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창의적 백수 Jan 17. 2020

36. 일의 '속도' vs. '방향'

일의 속도와 방향 중 뭐가 우선일까?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고민에 부딪히게 된다. 그중 하나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와 대규모(본인의 업무 중에서) 프로젝트와 관련된 업무에 대한 우선순위다. 물론 고민할 것도 없이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를 먼저 해야 한다. 초등학생도 알고 있을 정도로 당연한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급하게 해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관련 업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상사가 급하게 불러 업무를 지시한다. 급하게 준비해야 하는 기획안이다. 기한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회사에서 하는 대규모 행사와 관련된 일이다. 아주 높으신 VIP도 오신다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30분만 행동을 멈춰라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중요한 일이라면 우선 30분 아니, 10여분이라도 앉아서 차분하게 생각해라. 그래서 어떻게 일을 처리할지 생각해라. 바로 행동하지 말라는 말이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급한데 바로 행동하지 말라니. 


내 경험상 그런 크고 중요하지만 급한 일은 상사도 더 위의 상사로부터 지시를 받고,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그 이야기는 나에게 지시를 한 상사도 깊은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나에게 지시를 한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상사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런 경우에는 30분도 채 되지 않아 상사가 다시 불러 업무와 관련해서 다른 방향으로 처리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 다반사다. 


내가 삼성인력개발원에 있을 때 팀장(전무)이 그런 분이셨다. 엄청 급하다고 업무 지시를 하시지만, 30분도 되지 않아 불러서 좀 전에 했던 업무 지시의 방향과 다른 방향을 말씀하시곤 했다. 그러다 보니 업무 지시를 받고 바로 행동하기보다 한 템포 쉬는 것이 일을 여러 번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는 방법이었다. (업무 지시 방향이 바뀌지 않으면 땡떙이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다...)


비슷한 레퍼런스를 찾아라

회사 업무라는 것이 지시받고, 맨 땅에 헤딩하려고 하면 당연히 어렵다. 그것도 10년, 20년 근무한 사람도 아니고, 이 글을 읽고 있을 신입사원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런데 회사 업무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즉, 대부분의 업무라는 것이 돌고 돌기 때문에 분명 이전에 비슷한 일을 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아니면 자료들이 남아 있기 마련이다. 내가 근무했던 곳은 부서 공용 서버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럴 경우에는 부서 공용 서버를 뒤져보면 비슷한 기획안이나 자료들을 찾을 수 있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다른 부서 사람과 친해야 하는 이유도 이런 것이다. 옆 팀에서 이전에 이런 걸 했다더라, 어디 부서에 이런 자료가 있을 거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하다면 이런 자료들을 얻기도 한결 수월해진다. 물론 자료 공유는 조직문화도 큰 영향을 미친다.


나는 사일로가 심한 조직에 근무했던 기간도 있었다. 그 조직은 옆 부서에 우리가 하는 일과 관련된 자료를 일절 공유하지 않는 습성이 있었다. 그런데 어찌어찌해서 다른 부서의 공용 폴더에 있는 관련 자료들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불법적인 행위를 한 적은 없다.) 재미있는 것은 그 부서의 친한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분명 자료가 있다고 하는데, 그 부서장은 늘 자료가 없다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속도와 방향 중 무엇이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방향이라고 할 것이다. 속도는 본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정도로만 가져가야 한다. 속도가 중요하다고 상사의 지시와 동시에 협력업체에 연락을 돌리고, 기획안을 쓰고 해서 뒤집어진 경우가 다반사였다. 심지어 어떤 일 잘하는 선배 중에는 기획안 작성을 해 둔 상태에서 바로 보고하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 여유를 가지는 경우도 보았다. (보고 타이밍도 아주 중요하다.)


이런 경우가 있었다. A라는 상사가 B라는 사람에게 '이 일은 이렇게 하자'라고 서로 컨센서스가 이루어진 일이 있었다. 그리고는 B는 당연히 바로 클라이언트에게 전화해서 '이렇게 하자'라고 한다라며 연락을 했는데, 다음 날 클라이언트는 A에게 연락해 '이렇게 하기로 한 거냐' 확인을 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내용이 조금 달라졌다는 게 문제였다. A는 B를 불러 질책했다. '왜 벌써 이야기했냐'라고. 


단순 업무는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맞지만, 생각이나 의견이 필요한 업무는 너무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차분히 앉아서 생각하고, 움직여도 늦지 않다는 뜻이다. 상사가 생각하는 업무의 방향도 생각해야 한다.


상사의 '속' 도 모르고 '속도' 내지 마라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이전 06화 35. 꼰대의 분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