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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miverse Mar 29. 2020

T04_홋카이도-드디어 그 곳으로 가기 전

Part 3. 교토가 있다면 하코다테도 있다, 그 전에

렌트카 운전의 두번째 날. 그 날이 밝았다. 이제 운전은 완전히 적응한 상태. 이 기세라면, 홋카이도 일주는 물론, 저어멀리 큐슈 지방까지 운전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고 하지만 시간과 돈이 없...


어쨌거나, 홋카이도를 오면 주로 신치토세 공항에 내리게 된다. (정보를 찾으면서 알았는데, 하네다로 들어가서 하코다테 쪽으로 일본 국내선을 이용해서 이동하는 루트도 생각보다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신삿포로 공항도 아니고, 신치토세 공항. 그리고 홋카이도에 대한 여행 정보를 이리저리 찾다보면 대부분이 삿포로, 오타루, 비에이, 하코다테...의 정보가 대다수이고 레어(?)하게 아사히카와, 아바시리 등의 정보가 나온다. 더욱 레어한 것은 신치토세 공항이 있는 치토세의 정보. 물론 김포공항으로 온다고 김포 여행을 하진 않... 


아이누어로 치토세는 본래 '빈 공간' '꺼진 곳'을 뜻하는 시콧(Shikot)이었다고 한다. 치토세 시에 있는 시코츠(Shikotsu) 호수가 칼데라 호수인 것을 생각해보면. 다만, '죽은 뼈'를 뜻하는 '死骨(shikotsu)'와 발음이 같아서, 치토세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죽은 뼈'가 되기 전에 '천 살(千歳)'이 되도록 살기를 바라는 것인가.
* Info from https://en.wikipedia.org/wiki/Chitose,_Hokkaido


노보리베쓰도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노보리베쓰로 향하는 길에 치토세의 명물(!)인 시코츠호를 들러보자. 그리고 혹여나 시간이 된다면, 다른 이 두 군데 말고 다른데도 들러보자. 그렇게 세워진 계획.


시코츠호를 처음 만났을 때의 파노라마. 


#Day 3

철저한 계획(https://brunch.co.kr/@ryumiverse/5)에 따라, 오늘은 삿포로 남부, 치토세와 노보리베쓰를 다녀와서 밤 차를 타고 하코다테로 가는 날. 오늘의 유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1. 렌트카 반납 시간 준수 : 정시에 반납해야, 혹시 모를 돌발사고가 있어도 예약한 막차를 탈 수 있다.

2. 계획은 방대 But : 오늘은 거의 차 안에서 보낼 기세. 못 갈거 같은가? 포기하자. 가벼운 마음으로.


그렇게, 둘째날의 일정이 시작된다. 늘 그렇듯, 마음가짐은,


뭐, 아쉬우면 또 오면 되니까.


방대한 계획은, 시코츠호-노보리베쓰-토야호(왼편 중간 도나쓰 모양 호수) 일대...를 보는 것이었다! 




어제 눈길을 그렇게나 달려 고생했던 Vitz는,
오늘도 (뚠뚠) 달려요 (뚠뚠) 산길을 (뚠뚠)~


오늘 계획에서 예상한 이동시간은 토야호를 방문하는 것까지를 가정하면...최소 5.5시간, 최대 7.5시간. 구글앱을 통해 이동거리와 시간을 산출하는데, 구글맵의 시간을 '최소'의 시간으로 보고 움직이게 된다. 항상 변수는 있게 마련이니까.


역시 설국인가. 힘을 내요 스키맨(?)


고속도로와 또다시(!!) 산길을 지나 시코츠호에 도착. 어째 일본서 렌트카 하면 산길로만 가는 경향이 시코츠호는 칼데라 호수로, 대략 4~5만년 전에 생성된 칼데라에 위치하고 있다고. 표면적 기준으로 일본 내 8위 호수라고 하니, 크기가 참 크도다.


날씨가 맑은데 눈이 오는 오묘함(?) 호숫가 선 자리에서 왼쪽와 오른쪽의 뷰.


