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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해성 Jun 02. 2024

20240602

나는 아프면서 자라는 아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아픔이 무섭거나 두렵지 않다. 최선을 다해 받아들이는 중이다. 어쩌면 마조히스트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무튼 한바탕 아프고 나면, 나는 한 줄 만큼 성장해 있다. 이런 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매 순간 삶을 포기하고 싶은 지점에 다다르면 그 경계선에 발을 대고 가만히 서 있는다. 이제는 너무나 당연해졌지만, 모든 삶은 끝으로 향한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아 버렸다. 옷 한 벌 주어입지 못하고 와서 쌀 알 하나 가져가지 못하는 삶. 그 정도로 일시적이고 잠시의 삶을 살고 있는데. 이 고통도 언젠가는 끝난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     



그래서 나는 나의 인생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나는 또래처럼 성공하거나 잘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 하다못해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원하는 것도 없다. 이건 축복일까? 나는 배려심이 많은 아이가 되어있었다.      



그저 나는 초등학생 시절에 배웠던 것처럼 읽고, 쓰고, 말할 뿐이다. 글자와 글자가, 단어와 단어가, 문장과 문장이 얼기설기 얽혀있는 이 관계들이 좋다. 그것이 설령 시나, 소설이라 할지라도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어쩌면 나는 사람이 좋아서 글을 좋아하는 것 아닐까? 나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법률적으로 성인이 되었지만, 어른이 되진 않았다. 나는 아직도 뽀로로를 보던 그 시절에 머물러 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아프면서 자라는 아이라 빨리 다 자라서 이제 그만 아프고 싶은 것 같다. 물론, 어른이 되어도 아프고 매 순간이 새로운 자극이겠지만 그래도 살아가는 삶에 대해 꿈꾸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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