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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른이 Oct 07. 2019

보름달이 뜨면 소원을 빌자.

부자되게 해주세요.

"우와~달이다~"


달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

보름달이 뜨면 소원을 비는 법을 가르쳐왔더니 매달 보름달이 뜰 때를 묻고 확인하며 소원을 빈다.


저번 달 소원은 "아빠, 엄마가 화를 내지 않게 해 주세요~"였다.


그 소원을 빌고 나서 며칠 후 딸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왜 달이 소원을 안 들어주지?""

(아빠) "그게 무슨 소리야?"

"아빠가 맨날 화를 내잖아. 달한테 소원 빌었는데.."

(아빠)......


뭐라 대답을 할 말이 없었다. 그다음부터는 화가 나도 뭔가 멈칫하게 된다.

소원이 효과가 없지는 않은 것 같다.




이번 달의 소원은 "부자 되게 해 주세요~"였다.


그런데 소원이 조금 생뚱맞은 것 같아 참지 못하고 물어봤다.


(아빠) "갑자기 왜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빌었어?"

"왜냐하면! 공책을 많이 사서 친구들 나눠 주고 싶어. 그리고 음... 매일 장난감도 사고 싶어. 부자면 다~살 수 있잖아"


듣고 보니 아들의 소원으로 뭐가 필요하고, 뭘 원하는지 그리고 어떤 부분이 불만인지 마음을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앞으로는 매달 달님에게 비는 소원을 잘 들어두었다가 이루어주어야겠다고 다짐하는 데 이어지는 아이들의 소원에 할 말을 잃었다.


"아빠, 엄마가 지금보다 더! 더! 더! 더! 일을 많이 해서 엄~청 부자 되게 해 주세요~"


어우 야...... 그건 좀 너무하지 않니? 그건 이루어지기 힘들 것 같은데?

자식들 소원이 살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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