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양면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할 수 있을까
원래 '갭 이어'라는 것은 대학교를 가기 전, 정확한 진로 탐색을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갭 이어(Gap year)는 학업을 병행하거나 잠시 중단하고 봉사, 여행, 진로 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 향후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을 말한다. 영국을 포함한 여러 서구 지역의 나라들은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1년 간의 기간에 걸쳐 다양한 경험을 쌓는 갭 이어(gap year)를 가진다. 유명인 중에서는 엠마 왓슨과 해리 왕자가 갭이어를 가진 대표 사례다.
갭 이어는 대학 입학 전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여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기간이다. 하버드, MIT, 프린스턴, 동경대 등 세계 주요 대학들은 입학 전 Gap Year 프로그램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 출처 : 위키피디아(https://ko.wikipedia.org/wiki/%EA%B0%AD%EC%9D%B4%EC%96%B4)
그리고 언젠가부터 직장인 사이에도 이직 과정에서 가지는 일종의 재충전시간으로 인식이 되기도 한다. 나도 이전 글에 실업 급여를 받는 기간을 '갭 이어'라고 칭하기도 했고.
갭 이어도 물론 (모든 것이 그렇듯) 양면성이 존재한다. 특히 이직을 하는 입장에서 가지는 '갭 이어'는 경력 단절이 되는 경우도 있고. 갭 이어를 이야기하는 몇몇 해외 사이트들을 둘러보면, 장점과 단점은 아래와 같이 나뉜다.
▶ 장점
- 이력서에 특별한 한 줄 추가
-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새로운 경험을 통한 리프레쉬
- 새로운 것들을 통해 '관점'이나 '시선'의 확대
- 나만의 '스토리'
- 인생 버킷리스트의 실현
▶ 단점
- 하고 있던 커리어가 중단
- (당연히) 일을 하지 않아 생길 수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
- (무얼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과도한 비용이나 시간 소모
- 가지고 있는 내 인생 방향성 분실
- 나만 뒤쳐지고 있다는 느낌
장점과 단점을 보고 있자니, 일생에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워킹 홀리데이'비자와 유사한 점이 많다. 개인적으로도 일본에서의 워킹 홀리데이 경험이 지금까지도 다양한 '장점' - 새로운 경험, 새로운 나만의 스토리, 일본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 등등 - 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단점 - 휴학으로 인한 졸업 지연 & 졸업 지연으로 인한 사회 진출 지연, 돈이 넉넉치 않아 한국 돈을 땡겨 쓰던 것 등 - 도 있었기에 매우 비슷한 느낌.
물론 직장인이 중간에 '갭 이어'를 가지는 것은 워킹 홀리데이나 위키피디아에서처럼 대학교 입학 전에 '갭 이어'를 가지는 것과는 다르게 단점이 크게 작용할 일이라 생각한다. 커리어의 끊어짐, 그만큼의 수입 감소, (어쩌면) 다른 사람과의 뒤쳐짐.
물론 선택은 개인이 하는 것이지만, 다른 무엇보다 '마케팅'이라는 직군에 있다면- 기간을 떠나 어느 정도의 '갭 이어'를 추천한다.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고, 워낙 바쁘게 돌아가는 '디지털 마케팅' 세상에서 갭이어라니, 이게 이 양반, 대체 무슨 소리요.
'갭 이어'에 대한 위키피디어의 한 문장을 주목해보자.
다양한 활동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 향후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
마케팅은 결국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여러 번에 걸쳐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더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그리고 더욱 발전적인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한다.
그러면 그 '경험'은 회사를 다니는 와중에 가능할까? 완전히 '불가능'은 아니겠지만 나의 개인적인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하는 일이고, 그러다보면 '내가 이 회사를 위해 이렇게 개인적인 시간과 노력, 심지어 돈까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번아웃을 당기는 효과 차라리 자유로운 시간에 '온전하게 나만을 위한' 시간으로 그러한 경험을 한다면 '온전하게 나만을 위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디지털 마케팅'을 이해하는 것, 이것은 어떻게 해야할까? 한 달, 일주일, 심지어 하루라도 손을 놓으면 뒤쳐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 '디지털 마케팅'의 세상이다. 아쉽게도 이건 방법이 없다. 손을 놓지 않는 것. 프리랜서로 마케팅을 실행해보거나, 개인 계정이나 주변 사람의 마케팅을 직접 해보는 것이 적어도 '손을 놓지않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간접적으로 스터디나 강연, 강의를 들어보는 것도 방법.
단순하게 썼지만, '갭 이어'에 가지는 경험들은 정말 '나만의 경험'이 될 것이고, 그 경험은 세상에 사람 수 만큼 많은 '길' 중 내가 가는 '길'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자, 그러면 단점은...? '단점'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피할 수 없는 단점이라고 여기는 것은 단지 딱 하나, '경제적인 어려움'이다. '갭 이어' 중에 어덯게든 '마케팅'에서 손을 놓지 않는다면 적절한 혹은 조금은 모자라더라도 수입을 만들 수 있겠지만 안정적인 회사만큼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읍니다
그 외의 단점은 내가 '갭 이어'를 통해서 가고자 하는 방향이나 해보려 하는 것이 명확하거나, 삶 혹은 직장에 대한 나의 인식이 명확하다면 단점이 되지 않거나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내가 하려는 것에 명확한 비용이나 시간을 들이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면, 내가 '갭 이어' 시간을 통해 가지려는 것이 방향성을 다시 검토하거나 새로운 방향을 잡으려는 것이 명확하다면, 그리고 '내 삶의 방향과 속도는 내가 정한다'라는 생각이 명확하다면 다른 단점은 단점이 아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해서 말하면-
만일 내가 마케터이고, 내 삶에 대한 방향과 속도가 (어느 정도) 확실하다면- '갭 이어' 동안 온전히 나만을 위한 경험을 확장하면서, 끊어지지 않는 마케팅과의 접점을 통해 커리어도 이어갈 수 있으니 '갭 이어'를 추천한다-
-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세상은 쉽지 않다. 나만을 위한 온전한 '갭 이어'를 충실히 가졌다 하더라도 이를 알아 줄 회사가 - 즉, 다시 말해 다시 직장인이 되기 위한 곳이 그렇게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마케터에게 '갭 이어'를 추천하는 이유는 유난히 더욱 바쁘고 빠른 마케팅 세상에서, 아름다운 경치와 하늘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만들지 않는 한. 그리고 그 시간이 내가 있는 마케팅 세상에서 나를 더욱 오래 머물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인생은 기니까
《 10년째 마케터가 쓰는 마케팅 썰 M Series 》
마케팅을 여전히 고민하는 마린이 since 2010★
마케팅이란 무엇이죠, 누가 좀 알려주세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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