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정지 사회, 우리는 어디서 존재 이유를 찾을까?
AI가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그냥 쉬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쉬는 청년 대부분은 처음에는 구직활동을 하던 청년이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다른 쉴만한 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는다기보다 노력을 할 의욕조차 잃어버린 상태이다. 그들의 쉼은 더 이상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사회 구조에서 뒤로 밀려난 이들이 하게 되는 어쩔 수 없이 갖는 ‘강제 쉼’이다.
한국은 대학 진학률이 74.9%에 이를 만큼 고등교육이 당연한 나라이다. 높은 교육 수준에 비해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제한적이고, 그만큼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다들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희망과 현실의 괴리는 청년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자존감마저 갉아먹는다.
원하는 것을 성취하지 못했다는 상실감은 청년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결국 일자리를 찾고 싶은 마음조차 사라지게 만든다. 이들은 더 이상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다. 게으르거나 노력을 포기했다기보다는,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 속에서 의욕을 잃은 상태다
의외로 AI 시대에 가장 먼저 사라지는 일자리는 사무직이다. 자료 정리, 보고서 작성, 이미지 편집 등의 업무는 이미 AI가 능숙하게 처리하고 있다. 반면, 건설업이나 배달업처럼 몸을 움직여해야 하는 일거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봇을 만드는 비용보다 인력을 고용하는 게 저렴한 게 현재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교를 졸업하고 귀하게만 자란 현세대가 몸으로 하는 일에 만족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선택이 아닌 ‘포기’로서의 쉼을 선택하는 데는 이런 사회 구조가 있다. 비자발적으로 쉬는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AI시대, 많은 직업이 사라지는 시대에 우리의 삶,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될까?
인간은 인간다워야 한다. 자립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자존감이 생긴다. 지금까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간의 자존감을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구성원이었다는 것, 그래서 기계의 한 ‘부품’처럼 자신도 사회의 ‘쓸모 있는’ 사람이었다는 점에서 찾곤 했다. 하지만 자신의 ‘쓸모’가 점차 사라지는 지금 우리는 어디서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혹시 ‘좋은 쉼’에서 각자 존재 이유, 자존감을 찾을 수 있지는 않을까? 좋은 쉼이란 단순히 침대나 소파에 누워서 텔레비전이나 쇼츠같은 짧은 영상을 보며 시간을 때우는 일이 아니다. 몸은 쉬고 있지만 이런저런 생각과 막막함에 머리를 환기시키지 못하는 이런 상태는 연기로 가득 찬 공간에 홀로 머무르는 상태와 같다.
좋은 쉼은 생각 없이 시간만 죽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다. 좋은 쉼이란 생산적으로 보이지 않을지라도, 경제적으로 무언가를 산출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지라도 정신적으로 무언가를 채워주는 쉼, 그래서 삶을 이어가게 할 수 있는 정신적인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쉼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인간도 생명인 이상 항상 무언가를 먹어야 신체를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쉼’이라는 정신적 먹거리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기후위기 속에 중요하게 떠오르는 것은 변형되지 않는 먹거리이다. 예전에는 기아에 굶주린 사람들의 배를 채우는 것이 더 중요했기에 유전자 변형이 된 식품들을 만들고 대량생산을 하는 방식의 농업을 했었다. 하지만 유전자 변형은 많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났고, 지금은 건강에 대한 우려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 가장 자연적인 것들을 섭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몸에 좋은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처럼, 정신에도 건강한 먹거리가 필요하다. 쉼은 바로 그 정신의 영양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시대는 바뀌고 이 시대에 맞춰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을 구성하는 것 중 바뀐 것은 거의 없다. 우리가 몸과 마음은 2000년 전 사람들과 바뀐 게 없다.
여전히 비슷한 희로애락을 느끼며 예전이나 지금이나 건강히 살아가고 싶어 한다. 반면, 세대를 거치며 단순히 음식을 섭취한다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빠르게 만든 패스트푸드는 빠르게 배를 부르고 살찌게 하지만, 건강을 해친다는 것을 오랜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요즘 사람들은 다시 유기농을 찾고 당수 치를 낮추는 건강한 음식들을 선호한다. 시대의 발전만큼이나 식품의 이러저러한 혁명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결국 우리가 다시 돌아가는 것은 자연이었다. 우리의 몸은 산업화에 맞춰 변화하지 않았다. 좀 더 빠르고 많이 생산하는 걸 최고의 가치로 삼는 시대에 맞춰 우리의 몸은 진화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이제 더 이상 먹거리는 단순히 배만 채우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아닌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정신의 영양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고 있다. 요즘에 많은 사람들이 정신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 사람들의 인간관계 혹은 사회가 만들어내는 마음의 병을 주로 이야기한다.
마음의 병의 문제가 심각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가 쉼에 있지 않을까? 지금까진 그냥 그렇게 아무런 의미 없이 쉬면서 정신적 먹거리를 아무렇게나 섭취해 왔다면, 그런 먹거리가 비교적 풍요로워진 지금, 유기농 쉼을 통한 웰빙 정신 먹거리가 필요해진 건 아닐까?
비록 우리의 마음은 진화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좋은 쉼’을 통해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싶어 하는 건 아닐까? 유기농 음식이 지금 우리가 찾는 것처럼 이게 바로 우리 시대의 요구인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