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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오미 May 22. 2020

엄마라는 두 글자에
눈물이 나는 이유

엄마 사랑합니다.

엄마라는 두 글자에 나는 항상 눈물만 났다.

엄마라는 두 글자에 나는 마음이 아려온다.

엄마라는 두 글자에 정말 가슴이 아프다.

엄마라는 두 글자에 눈물이 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의 기억은 딱 10살로 머물러 있다.

엄마는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을 괴롭힌다며

혼잣말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셨다.


그때 엄마와 아빠 의사 선생님들께서

힘으로 엄마를 제압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엄청난 큰소리에 소리를 지르며

싸움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무서워 다가갈 용기를 내지 못했다.


병실 앞에 소파가 하나 있었는데

엄마께 해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혼자 소파에 있는 베개를 끌어안고

펑펑 울었다.


아빠한테 나의 감정을 들키면

마음이 아픈데 더 아플까 봐

잠을 자는 척했다.


엄마의 병명은 정신 분열증이다.

지금은 이름이 바뀌어 조현병이라고 이야기한다.


10살부터 1년이 지나갈 때마다

엄마는 점점 더 심해지셨다.

어느 날은 아빠를 엄청 미워하셨다가

어느 날은 나를 미워하시기도 했다.

때로는 칭찬을 해주시며 엄청 잘해주셨다가도 

화를 내시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엄마는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지 못했다.

그런 엄마를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어린 마음에 엄마가 밉기도 했고

엄마에게 해줄 수 없는 내가 정말 미웠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때쯤

엄마와 아빠는 새로운 사업을 하시게 되었다.

그러나 엄마는 당뇨, 갑상선으로 또 아프게 되셨다.

엄마는 더 이상 일을 하실 수 없게 되셨고

사업을 아빠 혼자 운영하게 되셨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

즉 알고 있는 척하는 사람들은

내게 엄마를 항상 내세우곤 했다.


"엄마가 아프니까 네가 더 잘해야 해"

"엄마가 아파서 아빠 혼자 사업하니 아빠를 네가 도와줘야 해"

"아픈 엄마가 알면 어떻겠니?" 등

엄마를 향한 나의 약한 마음을 알고는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엄마가 아프니까라는 말은 사실 나에게

상처가 되는 말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대답 조차 하지 않게 되었고

때로는 복수를 하겠다며 주먹을 쥔 적도 있다.



그렇게 스무 살이 되었는데

엄마께서 자주 쓰러지시곤 하셨다.

119에 신고를 할 때마다 엄마를 잃을까 봐

정말 두려웠다. 불안한 마음과 

시간이 없는 것 같다는 조급함이 나를 사로잡기도 했다.

때로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엄마의 이야기만 나오면

마음이 약해졌다.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저 엄마라는 딱 두 글자만 

나오면 눈물이 쏟아졌다.


지금도 여전히 

엄마라는 두 글자에 마음이 약해지지만

아마 이것 또한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해

나오는 감정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어느 날 엄마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골다공증으로 허리 두 마디가 내려앉으신 엄마의 뒷모습은

참 쓸쓸해 보이기도 하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저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완전히 나가실 때까지 지켜보았다.


어릴 적 엄마는 멋진 당당함과 카리스마로

 나를 지켜주는 히어로 같은 존재였다면

이제는 내가 엄마를 지켜줄 수 있는 히어로가 되어야겠다.


엄마라는 두 글자에는 정말 많은 감정이 오고 간다.

그 감정은 표현을 하려고 해도 잘 안될 때가 많다.

그래서 내게 엄마는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하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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