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결국은 그러한 이야기
지난 멘토링에 대한 글(M07-마케터의 하루 일과 - https://brunch.co.kr/@ryumiverse/50)에 이어, "마케터"가 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글.
멘토링에서 대학교 재학생, 취업 준비생, 혹은 초년생들이 하는 "고민"은 몇 번의 멘토링을 거쳐도 항상 같은 것이었다. 전공과 직무의 관련성, 자소서의 준비, 필요한 스펙, 면접에서 어필하는 방법- 이런 것들이 가장 인기있는 고민 사항.
고민은 누구나 하는 것이고 물론 나도 매번 고민 특히 길고 긴 '앞길'을 정해야하는 그들의 입장에서 내가 원하는 길로 들어서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취업'의 고비를 넘기위한 이런 고민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의 경쟁은 심화되어있고, 내 경쟁자들의 '스펙'은 높아져 가고 있으며, 회사들은 정말 실무를 '바로'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현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더욱 눈에 띄기 위해, 소위 이력서 '한 줄'을 더 채우고 한 계단이라도 위에 올라가기 위해,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 '현실'로 답을 하면...실은 그 노력이 허무하리만치 아무 의미가 없어져 버리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를 야악가안 남겨보려한다.
아마 그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쩔 수 없는 '꼰대'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어쩌면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 현실이 이렇다는 것을 알면, 준비하는 무언가에 정말 공기 1g같은 무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진로_고민
현실적으로 지금의 진로 고민은 그닥 '의미'가 없다. 대부분의 '마케터'들은 회사에 속해있으며, 인하우스든 에이전시든, 마케터가 일해야 하는 방향과 업무의 범위는 '내'가 정할 수가 없다. 내가 정할 수 있으면 이미 대표거나 내가 아무리 소위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고 싶어도, 인스타그램 계정을 담당하는 일이 주어지면 그 일을 수행해야 한다. 물론 내가 하고싶은 일을 주어진 일에 더해 더욱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다거나, 하고있는 일을 향상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초년생의 입장에서 아직 일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하에서는 이것도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렇게 '주어진 일'을 하다보면 내가 생각한 진로와 다른, 하지만 더욱 재미가 있고 보람이 있는 일을 찾게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에, 내 '진로'를 지금부터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보다는 대략적인 방향성을 정하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더욱 좋으리라 생각한다.
#전공_직무_관련성
내 전공은 '언어인지과학'이다. 전형적인 인문학이고, 대학교도 '인문학사'로 졸업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굳이 이렇게 나누고 싶지 않지만 좀 더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소셜 미디어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마케팅, 앱 기획, 온/오프라인 마케팅,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까지 다양한 마케팅의 분야를 '해냈다' 주변 마케터들의 전공도 마찬가지로 매우 다양하다. 경영학과를 졸업한 사람도 있긴하지만 소수이고, 디자인 관련 학과를 졸업한 사람, 공대를 졸업한 사람, 사회복지학과까지 거의 어지간한 모든 대학교 학과 출신들이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렇게 전공과 직무와의 관련성은 '0'에 '가깝다'
'가깝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전공이 마케팅에 있어 '약간'의 도움은 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전공 수업 중 '심리언어학'이라는 전공 과목을 통해서, 온라인에서 댓글 등으로 표현되는 글을 보면서 글쓴 사람의 심리가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좀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마케팅이 경험을 바탕으로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관점에서 대학교의 전공은 하나의 경험으로 마케팅을 하는 데에 '도움' 정도는 주지만 '직접적인 관련성'은 크지 않다.
#자소서_면접_스펙
실은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현실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싶다.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 자소서 한 줄보다는 차라리 이력서 한 줄을 더 채우자" - 마케팅쪽으로 취업을 하는데에 '절대적인' 자격증은 없고, 자소서나 스펙 상으로 '필수'로 들어가야 하는 항목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옵션'이다.
그렇다면, '이력서 한 줄'이 무슨 소리인가 할텐데, 이것은 바로 '마케팅'을 직접 해보라는 이야기이다. 이전 글(아래 글, https://brunch.co.kr/@ryumiverse/41)에서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바로 '경험'과 '관심사'를 다양하게 두라는 이야기와 맥락이 같다.
만일 콘텐츠에 관심이 있다면, 당장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서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키워가는 경험을 해보면 된다. 퍼포먼스에 관심이 있다면, 나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광고'를 통해서 홍보하고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찾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면- 아무도 모르는 '부캐'를 통해 '사이드잡' 형태로 다양한 활동을 해보면 된다.
이런 경험과 관심사의 확대가 오히려 다른 무엇보다 나의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작더라도 무언가 '달콤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아까 말한 '이력서 한 줄'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실패해도 그 나름대로의 '달콤한 결과'를 얻을 수 있
아마 이런 식으로 '고민'을 이야기하면 한도 끝도 없이 "꼰대" 스토리가 계속될 것 같아 가장 주요했던 '고민' 거리 3개만 이렇게 남겨본다.
하지만 이런 것을 떠나 가장 중요한 것을, 그리고 가장 "꼰대"같은 이야기를 하나 남겨두고자 한다. 이건 마케팅 뿐만 아니라 다른 것 - 특히 인생 전반 - 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어른이 되자
좀 과격한(?) 말로 표현을 했는데, 지금까지 다양한, 적지 않은 수의 사회 초년생, 대학생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극소수의 친구들에게 느꼈던 부분이다.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 만났으니 마케팅을 해야하고, 마케팅을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인터랙션을 하고, 이해를 하며 그 이해를 바탕으로 또 나아갈 길을 찾아봐야할텐데, 이 과정에서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친구들이 있었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할텐데, 마케팅은 '커뮤니케이션'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케이스라 말할 수 있겠다. 고객이든, 소비자든, 상사든, 대표든, 동기든, 결국은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마케팅인데 이 커뮤니케이션을 어려워하는 것이다. 때론 대범하게 때론 소심하게- 때로는 스윽 지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아는 척도 하면서 다양한 '밀당'을 해야하는 과정을 매우 어려워했다. 그리고 본인이 해버린 것(?)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버리는 모습들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마케팅을 하고자 한다면 "가장 기본적으로는" 어른이 되었으면 한다. 어른은 내가 한 일에 책임을 지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이해를 하면서 다른 시각으로도 볼 수 있는 사람이다. 더불어 다른 사람과도 조화롭게 살아갈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런 어른이 된다면- 마케팅이라는 분야에 들어가는 입구를 좀 더 넓힐 수 있고 들어온 뒤에는 쭈욱쭈욱- 더 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10년째 마케터가 쓰는 마케팅 썰 M Seri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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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란 무엇이죠, 누가 좀 알려주세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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