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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사유 Feb 03. 2024

인생의 정답 같은 것은 없다.

요즘은 다들 잘 사는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 웰빙이라는 이름으로, 갓생 살기라는 이름으로, 미라클 모닝이라는 이름으로. 나는 종종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왜 우리는 항상 높은 각성 상태를 유지하여야 하고, 왜 우리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할까?     


한국 사람들을 보면, 다른 사람만큼 사는 것에 집착한다. 남들이 다 하는 것처럼 대학에 가고, 튀지 않는 직장 얻어서 그저 그런 결혼을 하는 것. 요즘 한국 사람들의 현실이다. 적어도 내 주변에서 남들과 같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해 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인생이라는 것은 결국 생(生)과 사(死)를 제외하고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 과정은 사람마다 다를지라도 결국 죽음이라는 정답에 도달한다. 결국, 모든 인생은 다 정답을 맞힌다.      


쉬운 인생은 없다. 우리는 모두 우리만의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고 있다. 태어나고 죽는 것에 비해 그사이의 공백은 지나치게 어렵다. 삶에게 침을 뱉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삶을 사랑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애쓰지 말고 할 일을 하며 살자고 이야기하고는 한다. 어차피 죽으면 다 한 줌의 재가 되어 날아갈 것이다.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말이 또 나를 옥죄는 밤이다.     


나는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다. 큰 파도를 가진 사람보다는 작은 파도로 꾸준히 다녀오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바다 같은 마음은 아니더라도 그 너울 속에 떠내려가는 조개와 모래 알갱이들을 품어주고 싶다. 평생을 이렇게 살다가 이렇게 죽으면 이게 잘 살았던 것이고, 잘 죽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자고 생각하지만, 조급해지는 요즘이다.


사진을 찍는 것처럼 잠시 멈춰서 충분히 즐겨야겠다. 할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하면서 지내면 언젠가는 이런 마음들도 사라지지 않을까? 내가 내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내 삶은 여전히 실패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과정에 있는 것이다.     

 

나만의 호흡으로 살아가자고 생각했는데, 호흡이 깨질 때면 내가 써온 글들을 다시 읽어보고는 한다. 쓴 지 몇 개월이 지난 글은 내가 쓴 글 같지 않다. 그때에 정제되지 않은 마음들이 오장육부를 관통해 손가락 끝으로 나올 때가 돼서야 비로소 정돈되는 마음들을 보면서, 과거의 걱정들이 사그라든 요즘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제 글을 마치려 한다. 쓸 말이 없다. 할 말이 없을 때는 말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배웠다. 그래서 이제, 그만 말하려 한다. 나의 글은 항상 두서가 없고, 무언가 지저분해 보인다. 아마도 나와 닮은 탓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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