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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miverse Jun 20. 2021

M07-마케터의 하루 일과

대체 그들은 무얼하는걸까

최근에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혹은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멘토링'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다행히 준비를 잘해주셔서 나 또한 준비를 잘 할 수 있었는데, 사전에 취합된 정보를 정리하면서 살펴보니 마케터의 '현실'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단순히 마케터의 실무 뿐만 아니라, 업무의 범위, 고민거리, 대기업과 에이전시의 차이 등 마케팅을 하는 '현업자'도 궁금해야할 내용들까지 알고 싶다고 한 분들이 많았던 것이다.


질문을 정리해보니 이런 목록이...


그래서, 어쩌면 이상향과 전혀 다른 마케터의 하루 일과를 기록해놓는다. 마케터의 하루 일과를 살펴보면, 마케터가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인지, 어떤 것들을 보고 어떤 툴을 사용하는지 알 수 있겠지...?




먼저, 내가 주로 하고 있는 일은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활용해서, 페이스북 광고 관리자를 통해 페이스북 광고를 집행하는 일이다. 흔히 말하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범주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범주에도 들어가는 일이다. 그리고, 에이전시다보니 다양한 (예비) 고객사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을 맡고 있다. 간단하게는 예산의 범위를 잡아 계획을 세우는 일부터, 계약서, 정산서와 같은 행정적인 일까지 광범위한 일을 하고 있다.




출근~점심시간 이전

아침에 출근하면 생명수 커피 와 함께 자리에 앉는다. 보통 오전에는 주로 어제까지의 퍼포먼스 결과를 살피고, 어제 늦은 오후부터 들어온 메일이나 메시지를 확인하고 대응하는 시간을 가진다. 특히 이 오전 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이 때의 업무에 따라 하루의 일과가 크게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먼저 어제의 퍼포먼스 결과를 살피는 일. 가장 일반적으로 '마케터'가 하는 일이다. 회사 별로 목표로 하는 KPI는 다르기 때문에, 이를 위주로 해서 살펴보게 된다. 트래픽 광고에서 트래픽은 잘 나왔는지, 클릭 당 가격이 어느 정도 나왔는지 살핀다. 구매가 일어나는 전환 광고라고 한다면, 몇 개의 구매로 얼마나 매출이 나왔는지를 확인한다. 단순히 ROAS 결과가 얼마 나왔구나-가 아니라, 광고 관리자에서 보여지는 숫자들의 행간 속에서 의미를 찾는 작업이 된다. 필요에 따라서는 랜딩 페이지나 회사 홈페이지,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확인해보고 최근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보기까지 한다. '퍼포먼스'지만 숫자보다는 '글자'를 더 많이 보는 것이 현실. 숫자는 숫자일뿐


그리고 메일과 메시지 등, 내/외부에서 남겨진 전달 사항을 확인한다. 실은 이게 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업무인데, 결국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각 담당자들에게 요청한 여러 업무들을 확인하고 진행 사항을 점검해야 하며, 외부적으로는 진행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대책을 알려준다거나, 앞으로 진행될 내용을 공유하고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온라인 미팅을 잡는 등 결국 '사람끼리 이뤄지게 만드는' 일인 것이다.

 

E-mail 없이 어떻게 일하나 싶기도...?


이런 업무들이 하루의 일과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이야기인가하면, 먼저 퍼포먼스의 결과와 그에 따른 '글자'를 찾아보는 것에 따라 내가 해야하는 일이 바뀌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 (모든 마케터들이 그렇듯) 원인을 찾아보고, 타겟이나 예산 등 변경할 것이 없는지 검토를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계획했던 일은 저멀리


더불어, 이메일, 메신서 등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하는 내용도 달라지고 필요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양이 폭증하기도 하므로, 오전이 평화롭게 지나가는지, 혹은 어떤 일이 생겨서 긴박하게 돌아가는지에 따라 그 날의 모든 업무 일정과 양이 정해지게 된다. 월요일은 지옥


