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끝낸다.

by 김민규

2년 만에 다시 글을 쓴다.

2년 전 브런치에 연재할 때가 생각난다. 당시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글로 남겨보자

하는 마음이었다. 글을 쓸 당시만 해도 마음의 여유가 있었나 보다. 당시 글을 쓸 때를 떠올려 보면,

편의점을 운영하며 마음에 품었던 부정적인 감정은 최대한 숨기고자 했다. 내가 부정적인 감정을 말하면

"역시 편의점은 진상들 많고, 하면 안 되는 업종이야. 그걸 왜 해?"라고 사람들이 생각할 것 같았다.

좋은 것만 말하고, 좋은 소리만 듣고 싶었다.


그래서 힘들고 불편한 감정은

'힘들고 짜증 나고 하지만 거기서 나는 이런 걸 느끼고 배웠어'라고 포장했다.

솔직하지 못한 글이었고, 솔직하지 못한 감정이었다.


사실 편의점을 하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다.

왕복 2시간 거리를 왔다 갔다 하며 하루 12시간씩, 알바가 펑크를 내면 17시간씩 일하며 7년을 버텼다.

그 사이 귀여운 딸이 태어났고 육아까지 병행하니 더 힘들었다.

장사도 예전 같지 않았다. 담배만 주구장창 팔렸다. 담배가게가 된 것만 같았다.

얼굴은 점점 생기를 잃어갔다. 표정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한여름에도 마스크를 했다.

마스크를 하면서 자연스레 말도 하지 않게 됐다.

"계산되셨습니다"외엔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손님들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최악의 점주였다.


편의점 안에 있는 시간이 지옥 같았다.

출근을 할 때부터 편의점 문 앞에 다다르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한숨이 나왔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딸랑거리는 문에 걸려 있는 종을 당장이라도 떼버리고 싶었다.

정말 힘이 들 때는 '문 잠그고 잠깐만 차에 앉아 있다 올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럴만한 깡다구는 없었다.


처음 편의점을 운영할 당시 부모님은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돈 벌 생각 하지 말고, 인생공부한다 생각해라"


인생은 이렇게 쓰디쓰고, 춥디 추운 거구나...

세상사 모든 것이 내 맘 같지 않고, 내 뜻대로 되지 않는구나.


2026년 5월 31일

이제 코 끝에 스치는 수많은 사람들이 내뿜는 더러운 담배냄새를 안 맡아도 된다.

나는 이제 편의점을 끝낸다.

화, 목, 토 연재
이전 15화모든 것은 다 때가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