씀대로 노리고 들어온 공이 있었네요.

[해 설] 꽤 빠른 공이었는데, 배트가 바로 나온 걸 보니 빠른 공을 노렸던 것 같네요!

[캐스터]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keyword
이전 15화2회 말: 수비 실책도 이겨내는 사람이 에이스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