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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샘 Sep 08. 2019

[영국영화소개] 1,<더 퀸> (The Queen)

- 왕관을 쓴 자는 편히 쉴 날이 없나니..

[영국영화소개] 1,  <더 퀸> (The Queen, 2006년) : 왕관을 쓴 자는 편히 쉴 날이 없나니..

1997년 8월, 영국 왕실에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더 퀸>은 다이애나비의 사망 이후 영국 왕실에 대한 국민들의 악감정이 높아지고 입헌군주제의 존속 문제까지 거론되는 위기 속에서, 현 국왕 엘리자베스 2세의 군주로서의 권위와 시대적 변화 사이에서의 갈등과 그 과정에서의 변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미 찰스 황태자와 이혼하여 왕실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던 다이애나 비의 사망 소식은 전 세계를 충격에 휩싸이게 하였고, 영국 국민은 순식간에 패닉 상태에 빠진다. 다이애나 비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버킹엄 궁전으로 향하는 추모 행렬을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궁전 앞에는 수많은 꽃들로  뒤덮이게 된다. 하지만 여왕은 이혼하여 이미 왕실 사람이 아닌 다이애나는 일반인이라며 애써 무시하려 한다. 오히려 어머니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진 어린 두 왕자를 위로해야 한다는 핑계로 아이들을 데리고 발모랄 성으로 사슴사냥을 떠난다. 

그러나 수상으로 선출된 지 3개월 밖에 안 된 토니 블레어 총리는 여왕에게 민심을 전하려 최대한 노력한다. 다이애나 비의 죽음과 관련해 조기 게양도 하지 않고 그 어떤 성명도 없는 여왕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날로 심해져 가고 있었고, 각종 언론들도 이런 여왕의 태도를 연일 비난하는 중이었다. 블레어 수상은 군주제가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체제 위기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왕실과 국민들 사이의 화해를 위해 여왕을 설득하여 여왕이 애도 성명도 내고 국장도 치르게 하면서 왕실을 위기에서 구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왕실 뿐만 아니라 여왕 자신도 엄청나게 자존심을 상하게 되지만, 왕실의 유지를 위해 자존심을 접고 안좋게 헤어진 며느리에 대해 애도하면서 왕실도 변하게 된다. 세계 각지를 다니며 난민과 전쟁고아들을 어루만지던 다이애나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 앞에 여왕도 개인적인 미움을 떠나 국민의 편에 설 수 밖에 없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역의 헬렌 미렌은 여왕으로서의 권위에 집착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인간적인 고민을 잘 표현해주고 있고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도 수상하게 된다. 다이애나역은 배우가 등장하지 않고 실제 당시 자료화면을 씀으로서 다큐멘터리 같은 현실감을 주는 장면도 좋았다. 찰스와 다이애나의 이혼과 이어지는 다이애나의 사망 그리고 진보 정권인 블레어 총리의 등장은 여왕에게는 엄청난 시련이었지만, 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긴 여왕은 지금 67년째 왕위를 유지하며 영국 왕실의 위상을 다시 높이고 있다.

화려한 왕관 뒤에 전통과 명예를 지켜야 하기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야 하는 여왕의 고독을 표현하는 세익스피어의 희곡 ‘헨리 4세’의 명대사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대변해 준다.


“왕관을 쓴 자는 편히 쉴 날이 없나니..”

* 더 퀸 트레일러

https://www.youtube.com/watch?v=mqL42sjb96I


다이애나 비의 생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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