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이 많을 때 주로 명상을 한다. 사실 명상이라기보다는 들숨과 날숨을 열정적이게 느끼면서 감정들에게 시간을 주지 않는 건데 대충 명상과 비슷하니까 명상이라고 부르고 있다.
숨이 들어오고, 나가고, 또 들어오고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알아서 되는 현상인데, 새삼스레 의식하고 있으면 참 어색하다. 어떻게 내가 숨을 쉴 수 있을까.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건데 혼자 알아낸 내가 기특할 따름이다.
세상에 자연스레 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무언가가 물 흐르듯이 흐를 수 있는 건 다 누군가의 관심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척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인위적인 것들이 세상에는 참 많다. 길가에 나뭇잎과 쓰레기가 잘 보이지 않는 것. 근처 분리수거장이 주기적으로 비어있는 것. 그런 것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명상을 하다 보면 내가 숨을 쉬는 것도 굉장히 인위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단지 의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숨’은 무의식적인 행동이지만 이 무의식적인 행동이 모든 의식적인 행동을 관장한다.
노래를 부를 때, 숨을 자유자재로 쓰지 못한다면 노래를 잘 부를 수 없고, 풍선을 불 때 숨을 마음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평생 풍선을 불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명상을 하는 것은 이 무의식적인 행동의 표상인 숨을 통해서 무의식을 의식의 상태로 끌어올리는 것인데 우리는 이때 자연스러웠던 것들이 인위적으로 변하게 되면서 본인을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나를 나로 받아들이는 일. 조급해하지 않고 숨으로 다스리는 일. 그런 일들이 쌓이고 쌓여 비로소 나를 만들 것이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는 밤이다.