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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 와인바 사장 Dec 04. 2018

와인에선 어떤 맛이 나요?

“와인에선 어떤 맛이 나요?”


간단한 질문이지만, 대답하기엔 정말 어려운 질문입니다. 하지만 대답하기 전에, 질문을 약간 수정하겠습니다. “어떤 맛이 나요?”라는 질문보다는 “어떤 맛과 향이 나요?”라는 질문이 더 적절한 질문입니다. 음식과 마찬가지로 와인도 단순히 맛으로만 판단하는게 아니라 향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와인은 포도로 만든 술입니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포도의 향과 맛이 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그동안 한국에서 살아오면서 먹어보던 포도가 아니라는 것이죠. 우리가 여지껏 먹던 포도는 식용포도이고, 와인을 만들기 위해 키우는 포도는 다른 종류입니다. 그러니까 “와인을 만들기 위해 키우는 포도의, 맛과 향이 난다”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먹어본 포도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와인도 있습니다. 청포도 먹어본 적 있으시죠? 화이트 와인 중에는 청포도의 맛과 향을 보여주는 것들이 종종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화이트 와인은 포도쥬스 "봉봉"의 맛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싱그러운 포도향의 와인을 기대하시는 분들이라면, 와인과 친해지기 위한 첫 단추로, 레드 와인 보다는 화이트 와인으로 접근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와인의 맛은 그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와인의 양조 및 숙성 과정을 통해 단순히 포도의 맛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과일, 꽃, 향신료, 무기물, 동물성의 맛과 향 등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정말 다양한 맛과 향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그런 점이 와인을 “어려운 것”으로 받아들이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이 와인에서는 무슨무슨 향과 맛이 난다며 다양한 표현을 할 때 마다 “음? 난 잘 모르겠는데…”라면서 주눅들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절대 주눅들지 마세요. 그 전문가들(소믈리에)은 애초에 그런 맛과 향을 찾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처음부터 어느정도 재능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엄청난 노력과 훈련을 통해서 와인의 맛과 향을 구별할 수 있게 된 전문가들 입니다. 그리고 그런 훈련을 받은 이유는, 소비자에게 좋은 와인을 안내 해주기 위해서 입니다. 그 사람들의 역할은 우리에게 좋은 와인을 알기 쉽게 소개해주는 것이고, 우리의 역할은 “맛있게 와인을 마시는” 것입니다. (물론, 돈도 열심히 써야겠죠.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와인을 즐기는 역할을 맡고 있는 여러분은, 이 와인이 어떤 맛이 나는지에 대해서 딱 두가지 표현법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우와 맛있다!” 그리고 “에이 이건 별로다.” 좀 더 풍성한 표현을 하고 싶으시다면 “음, 이건 뭐 그냥 그렇네” 정도를 추가하는 걸로 하죠.


그래도 와인에서 무슨 맛이 나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팁을 하나 드리자면, 인터넷 검색 창에 (구글을 추천 드립니다) “wine flavour wheel”이라고 입력해 보세요. 이미지 검색 결과에 와인 맛을 분류 해 놓은 원형 도표들이 검색될겁니다. 그리고, 아마도,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맛과 향이 적혀있는 것에 놀라시게 될 겁니다.



https://www.google.co.kr/search?q=wine+flavour+wheel&rlz=1CDGOYI_enKR590KR590&hl=ko&prmd=ivmn&source=lnms&tbm=isch&sa=X&ved=2ahUKEwjMmKSW7oXfAhXBPXAKHeTQAFcQ_AUoAXoECAsQAQ&biw=414&bih=620&dpr=3#imgrc=K05kdoMqFt_b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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