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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에서 곡소리를 듣다

by 잼스

이웃 누군가가 죽었다. 새벽 다섯 시 음울한 독경 소리가 높은 마이크 볼륨으로 나를 깨웠다. 놀란 나는 피할 곳 없는 원룸에 있음을 깨달았고, 앞으로 사나흘 양해를 구한다는 프런트 메시지를 받았다. 어쩌다 돌아가셨을까? 출국 전 몇몇 주변 사람들의 부음을 듣고 왔는데 참 공교롭다. 세상을 떠난 사람 앞에서 우리는 죽음의 원인에 먼저 초점을 맞춘다. 암이니, 사고니, 뭐니 하는... 충격이 삶의 기억을 삼켜버리기 때문일까? 그런 양상은 나라마다 다를까? 엔딩만으로 어떤 영화인지를 알 수 없듯, 끝이 그 사람의 전부를 말해주진 않는다. 오늘 나의 여행은 어떤 그림으로 남을까? 신이 사람에게 내린 형벌, 무의미한 노동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 여행이라면, 나는 이제 바위를 놓아버린 시지프다. 다낭의 북쪽, 손트라 반도의 언덕 '린응사'에 올라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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