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제공 : 우성택 님
원래 남에게 연락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금상첨화(?)로 코로나 사태까지 겹쳤다. 수험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감염이라도 되면 학생들에게 못할 짓이고, 내가 조심하면 괜찮겠지 하고 만나려 해도 상대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연락을 할 수가 없다. 아마 나 아닌 누구라도 비슷한 심정 아닐까 싶다.
그러던 어느 날, 아는 형님한테 전화가 왔다. 딸이 다녔던 어린이집 친구의 아빠인데 딸이 고1이 된 지금까지 십년이 넘도록 꾸준히 만나오는 분이다. 코로나로 요즘 학원들이 많이 어렵다고 들으셨다며 우리 학원은 어떤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다. 어렵더라도 힘내면 곧 좋아질 거라는 덕담과 함께.
사실 비슷한 전화가 몇 통 있긴 했지만 모두 비즈니스 차원의 의례적인 전화였다. 살아온 경험상. 나를 걱정해서 하는 전화인지 아닌지는 들어보면 느낌 오니까. 형님의 전화는 그 느낌부터 특별했다. 어려움 속에서 힘들어할까 걱정하는 마음이 통화음을 타고 묻어나왔다.
사실 이번 코로나로 인한 피해는 적지 않다. 작년보다 학생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도 문제지만, 앞으로의 전
망 또한 매우 부정적이다. 과연 내년에는 회복이 될까 하는 회의감 속에서, 날마다 변동되는 확진자 수에 한숨 쉬며 늘 긴장하고 일한다는 게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걸려 온 그 1분 남짓한 전화는 나의 최근 일상을 확 바꿀 만큼 정말 큰 힘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 형님,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내가 모 단체 체육대회 행사장에서 반지를 잃어버렸을 때다. 육군사관학교 운동장 행사라 이날 못 찾으면 더 이상 찾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와이프가 아끼던 반지였다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옷을 챙겨 입고 일어나시더니 반지 찾으러 어서 가자는 거 아닌가. 그 넓은 운동장에서, 또 그렇게 작은 반지를 찾을 가능성이 진짜 있다고 생각하셨을까? 일반적인 경우라면 매우 아쉬워하고 끝나기 쉬운 상황일 텐데 얼른 찾으러 가자는 형님의 태도에서 따뜻함 그 이상이라 할 만한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 그 따뜻함을 이번에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것이다.
요즘은 무제한 요금제가 잘 되어 있어 전화하는데 큰돈이 안 든다. 통화도 기껏해야 5분 남짓하게 되니 시간도 거의 안 든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전화 한 통 먼저 하지 않던 나에게 이 한 통의 전화는 깊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사람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그동안 연락을 소홀히 하고 살았던 나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인한 마음의 울림은 뭔가에 찌들어 살던 나에겐 꽤나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앞으로는 시간 날 때마다 수시로 지인들에게 연락을 할 생각이다. 마침 코로나로 인해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때이니 전화할 명분은 오히려 충분한 시기다. 평소에 궁금해 하던 안부를 묻다가 혹시라도 뜻이 맞아 술이라도 한잔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내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일상생활에 꼭 맞는 일이니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싶다.
-우성택-
그리운 이들에게 눌러봅니다.꼭 통화가 아니어도 됩니다. 문자 한 통이면 충분합니다.
당신의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기에.
-김작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