사실 시코츠호가 유명한 것은 딱 두가지라고 한다. 홍연어와 온천. 온천은 뭐...일본 어디를 가도 다 온천이 동네 특기라고 하니, 그렇다고 치는데 홍연어라니! 이것은 아니먹고 지나칠 수 없는 것이었던 것이다! 생선사랑 


호수가를 따라 만들어진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도착하는 곳은 시코츠 호수 방문자 센터(http://shikotsukovc.sakura.ne.jp/)가 있는 곳. 이 곳을 기준으로 시코츠호의 관광이 이뤄지는 곳이다. 이 곳에 당당하게(?) 시코츠 호수 사인이 있고, 홍연어를 요리하는 식당들이 있다. 물론, 온천(시코츠호 온천, 支笏湖温泉 - www.mizunouta.com)도 있어서 단체 관광객들을 받고 있었다. 


겨울은 겨울이다. 얼어붙은 호수, 시코츠 호수 사인(+저 멀리 에니와 화산), 그리고 홍연어.


겨울이라 추운 날씨. 다행히 눈은 걷혔지만, 거의 바다같은 큰(...) 호숫가다보니 바람이 추위를 자극하는 날씨. 모든 풍경이 아름답고 맑은, 그런 날이었지만, 일단 밥을 먹자. 좀 추위가 덜하겠지.


신년 기념 사케(振る舞い酒)는 자유롭게. 홍연어 구이와 홍연어 텐동(튀김 덮밥)


신년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가보고자했던 가게는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있으나) 문을 열 생각이 없어보여 대체 가게로. 홍연어가 특산품인만큼, 대부분의 가게들이 정식 허가를 받고 직접 홍연어를 잡아, 그걸로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보통 가게 앞에 자랑스런(...) 사진과 함께 써 있으니 참고! 근데 왜 옆 테이블 일본 사람들은 라멘을 먹지 흠


홍연어 요리. 짜다. 일본 음식이 대체적으로 짠('짭짤'이 아니다) 편인데도 좀 더 짜다. 소금구이 수준. 다만 그걸 빼고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곰들이 잡아먹는(...) 엄청 커다란 연어의 느낌이 소고기라면, 홍연어는 크기가 대체적으로 조금 큰 굴비 정도의 사이즈로 작고 송아지 고기처럼 부드러운 느낌! 10점 만점에 8.7점 드립니다!


자...이제 다음은 노보리베쓰다! 다시 떠나보자!




계획을 세울 때, 노보리베쓰에서 1박하는 것을 넣으려고 했었다. 홋카이도에서 온천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고, 하코다테를 렌트카로 이동하면서 중간 기착지로 삼으려 했던 것. 하지만 렌트카를 첫 2일만 빌리는 것으로 계획이 세워지면서, 치토세를 보면서 들르는 것으로 변경했다.


다시 운전. 달려라 Vitz!
이 바람과 눈을 뚫고! 고속도로를 달려라!


노보리베쓰는 하코네나 아리마, 아타미처럼 동네 자체가 온천 호텔과 기념품 샵등이 가늑한 곳. 에도시대 말 즈음부터 시작하여 약 2만 6천개의 온천에서 하루 1만톤 정도의 원수가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그 물들 다 어디가니 온갖 호텔과 가게가 모여진 거리를 지나 첫번째 목적지인 지고쿠다니(지옥계곡, 地獄谷)에 도착하니, 바람과 눈 때문에 두번째 목적지로 잡아둔 오유누마(온천호수, 大湯沼)를 갈 수가 없다! 그...그래...일단 왔으니 지고쿠다니부터...


온천으로 인한 김이 무럭무럭 + 유황냄새로 지옥 같다해서 지옥계곡(!)


사실 이런 지고쿠다니는 유명한 유황온천마을이라면 있게 마련이다. 근처만 가도 계란 노른자 냄새가 작렬하는 곳. 은으로 된 장식물을 가지고 있다면 검게 변하는 과학실험 체험도 할 수 있다(...) 실제로 나의 실버로모는 하코네에서 검게 변하는 것을 수차례 경험(!)


지고쿠다니를 보고 나니,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눈이 빗방울로도 변하고 있는 상황. 좀 더 올라가면 있는 족욕장이라던가, 좀 아래쪽에 있는 곰목장(のぼりべつクマ牧場, www.bearpark.jp), 지도에서 너무나도 동그랗게 보이는 호수인 쿳타라호(倶多楽湖)도 궁금했지만 노보리베쓰는 여기까지 하기로 한다.


뭐, 아쉽지만 또 오면 되니까.


