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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지순례

by 잼스

아내는 가톨릭 신자다. 나는 무신론자. 여기서 핵심은 무엇을 무시해도 좋은지 아는 데 있다. 내 신념 따윈 그리 중요치 않다. 여행에 가장 좋은 힘은 감탄 아닌가? 오늘은 작은 순례를 하기로 했다. 맛집이나 숙소에 비해 성지(聖地) 정보가 희소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핑크 성당과 An Hai성당은 이미 가봤고, Gia Phuoc성당을 들러 미케비치에 있는 Nhà thờ Đức Mẹ Sao Biển(바다의 별 성모공원)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강한 바람과 파도 앞에서도 표정이 좋아 보인다. 집밥을 먹고 나왔으니 저녁 한 끼는 Thèm Hải Sản에서 모처럼 해산물로 양껏 기분 냈다. 마음 얻는 길이 성지에만 있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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