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발렌시아 지중해의 꽃
꽃그림 명화 11, 호아킨 소로야 이 바스티다, 지중해의 꽃
호아킨 소로야 이 바스티다 (Joaquin Sorolla y Bastida, 1863-1923)는 근대 스페인 회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화가이다. 그는 고향 발렌시아의 바다 풍경을 배경으로 한 인상주의 화풍의 인물화와 풍경화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빠른 붓터치와 생동감 있는 색채 그리고 무엇보다 빛의 효과를 창출하는 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태어난 소로야는 태어난지 2년만에 부모가 모두 전염병으로 사망하자 여동생과 함께 이모의 집에서 지내야 했다. 당시 금속공예를 하던 이모부에 의해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여, 에콜 노르 마레 공예학교를 졸업하였다. 18세가 되는 해 소로야는 마드리드로 가서 프라도 미술관에 있는 대가들의 작품을 모작하며 실력을 쌓았다. 이때 그는 특히 벨라스케스를 존경하여 평생 그의 작품 속에서 벨라스케스를 따라하려고 노력했다.
발렌시아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소로야는 로마로 건너가 그곳에서 4년동안 장학금을 받으며 미술 공부를 계속하게 되었다. 로마에서 그는 고전 예술과 르네상스의 대작들을 보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을 점차 만들었다. 1885년에는 파리에서 첫 전시회를 가지면서 국제적인 명성도 얻게 되었다.
1888년 스페인의 발렌시아로 돌아온 그는 다른 스페인 화가의 스튜디오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그의 딸인 Clotilde와 결혼을 했고, 세 자녀를 낳고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불과 5년만에 스페인 최고의 화가로서의 명성을 누리게 된다. 초기 그의 작품은 사실주의 경향을 띠고 있는데, 어둡고 슬픔에 가득 찬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그렸다.
그러나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슬픈 유전>이 대상을 수상하면서 그는 새로운 전환을 하게 된다. 소로야는 의식적으로 이전의 슬픔과 동정심을 유발하는 주제에서 벗어나 고향 발렌시아의 바닷가로 나가 눈부신 햇살과 거대한 에너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따사로운 고향 발렌시아의 지중해의 풍경과 바닷가의 일상적인 생활 모습을 화려한 빛으로 표현해 나갔다. 빛과 물, 그리고 움직이는 사람들을 순간적으로 포착해 마치 스냅사진의 한 컷을 연상시키는 소로야의 작품은 인상주의이면서 인상주의가 아닌 그만의 독특한 화법을 보여준다.
스페인은 물론 영국, 프랑스 등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드디어 뉴욕에 진출을 하게 되었고, 1909년 그의 뉴욕 전시회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1912년부터 1919년까지 뉴욕의 도서관을 위한 장식용 그림을 그리는 거대한 작업을 완성시키는데 모든 힘을 쏟았다. 그런데 작품을 완성하고 불과 몇 개월 뒤 1920년 그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결국 1923년 고통속에서 생을 마쳤다.
평생 동안 그는 2.200점이나 되는 많은 그림을 그렸으며 매우 다양한 양식을 선보인 화가였다. 소로야가 죽은 뒤 소로야의 미망인은 남편에 대한 스페인 사람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남은 작품들을 모두 국가에 기증하였다. 스페인 당국은 마드리드에 소로야박물관을 만들었고, 덕분에 현재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스페인 최고의 인상주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