쿳타라호도 역시 칼데라 호수로, 일본에서 가장 물이 맑은 호수라고 한다. 다음에는 꼬옥 가봐야지. 주변에 도롱뇽 서식지도 있다고 하니 궁금.
* Info from https://en.wikipedia.org/wiki/Lake_Kuttara




노보리베쓰를 나서자니, 시간이 애매하다. 


1. 계획대로 토야호 쪽으로 가서, 한두군데를 보고 국도로 삿포로로 돌아간다 - 시간이 매우 빡빡하다. 지금까지 운전을 해본 결과 국도의 경우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2. 오던 길로 고속도로를 통해 삿포로로 간다 - 시간이 빈다. 대략 2~3시간이 남게되는데, 체크아웃을 마치고 짐을 다 차에 실어둔 상태라 어딜 들르기도 애매.


잠시 구글맵을 보다가, 근처 무로란시 8경 중의 최고라고 하는 치큐미사키(지구갑, 地球岬)를 들러보기로 한다. 시간도 적절하고, 바람도 불고 춥지만(...) 날이 개고 있으니 태평양을 보러 가자!


치큐미사키는 85년(...) 아사히신문 선정 '홋카이도의 자연 100선' 중 1위, 86년 홋카이도 우정국 선정 '당신이 선택하는 홋카이도 경승지' 1위, 87년 요미우리신문 선정 '신일본관광지 100선 영커플(?!)부문' 1위를 했다고 한다. 
(가져다 붙이면 다 1등?)

아이누어의 '절벽'인 '치케푸(チケプ)'라는 단어가 '치키우(チキウ)'로 변하고 최종적으로 '치큐(チキュ, 地球)가 되었다고 한다. 1920년 점등한 131미터의 등대가 있는 곳.
* Info from http://muro-kanko.com/see/chikyuumisaki.html


지구가 둥글다는 여기서 증명되었다(?)


날아갈 뻔 했다. 안그래도 바람이 센 날인데, 절벽 위 + 바닷바람 직통의 장소다보니 차 문이 그냥 닫히거나, 확 열려버리는 그런 상황. 옆에 차가 없어 다행 iPhone을 떨어뜨릴까봐 조심한 적은 있어도 바람에 날려갈까봐 조심스러워 해보긴 처음이다. 사진을 찍으려고 iPhone을 드니, iPhone이 바람을 막아서 흔들거리고 그 때문에 몸이 흔들거릴 정도.


날이 개어가고는 있었지만, 아직 구름이 가득한 하늘. 날이 맑으면 하코다테쪽과 아오모리현까지도 보인다고는 하는데, 구름 속에서 얼핏얼핏 저멀리 육지가 보이긴 했어도 선명하진 않았다. 뭐 그래도 탁트인 풍경을 보니 속은 시원하다.




계획대로 모든 것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삿포로로 가야할 시간. 이틀 간 수고해준 Vitz에게도 밥을 줘야 한다.


밥먹쟈아 토하지 말고오


무로란 지역이 일본제강소(株式会社日本製鋼所, Japan Steel Works Ltd.)가 시작된 곳이라 그런지 엄청 공장이 많다. 그런 길을 돌아 주유. 근데 왜 먹다가 토하니...심지어 가득히 먹지도 못해...




해는 저물고, 어두워진 삿포로에 도착하니 계획보다는 약간 더 이른 시간. 마저 다못한 주유를 마치려고 주유소를 찾다보니 다 문을 닫았는데...렌트카 대리점에서 주유도 가능(!) 주유를 하고, 커피 한 잔으로 숨을 돌리고, 간식과 에끼벤(철도 도시락, 駅弁)을 사서 드디어 하코다테로.


열차가 들어오는 장면을 찍고 싶었다(...)


간사이 지방에 교토가 있다면, 홋카이도에는 하코다테가 있었다. 아이누족이 살던 홋카이도에 일본인들이 들어와 개항을 한 곳이 하코다테이고, 계획도시로 만들어진 삿포로가 생기기 전까지는 홋카이도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는 하코다테. 몇몇 블로그에서 '인생 도시'라고 꼽는 하코다테, 그곳에서 무엇을 보게될까.


일단, 열차를 타고 가보자.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 지 직접 겪어보자. 중간중간 파란 하늘도 만났지만 바람에 날아갈 뻔하고, 눈과 비를 겪고 긴 시간 차 속에서 풍경을 눈에만 담았지만- 하코다테로 떠나기 전의 오늘도 좋았어.


To be continued.


♬ T Series - https://brunch.co.kr/magazine/t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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