점심시간 이후~오후 3~4시 경

이 때의 시간은 거의 대부분을 '커뮤니케이션'에 보내게 된다. 오전의 일에 따라 이를 처리하기 위해 소위 광고주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인플루언서와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되기도 한다. 만일 '평화로운' 오후라고 한다고 해도 커뮤니케이션의 상대와 내용이 달라질 뿐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평화로운 오후라면- 먼저 진행 예정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광범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된다. 계약서를 확인하고, 예산과 광고 구조 등을 짜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콘텐츠에 대한 기획과 함꼐 이를 인플루언서나 광고주에게 설명과 함께 전달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업무는 당연히 '혼자'만 하는 것은 아니며, 함꼐 일하는 동료들에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거나 한계에 다다른 아이디어 개발을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예비) 고객사를 위한 미팅을 진행하거나 진행 스케줄을 잡기도 한다. '미팅'이라는 것도 독단적으로 잡아 통보하는 것은 실례이기 때문에, 서로 '괜찮은' 일정을 몇개 보내서 조율을 하고 구글 캘린더에 입력하고, 온라인 미팅 URL을 따서 전달하기까지 적게는 2~3번에서 많게는 5~6번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거친다. '커뮤니케이션'인 미팅을 하면서도, 가지를 치는 커뮤니케이션은 계속 된다. 미팅 중인지 모르고 메신저를 보내는 내/외부의 사람들도 있고, 긴급한 내용으로 회신을 빨리 해야하는 경우도 있으며, 미팅의 내용을 따라잡기 위한 기록까지- 커뮤니케이션이 커뮤니케이션을 부르는 오후의 시간이 흘러간다. 정신 가출 & 에너지 소비로 탈진


스톡사진 중에서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미팅의 모습이 표현된 사진(...)


오후 3~4시~퇴근

아마 이쯤되면 스을- 눈치를 챘을 것이다. 이 시간대라고 커뮤이케이션을 안할리가 없다. 결국 마케팅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손꾸락과 입이 아프게 이야기를 하고 또하고


오후 때부터 커뮤니케이션은 이 시간대에도 계속 이어지게 된다. 내부의 구성원과도 커뮤니케이션은 계속 이어지고, 당연히(?) 외부와도 커뮤니케이션은 이어진다. 이메일 뿐만 아니라 메신저, 그리고 또 다른 메신저라던가 (요즘은 거의 없긴 하지만) 전화까지. 


물론 약간의 '실무'가 주로 더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후의 논의 내용에 따라 광고 설정을 변경한다거나, 새로운 광고를 세팅한다거나, 광고 관리자 연결을 점검하는 등의 일이 진행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것이 혼자만 진행되는 것이냐하면- 아니올시다. 이러한 실무의 진행도 결국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진행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 같은 일을 하는 동료에게 요청하기도 하고, 동료의 요청으로 세팅한 것을 확인하고 검토까지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일을 진행하게 된다.


실제 업무 캘린더 'Monthly View'의 모습. 저게 다 커뮤니케이션이다(!!)




물론 업무들이 이렇게 딱딱! 시간에 따라 구분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실무'를 오후에 진행하기도 하며 상대방의 시간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이 퇴근 시간 즈음에 몰아서(!!) 이뤄지기도 한다. 그냥, 대략적으로 '마케터'가 보내는 하루 일과가 이렇구나- 정도로 참고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명확한 것 하나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마케터'라고 하는 사람들의 하루를 채우는 것은 '퍼포먼스'를 위해 광고 관리자를 들여다 보고 이것저것 설정을 바꾸고, 인사이트를 찾고 하는 것이 아니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레퍼런스 영상을 보고 기획서를 쓰고 트렌드를 찾아보는 것이 아니다. 하루를 채우는 것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내가 진행하고 있는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 내부 구성원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고,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사람들과도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는 것이다. 


이전 글(https://brunch.co.kr/@ryumiverse/41)에 써놓았지만, 매일매일 바뀌고 있는 디지털 마케팅의 세상이라하더라도 기본은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이며, 수단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지만 그 '본질'은 그대로이다.


본질적인 부분을 보면, 오감으로, 손으로, 종이로 이뤄지던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0'과 '1'이라는 두자리의 숫자로만 바뀐 것이지 실질적으로는 변화한 것이 없다. 편지를 써서 주고 받던 사람들이, Facetime을 활용해 정보를 주고 받는다고 해도, '커뮤니케이션'한다는 본질은 바뀌는 것이 아니니까.


자, 잘 생각해보자. 이런 하루를 봤을 때 마케팅을 '근본적으로' 잘 하기 위해서 툴을 잘 다루고, 문서를 예쁘게 만들고, 정말 '우와'하는 콘텐츠 기획을 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가는 것들이 무엇인지, 어떻게 '잘' '효과적'으로 이야기는 하는 것이 좋을지, 혹은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좀 더 직관적으로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지- 차라리 이런 것을 고민하는 것이 '마케팅을 더 잘하는 방법'이라고 생한다.  



《 10년째 마케터가 쓰는 마케팅 썰 M Series 》
마케팅을 여전히 고민하는 마린이 since 2010★

마케팅이란 무엇이죠, 누가 좀 알려주세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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