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이겨내는 리더의 모습에 대하여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여행, 관광업계가 아주 어려움에 빠져있다는 기사들을 보았다. 그 내용인즉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무급 휴직을 시행하거나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구조조정을 직접 경험해 보지는 않았다. 그저 한참 윗 선배들로부터 들었던 IMF 시절 이야기가 전부였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있었던 2008년에 입사를 했기 때문에 경제 불황도 운 좋게 피해서 취업을 했다.
어쨌든 선배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서 당시에 팀장으로 앉아있던 팀장들의 모습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크게 2가지 유형이 있었다.
오늘의 주제는 '불황을 이겨낸 리더들의 팀 운영'이라 해 보자.
최소인원으로 운영
모 팀장은 늘 팀원들이 최소인원이었다. 팀원들은 당연히 업무 과중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팀장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렇게 최소한의 인원으로도 업무는 진행되었다. 이 팀장은 왜 그랬을까?
이 분은 IMF를 몸으로 겪은 분이었다. 당시에 팀장은 아니었지만, 본인과 같이 일했던 많은 동료들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눈 앞에서 겪었던 이 분은 더 이상 동료들이 회사를 떠나도록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부하직원을 쫓아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고 싶지 않아 최소 인원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런 진심을 알고 공감하는 팀원이 몇이나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정원을 꽉 채워 운영
모 팀장은 팀원들이 참 많았다. 흔히 이야기하는 티오를 꽉 채워 운영하고 있었다. 업무야 당연히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이 팀장은 왜 그랬을까?
이 분 또한 같은 시기에 IMF를 겪었다. 본인은 당시에 팀장도 아니었고,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회사에서 쫓겨나지도 않았다. 그래서 크게 위기의식이나 책임감이 덜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매번 본인 조직의 티오를 꽉 채워 운영했지만, 매년 1~2명씩 팀원을 잘라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시는 분이었다.
글쎄... 그 팀에서 업무량은 적절했는지 몰라도 과연 옳은 리더의 모습인가는 의문이다.
나는 저 두 가지 유형의 팀장을 모두 겪었었다. 그리고 첫 번째 이야기한 팀장과는 그 팀장님이 그만두신 후에도 몇 번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째 유형의 팀장은 퇴사 이후 주변 사람들 중 연락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더 재미있는 건 두 번째 유형의 팀장은 티오를 채우기 위해 계약직을 채용했었는데, 해당 팀원은 정규직 전환이 원칙적으로 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입사를 했음에도 끝까지 정규직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곤 했었다. 당시에 나는 노사협의회 위원이었고, 해당 팀원은 나에게 고민을 토로했고, 나는 정규직 전환이 안 되는 해당 인원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를 회사에 문의했는데, 그 사실을 팀장이 알고는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다닌다고 해당 팀원을 질책했다. 그래서 나는 이 회사에 희망이 없음을 깨달았다. 자동 전송이든 필터링이든 내가 담당자에게만 문의한 메일을 다른 팀의 팀장이 알고 있다니. 삼성은 그런 곳이고, 당시에는 내가 너무 순진하기도 했다.
리더는 위기를 대비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과연 팀원들과 그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가 아니면 본인이 살 길을 찾는가는 완전히 다른 해결책이다. 다른 사람의 아픔이나 고통에는 공감하지 못하고, 실적만을 내세우는 사람은 성공한 리더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회사에는 실적을 쫓아 성공한 리더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이런 말이 떠올랐다. '술이 사람을 못된 놈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원래 못된 놈이라는 것을 밝혀준다.'
위기는 리더를 악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원래 악인이라는 것을 밝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