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터질듯한 취준생에게
2007년 11월 즈음인가 제일기획 면접을 봤었다. 벌써 10년도 훌쩍 지난 일이다. 여러 면접 절차 중 당시에는 특이하게 3명이 1조로 UCC 영상을 만드는 면접도 있었고, OPIC이 흔하게 시행되지 않던 시기라 외국인과 대화하는 영어면접도 있었다. 여기에 요즘에도 흔히 진행되는 토론면접, PT면접, 임원면접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저 5가지 면접을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었다.
어쨌든 오늘은 내가 취업준비를 하면서 면접을 몇 번 보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본다.
1. 면접 준비는 자기소개서에서부터다
수많은 지원서를 쓰다 보면 내가 어떤 회사에 어떤 내용을 썼는지 가물가물할 때가 있다. 그래서 면접 전형까지 가게 된다면 자기소개서를 꺼내봐야 한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기소개서에서 어떤 이야기가 면접에 질문으로 나올지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서를 쓰는 단계에서부터 면접위원들이 궁금해할 내용이 뭔지 고민하는 것이다. 적당히 밑밥을 깔아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서류전형 통과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2.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다
첫인상으로 결정이 된다거나 관상, 자세를 보면 합격여부가 결정된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 것들은 부수적인 것이 될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면접에서 '첫인상이 별로 안 좋아 보이시네요?'라는 질문을 받고 합격한 걸 보면 외모가 중요하지 않을 거라 믿는다.
내가 말하는 답이 정해져 있다는 의미는 특정 질문에는 답이 정해져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S그룹의 경우, 노조 관련 질문이 나오면 어떻게 답해야 하겠나. 무노조가 아닌 비노조 경영을 하는 S그룹의 입장에서는 강성노조를 찬성하는 사람에게 합격증을 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몇몇 질문들은 이미 답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그 회사가 어떤 회사인가 하는 점을 알아보는 것이다. 사회문제를 대하는 회사의 입장이나 경영철학 같은 내용은 미리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3. 면접위원은 '바보'라 생각해야 한다
면접을 보러 가서 대기실에 있다 보면 발견하게 되는 사람의 유형이 있다. 바로 눈에 띌 정도로 떨고 있는 사람이다. 말투는 물론 몸을 덜덜 떠는 사람을 본 적도 있다. 내 바로 앞에 면접을 보던 그 사람은 불합격을 했다. 면접 진행요원이 봐도 괜찮냐고 물어볼 정도였으니. 그래서 몇 번 면접을 보면서 느낀 것이 바로 면접위원들을 '바보'라 생각하라는 것이다.
실제로도 실무면접에 들어오는 연차 있으신 분이나 임원 분들 중에는 최신 기술이나 최근 동향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그분들 앞에서 이게 잘못 알고 있는 정보이면 어쩌지? 틀렸으면 어쩌지?라고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오히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이야기하고, 아는 것은 최대한 잘 설명하는 것이 낫다. 확신이 없어 쭈뼛쭈뼛하는 것이 더 불합격 확률을 높일 뿐이다.
4. 당연히 태도는 기본이다
뻔한 얘기라 넣지 않을까 했지만, 면접 대기장에서의 태도나 매너는 기본이다. 실제로 S 방송사 합숙면접에서는 저녁식사 시간에 면접위원들과 술을 마셨다. 그 후에 숙소에 돌아와서는 긴 시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물론 공식적이지는 않았지만, 그 또한 면접의 일종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10년도 넘은 이야기이고, 합숙면접은 필기전형 후 10여 명 이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생각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원자의 진심을 알고 싶으니까.
주저리주저리 썼지만, 면접에 임하는 모든 취준생들이여,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면접은 그저 '자기소개서의 실사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