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5세) "아빠~엄마 어디 갔어?"
"엄마는 회사 갔지~"
(아들, 5세) "아! 뭐야~~ 그럼 주말에도 엄마 안 와?"
아들은 엄마가 없다는 그 한 마디에 금방 울상이 된다. 아마도 주중에 엄마와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기에 유일하게 엄마에게 치댈 수 있는 주말조차 그 기회를 박탈당함에 더욱 슬퍼하는 것이리라.
"엄마 오늘 회사 간다고 어제 얘기했잖아~"
(아들) "그럼 엄마 언제 와?"
"내일 아침에 오지~"
(아들) "이잉~엄마 보고 싶어~"
"오늘은 아빠랑 재미나게 놀자~엄마 회사 가서 열심히 일해야 아들 장난감도 사주지~응?"
(아들) "몰라 인사도 안 하고 가고!"
"네가 자고 있었으니까 못했지~그래도 뽀뽀하고 갔어~"
(아들) "그래도 인사했어야지! 엄마 미워!"
결국 생떼로 시작한 투정은 눈물범벅으로 번졌고 도저히 그칠 줄을 몰랐다. 결국 아들의 생떼를 참지 못한 아빠의 '버럭!'으로 상황은 반 강제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빠의 '버럭!'에 주눅이 든 채 이불에 얼굴을 묻고 엎어져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짠해졌다. 어쩔 수 없이 아빠는 아침 시간이 다 가도록 장난감과 텔레비전 시청권을 활용해서 겨우 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 그렇게 상황이 정리가 되고 마음을 가다듬은 아들이 다시 물었다.
(아들) "근데 엄마 정말 뽀뽀하고 갔어?"
"그럼~당연하지~"
(아들)"치! 나도 인사하고 싶었는데!"
"내일 아침에 보면 되지~"
(아들) "엄마, 내일 아침에 와?"
"그럼 내일 아침 일찍 와."
(아들) "아침 언제?"
"아들이 아침밥 잘 먹으면 엄마 올 거야."
(아들) "그럼 나 내일은 아침 일찍 먹을래! 알았지? 나 내일 일찍 밥 줘~!!"
"어.... 그래...."
그렇게도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우리 아들......부족하지 않게 사랑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아들은 여전히 부족한가 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주말 엄마의 부재는 아이들의 수용으로 또 그렇게 지나간다.
문득 생각해보니 우리 집은 부모가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고 받아들여주는 것보다,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받아들여주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아이들에게 참 고맙다. 우리가 맞벌이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아이들의 이해 덕분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